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행정수도 관련 조선 동아일보 왜곡보도 사례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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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행정수도 관련 조선 동아일보 왜곡보도 사례 발표
  • 충북인뉴스
  • 승인 2004.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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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민언련, 모니터 보고서 작성 불매운동본부 결성

충북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하 충북민언련)은 10일 신행정수도특별법 위헌판결과 관련 조선 동아일보의 왜곡보도 사례를 정리해 발표했다. 발표된 자료는 지난 10월 22일~11월 8일까지 20일간의 신문기사를 모니터한 결과이며 10월분 조사결과 충남대 김재영 교수(언론정보학과)의 글에서 인용됐다.

충북민언련은 보고서를 통해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신행정수도 건설에 대해 허위사실로 음해, 왜곡하여 수도권에는 불안감을 조성하고 지역민에게는 지역갈등을 조장했다. 특히 국가 균형발전의 중요한 계기가 될 신행정수도건설 사업을 보도하면서 충청도를 고립시키고 대전과 충남 충북을 이간질해왔다”고 주장했다.

충북민언련과 대전충남민언련은 지난 5일 조선동아불매운동본부 결성식을 갖고 신문절독을 위한 시민운동을 벌이고 있다. 또한 두 신문의 신행정수도 관련 왜곡보도 사례를 매주 정리해 발표하기로 했다. 다음은 충북민언련이 발표한 모니터 보고서 원문 내용이다.

‘수도’ 용어 선택 사실관계 안맞아

조선과 동아는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한 헌재의 위헌 결정을 <헌재 ‘수도이전 특별법’ 위헌 결정> <수도 충청권 이전 전면 중단>이란 제목으로 각각 22일자 1면 머릿기사로 처리했다. 위헌 판결을 받은 특별법은 분명 ‘행정수도특별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수도’라는 용어를 택했다. 관련 기사와 컷의 사용에서도 일관되게 ‘수도’란 표현을 고수했다. 이미 이러한 용어 선택은 지난 6월 ‘천도’라는 왕조시대의 용어를 쓸 때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지난해 국회에서 통과된 특별법에 이전 대상이 ‘중앙 행정기관과 주요 헌법기관’으로 명시되어 있고 국회나 대법원 등 정부에 속하지 않는 헌법기관에 대해서는 국회의 동의 절차를 밟도록 규정되어 있으며 행정수도 건설이 아닌 천도라는 주장의 근거로 동원된 국회와 대법원의 이전 문제는 국회가 충분한 여론수렴 과정을 거쳐 앞으로 결정할 성질의 사안이었기 때문에 조선이 주장하는 ‘천도’나 ‘수도이전’은 사실관계에서부터 틀렸다.

물론 이러한 용어 선택은 행정수도 이전에 관한 부정적 인식의 확산을 위해서였다. 또 이러한 잘못된 인식은 헌재의 위헌 결정이 이루어진 시점에까지 바로잡히지 않고 지속되었다.

동아, 헌재판결이 민심이란다. 

헌재의 위헌 결정에 대해 동아일보는 유달리 ‘민심’, ‘민의’, ‘국민여론’이란 용어를 빈번하게 사용했다. 사례를 보면 다음과 같다. <국민여론 외면한 정부의 ‘일방통행’ 제동>(22일 3면)

<‘민의’로 무장한 3인, 골리앗 이기다>(22일 35면) <민의로 알고 승복해야…사회원로들 여권반발에 일침>(23일 3면) <헌재 수도이전 위헌결정 관련 민심흐름 주목해야>(25일 1면) <‘민심 이반’ 위기감…커지는 자성론>(25일 3면) <노대통령 법치 존중하고 민의 따라야>(25일 사설)

게다가 동아는 11월 8일자에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 잘못 64.4% 등을 끌어내 보도함으로써 신행정수도 건설의 위헌이 타당함을 입증하려 했다. 다른 신문에서는 ‘민심’이나 ‘민의’를 제목에 사용한 경우가 거의 없었음에 비추어 동아는 이번 판결이 민심에 기초한 것임을 엄청 강조하려 했다.

