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수 작가 외 30여명 청주 동부창고 토론회 열기 뜨거워

지난 14일과 29일 청주문화진흥재단 동부창고 랩실에서 지역 미술작가들이 청주미술관장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청주시는 지난 29일자로 청주시립미술관장 공개모집 신청을 마감했다. 시 인사담당관실의 마감 결과 16명이 원서를 접수했고 공고 내용에 따르면 서류전형을 거쳐 최종 7명을 면접에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2차 면접시험에서는 ㉮ 전문가적 능력 ㉯ 전략적 리더십 ㉰ 변화관리 능력 ㉱ 조직관리 능력 ㉲ 의사전달 및 협상능력 등을 심사하게 된다.

청주시립미술관장 공개 채용을 앞두고 지역 미술계 작가들이 뜨거운 관심을 쏟고 있다. 이창수 작가(44 ·미술평론지 '시방아트' 발행인)를 비롯한 지역 작가 30여명이 모여 청주미술관장의 필요충분 조건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다음 글은 이 작가가 2번에 걸친 토론회 논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작가의 동의를 얻어 전문을 게재한다. <편집자 주>

<청주미술관장에 대해 젊지 않았던 사람들이 나눈 젊은 토론 >

과거 예술은 권력자의 기호에 맞는 것을 생산하여 무지한 대중에게 환상을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정보통신이 발달된 오늘은 무지한 대중도 없고 예술이 미화시켜야 될 권력도 없다. 개인 의견도 중요한, 개개인이 존중 받는 세상이 되었고 이것은 곧 자신의 관점을 표출해도 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젊지 않은 청주의 미술가 4인이 모여 청주시립미술관 관장 인선에 대한 대중의 관심표출을 기획하였다. 청년의 감정을 갖고 이야기해보자는 의미로 “젊은토론청주미술”이라는 명칭으로 2회 모여 다양한 사람들이 가진 미술관장의 역할, 업무에 대한 논의를 하였다. 2017년 11월 14일과 29일 동부창고 랩실에서 미술관장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하였는데 ‘청주미술관장은 누굴까?’와 ‘내가 미술관장이 라면!’ 이라는 주제로 지역 미술가 및 관심자 30여명이 토론을 하였다.

1차 토론에서는 미술관장이 되려는 사람이 갖추어야 할 능력에 대한 토론을 하였고, 2차 토론에서는 내가 미술관장이라면 어떠한 일을 수행하겠다는 직무수행서를 쓰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간 알 수 없었던 행정인선에 대한 관심을 표출한 것이며, 미술관장이 정치 논리와 아는 사람 자리 매겨주기와 같은 관행이 계속 될 수 없다는 것을 상기 시켜주려는 지역 미술인들의 노력이다. 민간단체장들과 행정가들 사이 점잖게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내포한 모임이었다.

그러므로 이 토론은, 그간 일반인들은 알 수 없는 미술관장 인선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을 높이고 이러한 관심이 보다 투명한 미술관장 인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취지로 시작된 것이다. 그와 더불어 미술관장 직을 수행하려면 주위에 다양한 미술적 요구조건이 있다는 것을 알려, 미술관이 개인 미술관처럼 운영되는 것을 막아보려는 것도 있다.

2016년 7월 문을 연 청주시립미술관은 공무원을 관장으로 임명하여 지역 균형에 맞는 미술관의 역할을 하려 노력했고 2번의 행정공무원체제로 미술관이 운영되었다. 그러다가 2018년부터 이끌어갈 미술관장인선을 위해 2017년 11월 외부공모가 가능한 개방형 직위로 공개 모집을 하고 있다. 개방형 미술관장이 필요한 덕목은 분명 지역을 위한 것이며, 보다 전문 식견으로 청주 미술의 넓은 무대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미술관장은 관리비, 학예업무 등 수십억단위의 돈이 들어가는 미술관 운영과 지역문화를 만들어가는 기본을 제공해야 하는 중요한 일이다.

청주미술관의 업무는 현재 4곳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사직동의 구 KBS방송국을 리모델링한 미술본관, 충북유일의 군립미술관이 합병된 대청호미술관, 용암동 시립정보도서관에서 작가들에게 작업공간을 제공해주는 청주창작스튜디오, 오창호수도서관에 내에 있는 오창전시관 이렇게 4곳이다. 합리적으로 사용된다면 각자의 특색에 맞는 훌륭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잘못 사용되면 비전문공간이 4공간으로 확대 되는 것이다.

특색 있는 미술관의 기능과 업무특색을 만들기 위해 학예사들에게 책임을 주고 독자 학예 업무가 가능한 구조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학예업무에 대해 정확한 평가와 상응하는 책임을 다루어야 한다. 그러므로 평가의 중심축인 미술관장이 전문적 식견 없어서는 안 된다. 외부의 다양한 관점 및 여론에 대해 휩쓸리지 않도록 학예업무의 자율성을 보장해주고 관장자신의 신념과 철학을 학예사들과 조율해야하며 이를 전시나 교육 등 미술관 전반의 행사로써 발표를 해야 한다.

청주가 너무 청주만을 위해 미술관을 운영한다면 도시의 크기나 경제상황을 보아도 있으나 없으나 한 공간으로, 문화수요시설 구색 맞추기에 급급한 미술관이 될 것이다. 작지만 보다 국제적 안목과 목표를 가져야 하고 학예팀 전부가 전문 학예가 가능한 인원이 되어야 한다. 지역의 대학 졸업생들에게 일자리 기회를 균등하게 주기위한 억지 학예사로 충원이 된다면, 아무리 좋은 관장이 와도 국제전화 한통 못 거는 학예팀을 가지고는 일을 할 수가 없다.

좋은 기획력은 기본이고 학예팀에서 3개국 언어정도는 기본적으로 소통 가능한 학예팀을 꾸려야 한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나와 있는 정보가 세상의 정보로 인식하고 구성되어서는 안 되며 원서를 스스로 해석하고 세계의 흐름을 미리 감지하고 제안하는 학예팀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장 스스로가 국제적 안목과 소통 가능한 인재여야 한다.

시대는 언제나 급변하고 있다. 미술관은 학예 업무를 통해 세계가 어떻게 변하는지 그리고 변화되는 세계의 흐름을 청주의 시각으로 어떻게 분석하고 표현해내야 하는지에 대해 늘 고민해야 한다. 외국작가 두 어 명 참가시키면 국제 전시라거나 20대 작가 한두 명 참가시키면 젊은 기획전이라는 수준 낮은 인식을 가져서는 안 된다. 작은 도시에 세계적 미술관이 있을 때 얼마만큼 주민들의 자긍심이 올라갈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청주시립미술관이 청주시민의 자랑이 되기 위해서는 미술관에서 하는 행사가 청주를 넘어 한국, 아시아, 인류를 대표하는 좋은 전시를 만드는 공간이 되기를 희망한다. 시장과 시민이 미술관장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할 수 있는 도시라면 분명 문화도시일 것이다.<Artist 2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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