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충북에서 11개의 가축전염병이 발생하는 등 가축방역에 대한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하지만 도내 일부 시·군은 수의직 공무원인 가축방역관 채용에 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지원자들이 업무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생각하는 대도시와 달리 축사가 많은 농촌지역은 기피하다보니 모집인원을 채우지 못하는 '미달'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도에 따르면 지난 9월 20~22일 도와 11개 시·군에서 근무할 수의직 공무원 공모에 나선 결과 31명 모집에 69명이 응시했다. 평균 경쟁률은 2.2대 1명이었다.

임용예정기관인 시군별로 지원현황을 보면 희비가 엇갈린다.

청주시는 3명 모집에 18명이 응시해 6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옥천군은 2명 모집에 10명(5대1), 영동군은 1명 모집에 3명(3대1), 진천군은 2명 모집에 4명(2대1), 증평 2명 모집에 2명, 제천시와 단양군은 1명 모집에 1명(1대1)이 각각 응시했다.

반면 2명씩 채용할 예정이던 충주시와 보은군은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 괴산은 2명 모집에 1명(0.5대1) 지원했고 음성은 3명 모집에 2명(0.66대1)이 지원해 미달사태가 발생했다.

서류와 면접을 거쳐 최종 선발된 수의직 공무원은 모두 24명으로 목표 인원인 31명 중 7명(충주·보은·음성 각 2, 괴산 1) 은 채우지 못했다.

도 관계자는 "시도별로 수의학과가 1~2개에 불과한데 공무원은 업무 강도에비해 보수나 처우가 약하다 보니 일부 농촌 지역에서 지원자가 저조한 것으로 보인다"며 "청주는 상대적으로 업무 강도가 낮다고 생각했는지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이는 비단 충북만의 일이 아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권(비례) 의원이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제출한 시도별 가축방역관 충원실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0월 현재 전국 17개 시·도가 334명을 뽑는데 665명이 지원, 평균 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광역단위 17개 시·도 가운데 전남, 전북, 강원 3곳은 지원자가 총 모집인원에 못 미쳤다.

또한 경기, 강원, 충남, 전남, 전북, 경남 등 6개 도는 최종합격자 수가 모집인원보다 적었다. 자료 작성 당시 충북은 채용 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포함되지는 않았었다.

김 의원은 특정지역 합격자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이탈현상으로 인력수급에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김 의원은 "지원자 수가 모집정원에 미달한 전남, 전북 등지에선 시도별로 각각 다르게 모집공고를 내다보니 한 명의 지원자가 여러 시도에 지원하는 일이 가능해졌고 합격을 하더라도 다른 지역을 옮겨가는 이탈현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도가 모집공고를 개별적으로 다르게 내기보다는 가축방역관 모집을 전국 동시에 실시하는 것이 이탈현상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올해 도내에서 발생한 가축전염병은 △구제역(가축 소, 농가 수 7개) △결핵병(소, 25개) △브루셀라병(소, 10개) △요네병(소, 2개) △기종저(소, 2개) △류코시스병(소, 1개) △결핵병(사슴, 2개) △생식기호흡기증후군(돼지, 1개) △전염성F낭병(닭, 1개) △낭충봉아부패병(벌, 20개) △부저병(벌, 1개)로 모두 11개 질병이었고 발생한 농가 수는 72개였다.

겨울이면 조류인플루엔자나 구제역, 결핵병 발생이 높아지는 만큼 가축방역관 채용이 시급한 이유다.

도 관계자는 "이번에 채용된 수의직 공무원은 이달 내로 근무지에 모두 배치할 방침"이라며 "이번에 채용하지 못한 7명도 조만간 공고를 내 채용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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