그렇다면 과연 민심은 행정수도 이전에 반대하고 있었을까? 그렇다면, 혹시 일부 언론의 여론몰이로 인해 행정수도 이전을 수도 이전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었던 탓은 아닐까? 동아만이 민심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던 것일까? 그렇다면, 언제부터 어떻게? 행정수도 이전과 같은 국가의 정책과제가 여론을 좇아야 하는 것인가? 의문이 든다.

여기서는 여론이 얼마나 역동적이고 가변적인 것인지 만을 상기하고자 한다. 행정수도 이전에 관해 찬반으로 팽팽하던 이른바 국민여론이 ‘천도론’과 ‘국민투표론’을 기점으로 반대쪽으로 무게중심이 기울고, 특히 충청과 호남을 제외한 전지역에서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면서 서울 소재 신문들이 충청권 고립화를 시도함으로써 여론형성 과정이 비정상적으로 전개되었음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결국 ‘민심’이나 ‘민의’와 같은 용어를 동원한 동아의 보도는 개연적인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한 것이며 자의적이고 편의적인 방식의 여론 단도질일 뿐이다.

우리 생각까지 바꾸라?

조선은 <헌재가 마무리지은 수도이전 논란>의 22일자 사설에서 “헌재의 결정으로 수도이전을 둘러싼 국가적 갈등과 분열이 정리될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23일자 6면에는 머릿기사로 “관습헌법이 법학개론서에 흔히 소개되는 내용으로 법조계 다수가 인정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그러나 많은 헌법학자들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이론”이라고 주장하는 상태에서 한쪽 입장만을 대변한 편파보도임에는 틀림없다. 조선은 같은 날인 23일 사회면을 통해 <각계 “헌재결정 승복하라” 한 목소리>라고 보도했다. 여기서 각계는 조선일보가 인정한 울타리 내의 사회세력일 뿐이다.

 25일에는 이시윤 전 헌법재판관의 <절차존중과 승복이 민주주의의 핵심이다>란 특별기고를 실었다. 28일자 사설 <대통령의 언행이 헌정을 흔들고 있다>에서도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 “국회의 헌법상 권능이 손상됐고 정치지도자와 정치권 전체가 타격을 입었다”를 두고 헌재의 결과에 승복하지 않아 헌정이 흔들리고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동아는 23일 <소모적 논쟁 이제 끝내자>란 외부칼럼과 26일 내부칼럼으로 <국민이 하라는 일 하라>를 게재해 더 이상 왈가왈부 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또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28일자 사설 <누가 ‘헌정질서’를 혼란케 하는가>를 통해 “법원리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고 질책하고 “헌재의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도 헌법이 헌재에 부여한 권한 안에서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떠들지 말라고 한다.

헌법재판소는 관습헌법을 통해 성문헌법의 개정을 결정했다. 그러므로 헌법 조항 1개를 추가하는 입법행위를 저지른 것이다. 그러한 입법행위는 헌법이 부여한 국회의 입법권을 명백하게 침해한다는 사실을 동아는 전혀 모른 것일까?

헌재의 결정에 승복하지 않을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다. 다만 헌재의 결정에 대해 의견이 다를 수 있다. 다양한 의견의 표출, 그것이 민주주의이다. 그러나 조선과 동아는 헌재가 결정했으니 너의 생각까지도 바꾸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헌정질서가 어지러워진다는 얘기다.

