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전 시장은 13일 청주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임식을 가졌다. 이 전 시장은 “통합 청주시 초대시장이란 중압감과 산적한 난제들에 어려움도 많았지만 현안들을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은 직원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믿고 따라준 3500여명의 직원에게 감사한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 “열정을 바친 순간들에 후회는 없지만 챙겨야 할 사업들에 발걸음이 무겁다”며 “차곡차곡 쌓아온 저력을 통해 이범석 부시장을 중심으로 현안들을 추진한다면 더 좋은 성과를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임식이 끝난뒤 청사앞에서 부인과 함께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뒤 떠났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명예 퇴진한 민선 6기 이승훈 전 청주시장의 재임기간을 압축적으로 설명하는 사자성어는 단연 외화내빈(外華內貧)이라 할 수 있다. 대외적으로는 대규모 투자와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ICDH) 유치 등 굵직한 성과를 냈지만, 내부적으로 시의회와의 지속적인 갈등과 공직자들의 잇단 비위일탈행위 등으로 한 해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 유치 성과

 이승훈 전 시장의 업적으로는 대규모 투자유치와 각종 정부 굵직한 공모사업 선정, 국제기록유산센터 유치 등이 손꼽힌다.

먼저 이 전 시장은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던 청주테크노폴리스(청주TP) 산업단지를 `화려한 백조'로 탈바꿈시켰다.

도심형 첨단복합산업단지를 표방하고 지난 2008년부터 추진한 청주TP(청주시 지분 20%)는 세계금융위기 여파 등으로 사업추진이 불투명했으나 이 전 시장 취임 후인 2015년 착공과 동시에 분양을 모두 마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 9월 25일 부분준공한 청주TP 1공구(120만7632㎡)에는 전기전자, 정보통신 기술(IT) 분야 관련 기업 16개가 둥지를 튼다. 나머지 55만1554㎡(2공구)에는 청주시를 넘어 충북도정 사상 최대 투자유치(15조5000억원)로 기록된 SK하이닉스가 들어선다.

이 같은 투자유치 호조로 민선 6기 시의 투자유치 총액은 지난 10월초 기준 21조332억원을 돌파했다.

민선 6기 출범 후 청주시와 투자협약을 체결한 기업은 SK하이닉스와 LG생활건강, 셀트리온제약 등 156곳에 달한다.

이승훈호는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청주산업단지 경쟁력 강화사업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사업 등 정부 각 부처의 공모사업 등에서도 괄목할만한 성적을 냈다.

직지코리아의 국제행사 승인과 성공적 개최, 최근 국제기록유산센터 청주유치 등도 업적으로 남았다.

# 갈등·청렴도 최하위 오점

 이승훈 전 시장 재임기간 중 가장 큰 오점은 시의회와의 지속적인 갈등과 공직자들의 잇단 비위·일탈행위였다.

이 전 시장 스스로도 낙마가 확정된 이튿날인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재임기간 중 가장 아쉬웠던 부분으로 새 상징물(CI) 선정과 제2쓰레기매립장 논란을 꼽았다.

지난 2015년 통합시 새 CI 선정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시민의견수렴 미흡 등을 이유로 본회의장 점거농성을 벌이는 등 6개월간 집행부와 의회, 의회 내 여야 간 갈등이 빚어졌다.

제2매립장 논란은 조성방식으로 애초 지붕형으로 공모한 매립장을 노지형으로 변경하려는 집행부와 이를 저지하려는 민주당 의원들 간의 갈등으로 지난해 말부터 9개월여 간 시정 최대 갈등 사안의 중심에 자리했다.

결국 이 전 시장은 재임기간 내내 시의회 야당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야만 했다.

통합청주시 출범 후 끊임없이 불거진 공직자들의 비위·일탈행위는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의 지방자치단체 평가에서 전국 시 단위 자치단체 75곳 가운데 68위라는 최하위권 성적으로 표출됐다.

올해 들어서도 유흥업소에 여성 도우미를 공급하는 속칭 `보도방'을 운영하거나 화장실에서 여성의 신체를 몰래 찍은 공직자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밖에 관급공사 수주 편의를 제공하고 업자에게 돈을 받은 공무원이 구속되거나 동료 직원을 폭행한 직원이 파면 처분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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