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실태 조사 결과 기업 절반 지원 전무

특성화고의 설립 취지를 살리겠다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선취업 후 진학 제도가 뿌리내리지 못하는 이유가 있었다.

고졸 취업자들이 재직 기간 중 대학을 진학하고 싶어도 기업들이 후 진학 참여를 촉진할 수 있는 비용 지원 제도를 운영하지 않거나 학위를 취득하더라도 임금 인상이나 승진에 실질적으로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최근 발표한 연구자료 `마이스터고졸 취업자의 후 진학 참여실태'(저자 김성남· 김종우)에 따르면 후 진학 참여자 중 소속 기업으로부터 후 진학 참여 관련 비용을 지원받고 있는 비율은 40% 미만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2013년도(설문응답자 630명 중 481명) 및 2014년도(〃 799명 중 609명) 마이스터고 졸업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후 진학 참여 비율은 26.0%(2013년도 졸), 20.5%(2014년도 졸)로 각각 나타났다. 후 진학 미참여 비율은 74% 이상으로 집계돼 대학진학자보다 2배 이상 높았다.

후 진학 미참여자(2013년도 74.0%, 2014년도 79.5%)의 경우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이유는 △직장업무와 대학교육을 병행하는 데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2013년도졸 36.2%, 2014년도졸 35.3%) △대학 진학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2013년도졸 32.0%, 2014년졸 36.0%)로 나타났다.

후 진학 참여자의 경우 현재 재직 중인 직장에서 대학 진학과 관련한 비용 지원 여부를 조사한 결과 지원을 받고 있다는 답변은 2013년도졸 36.0%, 2014년도졸 39.2%로 각각 조사됐다.

후 진학 참여 졸업생의 49.6%(2013년도 졸)와 42.4%(2014년도 졸)는 직장에 비용 지원제도가 없다고 응답했고, 관련지원 제도는 있으나 비용 지원을 받지 못한다는 응답도 각각 10.4%, 17.6%가 나왔다.

후 진학 참여자의 절반 가까이(2013년도 졸 55.2%, 2014년도 졸 46.4%)는 학위를 취득해도 임금 인상이나 승진 등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런 이유로 도내 대학들은 특성화고 취업자를 대상으로 뽑는 재직자 전형(재직 경력 3년 이상)의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2017학년도 정시모집 결과 한국교통대는 기계 자동차 항공 공학부 등 4개 학부에서 16명을 선발할 예정이었지만 지원자는 고작 2명에 그쳤다. 서원대는 다군에서 71명을 모집했지만 29명만 원서를 접수해 0.41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충북대는 104명 모집에 25명만 지원했다.

도내 특성화고 교사 고모씨는 “선취업 후 진학한 졸업자들이 학위를 취득해도 기업에서 대졸자와 동등하게 승진기회를 부여하거나 연봉에 반영하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후 진학을 해도 기업에서 우대하지 않는데 눈치 보면서 대학을 다닐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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