웃기고 있네, 허무맹랑한 대안들

조선과 동아는 대안을 내놓기도 하고 정부에게 대안을 내놓으라고 으름장도 놓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대안들이 허무맹랑하거나 실현가능성이 없는 것들이다.  조선 10월 30일자 강운태 전 내무부장관의 시론 <국가 균형발전의 새 기회>에서는 헌재의 위헌판결을 국가균형발전의 새로운 기회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획기적인 대안이라고 내놓은 것이 △중앙행정부처를 비롯한 공공기관의 기능별 지방 분산 이전 추진 △수도권 대학의 지방이전과 대학도시 육성 △기업도시 건설 △지역균형발전정책의 재검토 등이다. 웃기는 일이다.

행정수도 건설을 반대해놓고 중앙행정부처를 지방으로 이전하라고 주장하는 것이나 실현 가능성 없는 서울의 대학들을 지방으로 이전하자고 하는 것이나 모두 눈가리고 아웅하는 꼴이다. 기업도시 건설은 시민사회가 반발하고 있는 문제이고 정책의 전면적인 재검토는 초등학생도 할 수 있는 말이다.

 이미 제시되고 있는 정부의 대안마저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29일자 <노대통령 충청권에 행정도시 건설 시사>에서는 전국 시도지사 청와대 간담회 소식을 실으면서 수도권단체장들의 반대 의견에 힘을 실어주었고 충청권 단체장들을 따로 만나 나눈 대화의 내용에 대해서는 아예 보도하지 않았다.

이러한 충청권 행정도시에 대해 조선은 30일자 8면에 각 지방의 반응을 실었는데, 수도권의 ‘반대’와 충청권의 ‘찬성’을 대비시켜 갈등을 유발했다. <수도권, “이름만 바꾼 편법…혼란만 가중”> <충청, “신행정수도 틀 안이라면 수용”>이다. 기사를 살펴보면 충청권에서도 반대의 내용이 주를 이루었지만 제목은 마치 찬성하는 것처럼 뽑아 갈등을 유발했다.

 그러면서 <‘충청권 행정도시’ 세워진다면…외교 안보 뺀 전행정부 이전 가능성>에서 “청와대와 외교·안보를 제외한 모든 부처가 이전할 경우 서울시·경기도는 물론 한나라당도 반대, 다시 정치 쟁점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동아 25일자 3면 <한나라 `충청민심 달래기` 대안마련>에서는 헌재의 위헌결정 수용을 촉구하면서 한나라당의 대안을 소개했다. 충청권을 대전-대덕, 아산-천안, 오송-오창-청주 등으로 나눠 지역별 특색에 맞게 개발하고 특히 과학기술의 메카로 발전시키는 데 주력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내용은 이미 정부가 추진중인 내용으로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한나라당이나 동아일보가 더 잘 아는 것이지만 마치 새로운 대안인 것처럼 포장했다.

같은 날 1면과 3면 4면을 통해 <與圈일각 국정 대폭 쇄신 촉구…충청권 ‘제2특별시’ 검토> <열린우리당, `民心이반’ 위기감… 커지는 自省論> <“지지층만 보고 정치한건 아닌지”…정장선 與의장비서실장 ‘헌재결정 승복’ 촉구> <노대통령 `헌재결정 수용` 안밝힐듯> 등을 통해 열린우리당 내부의 갈등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동아는 급기야 26일 <위헌공방 중지하고 국정쇄신 나서야>라는 사설을 통해 정부가 신행정수도 이전을 강행한 책임을 추궁하고 한나라당이 제안한 대안을 받아들이라고 촉구한다. 또 29일 8면 <노, 헌재결정저촉 정책 정부로선 할 수 없다>를 통해 대전시장과 충북지사는 주장만 실었고 서울시장과 경기지사의 발언은 논리를 실어 대통령 간담회 내용도 의도적으로 축소했다.

입맛에 맞는 것만 보도하는 조선·동아

자신의 시각에 맞는 안건만을 골라 보도하고, 자신의 논조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기사를 임의 기획하고, 이슈에 대한 해석마저 자의적으로 행사하는 관습적인 기사쓰기도 남발되었다. 조선은 23일치 2면에 <‘수도이전 위헌’ 외국계 투자자들은>이란 기사를 개발했다. “중장기 한국경제엔 약”이란 답은 이미 정해져 있는 속이 뻔히 보이는 보도이다. 여전히 각계의 여론을 들어 헌재결정에 승복하라는 주장도 자신들의 논조에 부합하는 사람들의 의견만 실었다.

