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타깃 여행·항공업계 등 고객유치 전략 수정

 

포항발(發) 지진이 불러온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기 사태와 관련, 사회 각 분야에서 희비가 엇갈린다. `호재'와 `악재'. 시험일 연기를 두고 즐거운 비명과 한숨이 동시에 나온다.

 # 기쁠 희(喜)… 수능 일주일 연기 `틈새시장'을 노려라
 도내 독서실 업계는 특수를 누리고 있다. 교육부가 수능 시험일 연기를 발표한 15일 오후부터 수험생이 대거 몰린 까닭이다. 수익에 가장 많은 부분은 기존 등록 수험생이 차지한다. 청주의 한 독서실은 기존 이용자 90% 이상이 기간 연장을 신청했다.

이 독서실은 기간 연장을 신청한 수험생에게 할인 혜택을 주기로 했다.

신규 등록 문의도 밀려들고 있다. 새 시험일인 23일까지 독서실을 이용하려는 수험생이 대부분이다. 갑작스럽게 시험일이 미뤄져 수요가 몰린 탓에 자리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진천의 한 독서실 관계자는 “이용 기간을 연장한 수험생과 신규 등록자 급증했다”며 “현재로선 기존 인원이 빠져나가지 않는 한 이용이 불가능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도내 학원가도 분주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수험생을 위해 자습실을 개방하는가 하면 과목별 최종 정리 프로그램을 운영하려는 움직임까지 있다.

청주의 한 학원 관계자는 “너무 갑작스런 일이라 학생들이 공황상태에 빠졌다”며 “끝까지 마음을 다잡으라는 의미에서 자습실을 개방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인터넷 강의 업계는 `지구가 준 선물', `지진 특강'. 저마다 자극적인 문구를 내세워 수험생을 끌어 모으고 있다. 자연재해를 상술로 이용한다는 비판이 있지만, 수요는 끊이질 않고 있다.

 # 슬플 비(悲)… 여행·항공업계 `울상' 경찰 `비상'
수험생을 타깃으로 한 여행업계 프로모션에도 제동이 걸렸다. 예정대로라면 17일부터 대대적인 홍보를 벌여야 하지만, 전면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수험생 관련 상품을 마련했던 여행업체 대부분은 새 시험일인 23일 이후부터 고객 유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도 수험생 맞춤 할인 행사 일정 조정에 들어갔다. 제주항공이 청주~제주 노선을 포함해 수험생 30%, 동반자(1명) 15% 항공권 할인 행사를 23일로 미룬 게 대표적인 사례다.

경찰에도 비상이 걸렸다. 15~16일 이틀만 수행하기로 돼 있던 문답지 보관 장소 경비 업무기간이 늘어난 까닭이다.

충북 경찰은 투입 경력 규모를 늘려 시험지 사수에 나섰다.

일주일 동안 도내 수능 문답지 보관소인 청주·충주·제천·옥천교육지원청에서 2인1조 3교대로 24시간 경비를 선다. 순찰 인력까지 포함하면 하루 30명을 경비 업무에 투입하는 셈이다.

시험 당일에는 60여명을 투입, 문제지 호송, 시험장 경비, 답안지 회송을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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