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현장 실습생 사망사고 탓 기피현상 뚜렷

충북지역 2018학년도 특성화고 신입생 모집 원서를 마감한 결과 대규모 미달 사태가 벌어지면서 중3 진학담당 교사들이 진학지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3 졸업생 수와 입학정원이 거의 비슷한 상황에서 특성화고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할 경우 후기 모집으로 다음 달 원서접수가 시작되는 청주시 평준화 일반고 모집에 지원자가 대거 몰려 탈락자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학교 현장에서는 올해 원서 접수 마감 전날인 지난 23일 제주도 특성화고 졸업반인 학생이 현장 실습 기간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서 특성화고 기피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보고 있다.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4일 마감한 2018학년도 충북지역 특성화고 원서 접수 결과 총 정원 3855명(특별전형 1074명+일반전형 2781명)을 선발하는 데 지원자는 3476명에 불과해 379명이 미달됐다.

일반전형의 경우 2781명 모집 정원에 2519명이 지원해 262명이 미달했다.

학교별로 지원현황(일반전형)을 보면 현도정보고의 경우 167명 선발에 45명이 지원해 122명이 미달했고, 증평공업고의 경우 165명 모집에 54명이 지원해 111명이 미달됐다.

이밖에 △제천디지털 전자고 51명 △충북상업정보고 36명 △보은정보고 25명 △영동산업과학고 19명 △충북산업과학고 5명 △증평정보고 10명이 미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특성화고 미달사태가 벌어진 이유로는 학교 현장에서는 최근 발생한 제주도 특성화고 졸업반 학생의 현장 실습 기간 사망사고와 함께 지난해 청주 평준화 일반고 입학 전형에서 미달 사태가 벌어지면서 하위권 성적의 학생들의 입학 기대 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청주 A중학교의 경우 지난해 특성화고를 지원한 학생은 57명이었지만 올해는 22명만 지원했다.

이 학교 관계자는 “예년과 달리 올해는 최근 터진 제주도 특성화고 학생 사망사고를 거론하면서 일반계고를 진학할 성적은 안 되지만 탈락하는 한이 있어도 특성화고에 진학시키지 않겠다는 학부모들이 여럿 있었다”며 “사회적으로 기능인에 대한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일반계고 선호 현상은 지속할 것이다”고 말했다.

청주 B중학교는 지난해 60명이 특성화고 원서를 제출했지만 올해는 30% 하락한 40명만 원서를 썼다.

이 학교는 특성화고 미달 사태로 20~30명이 청주 일반계고를 탈락할 것으로 예상해 중3 진학 담당 교사들이 고민에 빠졌다.

B중학교 관계자는 “지난해 청주 일반계고 미달로 올해도 미달할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작용해 특성화고 미달 인원이 급증한 것 같다”며 “청주시내 학교별로 비슷한 상황이 벌어져 올해 청주시 일반계고 지원자가 200명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해 탈락자에 대해 어떻게 할지 교사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주시 평준화 일반고 신입생 모집 결과 지난해에는 총정원 5864명(19개교) 가운데 5817명이 지원해 47명이 미달됐다. 2018학년도에는 지난해보다 988명 감소한 4876명을 선발한다.

충북도교육청 관계자는 “300여명이 넘는 미달 사태로 추가 모집에서 정원을 채워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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