헌재 결정에 대한 언론보도 가운데 백미는 단연 동아의 <헌법재판소를 다시 본다>(25일 30면)를 꼽을 수 있다. 헌재의 주요 기능과 역사 등을 소개한 이 기획기사는 헌재가 수행한 최근의 주요 결정들 중 탄핵심판, 국가보안법 폐지, 수도이전 등의 쟁점이 당시의 여론조사 결과와 부합했는지를 비교했다.

 결과는 항상 기본권을 최우선 가치로 삼은 여론조사 결과와 일치한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일 수 있다. 하지만 진실은 아니다. ‘완전성’과 ‘관련성’을 중심축으로 하는 공정성과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헌재 결정과 여론조사의 관계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그리고 왜 이런 유형의 기사가 필요한지 납득할 수 없기 때문이다.

헌재 감싸기, 비판기능 상실했다 

조선과 동아는 헌재와 헌재가 내린 위헌 결정을 적극적으로 두둔함으로써 비판과 감시 기능을 포기했다. 조선과 동아는 현 정부 들어서면서 비판 없는 언론은 언론도 아니라며 정부가 하는 일마다 사사건건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헌재에 대해서만큼은 철저히 감싸고 돌았다.

조선은 22일자 2면에서 관습헌법이란 국민의 기본권에 관련되어 누구나 인정하는 관례와 관습이라며 성문화되지 않아도 성문법 국가들 대부분이 인정하고 있다고 관습헌법을 옹호했다.

6면에서는 ‘수도는 서울’이라는 관습헌법 논리에 기댄 헌재 결정문을 꼼꼼히 분석했다. 조선시대 이래로 600년 간 수도로 인식되고 있는 ‘계속성’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는 ‘명료성’ 그리고 오랜 기간 국민의 승인과 동의를 얻음으로써 강제성을 지니고 있다는 ‘국민합의’가 충족된다는 매우 자상한 해설이 이어졌다.

새로운 권력기구로 부상한 헌재에 대한 감시 기능은 소홀한 채 헌재로 하여금 국가보안법, 사학법, 언론관계법, 과거사법 등 4대 개혁입법에 대한 헌법적 판단을 주문하기까지 했다. 조선은 23일 10면에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관훈 토론 내용 중 <4개 법안 모두 헌법체제에 위배>를 제목으로 부각시키면서 같은 면에 헌재의 위헌 결정으로 4개 법안의 추진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식으로 여론몰이를 가동했다.

동아는 23일치 4면을 통해 관습헌법의 의미와 대상, 그리고 외국의 사례 등을 소개했다. 여기에도 비판정신보다는 국가(國歌) 등 국가(國家)의 주요 관습은 헌법적 가치가 인정된다는 식의 정당화 논리만이 동원되었다. 25일에는 <헌법재판소를 다시 본다>는 기획을 통해 헌재의 주요 기능과 역사 등을 소개하고, 헌재의 주요 결정들이 항상 민의에 부합했음을 강조했다.

동아는 헌법재파관의 구성을 다양화하고 일정한 견제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에도 일침을 놓았다. 동아는 29일자 10면을 통해 헌재 탄생 배경을 새삼 재론하면서 1987년 국민항쟁의 결과로 만들어졌음을 부각시켰다. 또 같은 면 <법조계 “청문회 하려면 국회추천 늘려야 현재론 코드인사 채우기용”>을 통해 여권 일각의 재판관 인사청문회 추진에 제동을 걸었다.

