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평군­대농, “꼭 증평 아니더라도…”
증평은 항우연에 ‘올인’↔대농은 땅값 때문에 고민

(주)대농이 새로운 인수자 물색에 성공하면서 자활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가운데, 회생의 전제조건으로 증평군과 맺은 MOU, 즉 ‘청주 부지를 팔고 증평으로 이전한다’는 내용의 약속 이행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 대농이 안식처를 최종확정하기까지엔 넘어야 할 산들이 아직 많아 보인다.
대농과 증평군은 지난해 10월 중순 대농의 증평 이전을 전제로 한 상호협력 및 공동보조를 약속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당시 초대 증평군수로 당선된 유명호 군수는 부임인사차 충청리뷰를 방문한 자리에서 대농 청주공장의 증평 이전문제와 관련, “증평의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로 이의 성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대농의 이전장소로는 증평군 미암리 공업지역이 유력하다”고 밝혔다.

양자간에 체결된 양해각서 내용에 대해 증평군은 “대농은 15만 4000여 평에 이르는 증평 미암리 공업지역 중 7만평을 요구하고 있다”며 “대농이 요구하는 면적에 대해 관련 용역작업에 착수한 상태”라고 말했다.

증평군은 미암지구를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산업단지 지구 지정을 받은 후 대농 공장을 유치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런 움직임에 이상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증평군은 요즘 대농의 이전을 내심 부담스러워하는 눈치이며, 대농 역시 “꼭 증평으로 가겠다는 것은 아니다”며 MOU 체결당시의 절박했던 처지에서 한결 자유로워진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증평군이 군 승격이후 지역경제활성화 차원에서 대농 이전을 적극적으로 바라던 입장에서 선회하는 듯한 변화를 보이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때문이다.

충북도와 증평군은 지난 4월 9만 여 평에 이르는 항우연 제2 연구소를 증평산업단지에 설립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 MOU를 항우연과 체결했다. 대농이 희망하는 7만평보다 훨씬 더 큰 규모로 항우연은 2015년까지 1260억을 투자, 연구소를 완공한다는 계획. 증평군은 내심 항우연이 들어설 경우 항공우주 관련 산업체의 추가 이전 등 지역이 누릴 수 있는 산업유발효과가 엄청날 것으로 잔뜩 기대하고 있다. 이런 만큼 증평으로선 단발효과를 그칠 수 밖에 없는 대농보다는 말그대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비쳐지는 항우연에 정책적 최우선 순위를 두게 된 것.

그러면 한때 대체부지를 찾지 못해 안절부절이던 대농조차 증평불가피론에서 한발 후퇴한 듯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가 궁금하다.

이에 대해 대농은 “증평군에서 우리를 내심 부담스러워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우리로서도 증평 뿐 아니라 여러 가지 대체입지를 열어 놓은 채로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증평이전이 우리에게 현실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현지 땅값이 MOU체결 당시보다 크게 뛰어 부담이 늘어나게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증평군은 “솔직히 우리에게 최우선적 관심대상은 항공우주연구원”이라며 “다만 항공우주연구원과 충북도간에 체결된 MOU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던 것처럼 대농과 교환한 MOU를 증평군에서 일방 파기하는 데에는 무리와 부담감이 크기 때문에 내놓고 얘기하지 못할 뿐”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