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2017청주공예비엔날레'에 대한 전문가들의 혹평이 이어졌다.

지난 1999년 첫 번째 비엔날레를 시작으로 2년마다 열리며 쌓아온 노하우를 펼쳐 보이는 자리였지만 성숙된 비엔날레를 위해서는 심도있는 논의와 성찰이 필요해 보인다.

충북참여연대는 15일 동범실에서 '청주공예비엔날레 모니터링 결과 발표 및 발전방향 모색 토론회'를 개최했다.

참여연대는 이 자리에서 비엔날레를 방문한 시민 45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자 중 가장 많은 143명(35.1%)은 '문화 여가생활'을 위해 비엔날레 행사장을 찾았다. 전체 만족도는 64.2점으로 '다소 만족'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재참여 의향도 71.5%로 높았다. 섹션별 만족도는 기획전 67점, 세계관 62.8점, 아트페어 62.5점 등 이었다.

참여연대는 "전체 만족도와 추천 의향으로 볼 때 행사 만족도는 낮지 않으나 만족도를 더 향상 시키기 위한 방안이 적극적으로 강구되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시민들의 평가와 달리 전문가들의 평가는 혹독했다.

설문조사결과 발표 직후 이어진 토론회에서 중견작가인 손부남씨는 "기획전은 세 번째 방문했을 때 짜증이 날 정도였다"며 "가치있는 공간을 너무 허술하게 소비적으로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손씨는 "개인적으로 그 공간을 비엔날레 역사 타임테이블로 보여줬으면 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공모전이 빠져 긴장감도 없었다"며 "공모전은 전 세계공예가들의 기회일 뿐 아니라 비엔날레 참가 자체를 자랑스러워한다"고 덧붙였다.

그간 경험을 바탕으로 처음 시도한 공동감독제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됐다.

공동감독(미술)을 맡은 민병동씨는 "공예에 미디어가 들어오는 것은 불안했지만 기획은 좋았다"면서도 "초기 상상을 현실로 구현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동감독제는 훌륭한 계획이었으나 11명의 감독이 그 역할을 못 했다"며 "테크니컬 감독 1명을 제외한 10명의 감독 중 전시·기획을 해본 사람이 거의 없고 자기 작업만 하던 사람들이었다"고 털어놨다.

도예가 이용강씨는 "공동감독 중 공예전공자가 없는 것이 아쉬없다. 전권은 아니더라도 감독이 직접 말할 수 있는 창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박종관 서원대 교수는 "'공예를 빼고 지역을 넣었다'처럼 부조화인 콘셉트가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또한 "의사결정기구 시스템이 돌아가지 않았다. 조직위와 사무국을 혼동해서 쓸 만큼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오창근 참여연대 사회문화국장은 "현장에서 시민들은 '뭘 봤는지 모르겠다', '미디어아트와 영상이 난해했다', '기억나는 게 없다'는 의견이 많이 냈다"며 "행사장에 들어오자마자 미디어아트를 보여줘 당황했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동선에 화살표시가 없거나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은 전시장을 이동하는 데 어려움을 느꼈고 전체적으로 어두워서 작품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었다"며 "무엇보다 공예가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 만큼 주제에 맞게 행사를 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47억 원이 투입된 공예비엔날레는 'Hands+품다'를 주제로 지난 9월 13일~10월 22일 옛 연초제조창 일원에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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