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제일교회, 100년의 역사를 말한다
‘지역민주화운동의 산실’인 충북의 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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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제일교회, 100년의 역사를 말한다
‘지역민주화운동의 산실’인 충북의 모교회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4.11.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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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학교와 교회창립주도, 현재 신도 1000여명
청주제일교회(담임목사 이건희)가 올해로 100살이 되었다. 그러나 제일교회는 단순히 나이만 먹은 게 아니고 청주지역사회에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한편 교육과 민주화운동의 산실 역할을 해 교인은 물론 일반인들에게까지 존경을 받고 있다. 1904년 미국인 밀러 선교사에 의해 탄생된 청주읍교회는 후에 명칭을 청주제일교회로 바꾸고 남다른 일을 해왔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쾌재 명예목사는 “제일교회는 충북 선교의 선도적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충북 최초의 유치원·초등학교·인문계 사립중학교·인문계 고등학교를 설립 운영해 왔다. 그리고 애국운동과 민주화운동, 여성운동도 열심히 했다. 나는 제일교회 100년은 하나님의 섭리의 역사라고 생각한다. 80년대에 민주화세력들이 우리 교회에서 집회를 많이 해 ‘빨갱이교회’라는 말까지 들었는데, 교인 중 누구 하나 반발을 하지 않았다. 교인 중에는 공무원과 교사들이 많았는데도 내부 문제 제기가 없었다는 것은 민주화에 대한 의식이 높았다는 증거”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우리 교회의 가장 중요한 지향점은 사랑의 공동체라는 것이다. 사회를 밝히는 등불로 사회복지와 연계된 활동을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제일교회 신도들은 묵방리교회, 화죽교회, 덕촌교회, 문의교회, 우암교회, 대전제일교회 등 많은 교회를 개척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하면 청남학교, 청신여학교, 세광중고등학교를 세워 이 땅의 국민들을 교육시키는 역할까지 자임하고 나섰다. 청남학교는 현 청남초등학교로 역시 올해로 100주년을 맞았다. 세광중고등학교는 당시 망선루라는 고려시대 목조건물에서 창립했다.
망선루는 일제가 경찰국 유도장 무덕전을 짓는다는 이유로 해체한 것을 김태희 등 제일교회 장로들이 뜻을 모아 제일교회 안에 복원, 귀중한 역사를 이어갔다. 이 망선루는 항일정신이 투철했던 청남학교 교실로 쓰였고, 청주 YMCA와 YWCA가 창립하는 장소로도 활용됐다.

지나온 100년, 앞으로의 100년

또 민주화운동에 관한 부분은 반드시 기록하고 넘어가야 할 만큼 귀중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제일교회는 70년대 초부터 90년대 후반까지 유신독재정권과 군사독재 시절에 맞서 항거하는 사람들을 따뜻하게 품어준 것으로 유명하다. 김형근 장로(열린우리당 국민통합국장)의 말이다.

“제일교회는 75~80년 최악의 유신독재시대 때 각종 강연, 토론회, 문화행사장 역할을 톡톡히 했고 신도들은 당시 구하기 힘든 서적과 문건, 자료를 몰래 돌려보고 확산시켰다. 각계각층의 민주화운동을 선도했는가 하면 지역민주화운동 활동가도 양성했다. 80~87년에는 강연회, 집회가 활발하게 이뤄진 시기였는데 제일교회가 지역민주화운동의 매개체 였다. 故 최종철·유구영은 제일교회 출신 민주화 희생자들로 아까운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우리 교회는 시위 현장에서 쫓기는 학생들을 보호해주기도 하는 등 민주화운동 세력들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90년대 후반에는 제일교회 출신들이 부문별 민주화운동을 선도하기도 했다.” 그래서 충북NCC, 청주YWCA, 청주YMCA, 충북기독청년동지회 등 기독교단체들은 오는 13일 100주년 기념예배 직후 지역 민주화운동에 기여한 제일교회의 역사적 위상을 자리매김 해주기 위한 기념비 제막식을 갖는다. 제일교회는 또 여성운동에도 발벗고 나서 해방 후 여성지도자도 많이 배출해낸 것으로 알려졌다. 교회 봉사를 통해 리더십을 길러 사회진출도 활발하게 이뤄졌다는 것이다. 당시 충북도청의 첫 여성공무원이었던 조윤순, 첫 여성경찰이었던 나인길, 첫 여성 아나운서였던 이필례가 모두 제일교회 출신들로 확인됐다.
한편 제일교회는 100주년 기념행사로 지난 10월 28일 ‘격랑의 100년, 새역사 100년’이라는 토론회를 연 데 이어 11~21일 기념사진전, 13일 기념예배, 14일 기념주일 홈커밍데이, 그리고 12월 2일에 축하음악회를 갖는다. 신도는 현재 1000여명이고 지난 2001년에는 제일교회를 세운 밀러 선교사 이름을 딴 ‘밀러관’을 개관했다. 이건희 담임목사를 비롯한 제일교회 가족들은 올해 100년의 역사를 자축하고 새역사를 쓴다는 심정으로 지역사회와 이웃들에게 봉사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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