같은 날 사설 <정략적 헌재 개편 안 된다>에서는 헌재 개편론, 즉 재판관에 대해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고 헌재 구성을 법조인 출신 일색에서 헌법학자 등을 포함시켜 다양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헌재 재판관을 정권의 코드에 맞춰 고르려는 정략적 발상”이자 “속 보이는 행동”으로 규정했다.

헌재의 위헌 결정에 대한 최소한의 문제제기는 권력감시를 일차적 사명으로 삼는 언론, 특히 비판언론 본연의 임무이다. 그런데도 그간 실정법 중심의 해석을 주로 해온 헌재가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해서는 느닷없이 관습헌법론을 들고 나온 데 조금도 이견을 달지 않고 오히려 이를 옹호하고 두둔하는 태도는 상식이하의 보도태도이다. 한술 더 떠 행정수도 위헌 결정을 4대 개혁입법 저지와 연계시켜 보도하는 것을 보면 입이 다물어질 뿐이다.

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눈

헌재의 위헌 결정은 현상적으로 충청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본질적으로는 지역분권과 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적 추세에 타격을 가한 것이다. 언론은 현상이 아닌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들을 짚어야 한다. 그러나 조선과 동아는 충청권에 대한 후속 대책이 시급하다는 식으로 호들갑을 떨며 변죽만 울리고 말았다.

조선의 23일자 지면은 행정수도 건설이 충청권의 문제란 표피적 사고가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 1면 머릿기사 <수도이전 위헌 이후 어떻게 풀어야 하나 / ‘허탈한 충청권’ 대책 시급> 3면 <“충청권에 기업?대학도시 우선 세우자”>을 통해 전문가들의 조언을 실었다. 사설에서는 <충청도민의 피해 최소화할 종합대책을> 정부에 주문했고 6면 <날벼락 충청…“정치쇼에 당한 꼴” 여나 야나…부글부글>은 병주고 약주고의 전형이다.

가관인 것은 28일자 데스크칼럼 <충청도 민심>이다. 이번에야말로 정치권은 물론이고 전 국민이 충청도를 향해 “정말 미안하게 됐다, 얼마나 실망이 되겠느냐. 더 좋은 방향을 찾아보자”는 진심어린 격려와 관심을 보이라고 한다. 행정수도 건설에 고춧가루를 뿌리고 저주의 주문을 외웠던 조선이 이제 와서 약을 주겠다고 한다.

 동아는 발빠르게 23일치 1면에 <‘수도이전 위헌 충격’ 충청권 르포>를 게재했다. 이 기사를 통해 정부가 충청권의 경제를 살릴만한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당위적이고 손쉬운 방편을 늘어놓기란 조선과 매한가지였다.

충청권 반발, 충청권의 문제일뿐

본질은 지역분권과 균형발전, 나아가 대의민주주의 체제의 위기이지만 사회적 파장은 오로지 충청권으로 한정된다. 그나마 충청권의 반발은 지면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겨우 지방판에 조그맣게 실릴 뿐이다.

 27일자 <꺼지지 않는 행수중단 반대> 28일자 <“당리당략 버려야” 충청권 시도의원 합동총회 열어> 10월 29일자 <이기봉 연기군수 “한나라당 탈당하겠다”> 모두 지방판에 실렸고  특히 연기군수의 한나라당 탈당소식은 겨우 두 문장에 그쳤다. 11월 2일 <행수이전 ‘역할 분담론’ 주장> <광역의장도 “대통령 만나자> 11월 4일 <”수도이전 한 목소리 대응“> 5일 <”행정수도 중단없이 추진돼야“> 6일 <충북도 ‘비상시국회의’ 발족> 등도 지방판에 밀려 충청지역민들의 민심은 모두 충청권에만 한정되어 보도됐다. 겨우 사회면에 들어간 기사는 지난 3일 천안에서 1만여명이 모여 벌인 집회였을 뿐이다.

