홍강희의 同床異夢

홍강희 충청리뷰 편집국장

충북도교육청 제주수련원 논란이 뜨겁다. 올해 도의회 행정사무감사는 싱겁게 끝났으나 제주수련원 논쟁은 연일 매스컴을 장식하고 있다. 펜트하우스, 비밀 객실, 교육감 무료 사용 등. 단어만 들어도 관심이 갈 만한 사항임에 틀림없다.

더욱이 행정감사에서 김 교육감이 호화로운 비밀객실을 무료로 사용했다고 질타한 이종욱 자유한국당 도의원 등도 제주수련원을 이용했다는 뉴스까지 나오자 상황은 더 흥미진진 해졌다. 도민들의 입에서는 도교육청과 도의회 모두 오십보 백보, 도긴 개긴이라는 말이 나왔다.

그러자 이종욱 의원이 이번에는 괴산 쌍곡휴게소 건을 들고 나왔다. 그는 지난 27일 ‘김병우 교육감 아방궁!! 그것이 알고 싶다’라는 제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제주수련원 4층 가장 전망 좋은 곳에 비공개 객실 2개가 존재한다. 고급 집기 등을 갖춘 호화로운 비밀 객실로 펜트하우스라 불릴만하다. 김 교육감은 지난여름 극성수기에 비밀 객실을 무료로 이용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괴산 쌍곡휴양소의 비공개 객실은 교육감과 가족이 2014년 이후 40차례 관사·별장처럼 무료로 이용했다. 금장 문고리·커플 의자·고급 전등 등 수백만원을 들여 새로 단장한 의혹도 있다. 이 시설을 무단·무료 사용한 것은 김영란법 위반이라는 해석을 받았다. 권익위에 공식 조사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전임 교육감 때 설치한 비공개 객실이고 집기도 바꾸지 않았으며 교육청 행사 지원, 교육감 이동 업무 등을 위한 업무용 시설이라고 반박했다. 도교육청은 충남 대천과 제주 등 수련시설의 비공개 객실 설치시기와 집기 구입 내용, 객실 사진 등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이 가운데 제주·쌍곡·충주 등 3실을 일반 객실화 한다고 발표했다. 제주 객실은 80㎡ 규모로, 2014년 1월 모두 1290만원으로 구입한 식탁·의자·소파세트, 침대 등이 비치돼 있다고 한다. 쌍곡 객실은 48.6㎡ 규모로 595만원을 들여 식탁·탁자·침대 등을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논란을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수련시설 운영이 투명해졌다는 것이다. 업무의 특수성은 인정하지만 교육감, 도의원이라고 해서 특혜를 받아서는 안된다. 국민들을 가장 분노하게 만드는 것은 소위 ‘갑질’이라는 것이다. 힘있는 자리에 있다고 특혜를 누리거나 요구했다가 당장 ‘갑질’했다고 소문 나 된통 당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지 않았는가.

하지만 이 의원의 ‘아방궁’ ‘펜트하우스’라는 표현은 너무 자극적이다. 아방궁은 중국 진나라진 시황이 세운 호화로운 궁전을 말한다. 규모가 동서 500보(680m), 남북 50장(113m)으로 궁전 위층에는 1만명이 앉을 수 있고, 아래층에는 5장의 깃발을 세울 수 있을 정도로 거대했다고 한다. 그리고 펜트하우스는 아파트, 호텔 등의 고층건물 내에서 맨 꼭대기 층에 위치한 고급 주거공간을 뜻한다. 가장 좋은 전망과 호화롭고 비싼 거주용 건물을 일컬을 때 쓰는 말이다.

이번 논란을 보면서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음을 느낀다. 정치권까지 나서 입장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사회는 맑아질 것이다. 이제는 기관장, 단체장, 지방의원에게 특혜를 용납하지 않는다. 차제에 기관장, 단체장, 지방의원들은 특혜를 자진 신고하고 내려놓는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 관사를 주민들에게 돌려주는 운동은 성공했으나 다른 분야로 더 확산되지 않고 있다. 이전투구식으로 싸우지만 말고 한 단계 더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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