우스운 것은 조선일보가 갑자기 지방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척 한다는 점이다. 4일자 데스크 칼럼 <강원도의 절규>를 통해 강원도의 여러 어려움들을 보듬어 주면서 지역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서울에서 대전(17km)과의 거리와 서울에서 강원도 양양(180km)의 거리를 대비시키면서 강원도가 낙후되어 있음을 강조했다. 사실관계도 맞지 않을뿐더러(서울~대전은 150km가 채 되지 않는다) 최근 대안으로 나오고 있는 충청권의 행정타운 건설로 강원도가 더 소외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기도 하다.

동아의 경우도 충청권의 반발은 중부판에 한정되어 있다. <‘헌재 규탄’ 잇단 집회… 충청주민 200여명 “소송 제기”>(25일자 31면) <헌재결정 반발 200여명 항의집회… 노사모등 “수도 이전해야”>(25일자 28면) <충청권 개발 ‘올 스톱’ 위기>(26일 27면) <“성난 民心 어설픈 달래기 NO !”>(29일자 27면) <신행정수도특별법 위헌결정 이후…>(28일자 27면) <조치원서 행정수도 사수 3000명 시위…연기군수 한나라 탈당>(30일자 29면) <대덕테크노밸리 2단계지구 아파트분양 연기>(11월 2일자 28면) <충남주민 7000여명 결의대회 “행정수도 사수”>(4일자 33면) <충남 이·통장 600명 상경시위… "행정수도 이전" 촉구>(6일자 30면)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나마 이러한 내용들도 대부분 물타기로 정치권에 책임을 묻거나 혹은 “정권퇴진운동도 불사하겠다”라는 식의 정부여당에 책임을 묻는 보도들이다.

책임은 모든 정치권·고전적 물타기

괘씸한 것은 위헌 판결을 둘러싼 시시비비를 제대로 가리지 않고 정부와 여야 등 모든 정치권에 책임을 전가하는 고질적인 ‘물타기 수법’을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6일자 3면 <표류하는 참여정부 국정과제들>에서는 전문가의 진단과 대안을 실었는데 행정수도 건설 표류의 모든 책임을 전적으로 현 정부에 뒤집어씌우고 있다. 28일자 독자칼럼 <헌재의 수도이전법 위헌 결정 국민통합 발전의 계기로 삼자>는 지금까지 제기된 문제의 종합판이다.

제목에서 수도이전법이라고 표현한 것도 그렇고 헌재의 결정을 수용하라는 주장도 그렇다. 게다가 책임을 여야에 모두 전가하는 물타기도 있었고 본질은 외면한 채 충청권을 끌어안아야 한다는 주문도 그렇다.

동아는 10월 29일 8면 <충청주민 大田서 항의집회…“기득권층-정치권이 행정수도 무산 주범”>에서도 29일자 27면 <“성난 民心 어설픈 달래기 NO !”>에서도 정부여당에 책임 집시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11월 5일자 여론마당에서 김용웅 충남발전연구원장의 <신행정수도 합리적 추진을>이란 제목의 기고를 통해 “헌재의 결정으로 정부가 슬그머니 신행정수도 건설을 포기할 경우”라는 가정법(假定法)을 글 전체에서 여러번 쓰면서 책임을 정부에게 돌리는 교묘함도 보였다.

중앙 기득권 이기주의를 대변한 조선·동아

행정수도 건설이 쇼로 끝났을지는 몰라도 결론적으로 이번 사건은 장기적인 국가발전을 외면한 일부 기득권 세력의 중앙 이기주의 과시에 다름아니다. 조선과 동아의 보도는 정치와 국민간의 올바른 정치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할 수 없고 국민을 깨어있는 시민으로 각성시키지도 못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제대로 된 여론형성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연목구어(緣木求魚)이다.

조선과 동아는 한마디로 행정수도 건설과 관련해 저널리즘의 기본을 무시했고 언론이라기보다 정치집단에 가까웠다. 이런 신문이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대한민국의 비극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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