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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 전 노인시설팀장 '변신술'
퇴직 1주일뒤 괴산 노인시설 대표
2년전 직접 감사한 노인요양원 '무지개 마을' 법인대표 선임
현직 재직중 아들 취업 의혹, 1억3900만원 출자금 성격 논란

 

괴산군 감물면 매전리에 위치한 재가노인복지시설 '무지개마을'

충북도청 사무관이 퇴직한 지 1주일만에 자신이 2년전에 현장감사해 대표를 교체시킨 노인복지시설의 대표로 선임돼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도청 재직중에 이미 자신의 아들이 해당 시설에서 채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대표 선임 과정에서 시설 설립자 및 전 대표측과 금전적 갈등을 겪고 있어 감독기관의 엄중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충북 괴산군 감물면 매전리에 위치한 재가노인복지시설 '무지개마을'은 지난 2008년 사회복지법인 시니어랜드가 설립했다. 1700여㎡의 부지에 정부 지원금 10억여원 등을 들여 지상 2층, 연건면적 990㎡의 시설을 건립해 현재 40여명의 입소자를 보호하고 있다. 당초 방문요양 100명, 방문목욕 40명 등 괴산군내 노인 140명에 대한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세웠다. 하지만 관리 부실 등으로 입소자는 정원을 채우지 못했고 시설 종사자들은 줄었다.

이런 와중에 지난 9월말 법인대표 B씨가 숨지자 11월초 소집된 이사회는 새 대표로 도청 사무관 출신 K씨를 선임했다. K씨는 충북도청에서 노인복지시설 업무를 관장하는 노인시설팀장으로 수년간 근무한 감독기관 공무원이었다. 전임 대표가 사망하자 10월 31일자로 공직을 사퇴했고 1주일만에 2년전 자신이 개입해 개편한 이사회를 통해 새 대표로 선임된 것. 

K씨가 전격적으로 법인대표를 맡게 되자 시설 설립자와 숨진 전 대표로부터 포괄승계를 받은 유가족이 반발하고 나섰다. 시설 설립과 운영과정에서 각각 수억원씩 투자했음에도 K씨가 자신들과 투자비 보장 약속도 없이 일방적으로 대표직을 맡았다는 주장이다. 전 대표의 포괄 승계자인 A씨는 "자신이 감독기관 책임자로 현장감사했던 시설인데 공무원 사표쓴 지 1주일만에 법인대표를 맡는다는 게 말이 되는 가? 전 대표 사망 이전 시설 건립·운영비를 댄 우리들의 투자비(5억여원 주장) 반환을 요구했으나 이를 거부하고 K씨 독단적으로 밀어부쳤다. 실제로 K씨가 댄 자금은 1억3900만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결국 전직 공무원 K씨는 일부 운영자금을 투자한 명분을 내세워 새 법인대표를 맡게 된 셈이다. K씨가 '무지개마을'에 운영자금을 대 준 시점은 2년전이다. 2015년 6월 도청 노인시설팀은 '무지개마을'에 대한 현장감사를 벌여 법인대표 해임이라는 최고 수준의 행정처분은 내렸다. 감사 결과 당시 법인대표는 정관상 급여를 받을 수 없지만 출근도 하지 않은 채 9천만원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등기 서류에 주소를 적은 법인 사무실은 실체도 없는 '유령 사무실'로 밝혀졌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설립초 시설담보로 차입한 3억원 가운데 5년 만기 시점까지 2억5000만원을 갚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이같은 감사 결과에 대해 노인시설팀장이었던 K씨는 언론인터뷰에서 "법인대표의 해임을 명령했고, 자금 문제는 석달 안에 해결하도록 이행요구를 한 상황" 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 자금 문제를 3개월 뒤인 2015년 9월 당시 현직 공무원인 K씨가 대리인을 내세워 해결한 것으로 보인다. 전 대표의 포괄 승계자인 A씨는 "감사 직후 노인시설팀장인 K씨가 설립자측에 전화를 걸어 자신이 자금을 대고 이사회를 다시 꾸려 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한다. 신분이 공무원이다보니 설립자측도 선뜻 믿고 응했다고 한다. 그래서 전체 7명의 이사 가운데 4명을 K씨가 추천했고 그 중 한명인 O씨가 1억3900만원을 투자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K씨는 "선의로 후원금을 연결해 준 것 뿐이며 노후 봉사를 위해 대표직을 맡게 됐다"고 반론을 폈다. 당시 법인 장기 차입금 가운데 2억5천만원을 변제해야 정상화되는 상황에서 자신이 주선해 O씨 1억3900만원, 후임 대표 B씨가 9000만원의 후원금을 내 법인자금을 합쳐 변제했다는 것. 또한 이사진 구성에 대해 "나는 감독기관 공무원으로서 시설 정상화를 위해 선의의 후원자로 O씨와 B씨를 연결해 주었다. B씨는 법인대표와 원장직을 맡았고 O씨는 상임이사를 맡아 이사회를 새 인물로 개편한 것이다. 나는 이사회 구성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도청 재직중이던 올 3월 자신의 아들이 '무지개 마을'에 채용된 것에 대해서는 "B대표가 사람이 급히 필요하다고 부탁해서 다른 직장에 다니고 있던 우리 아들이 거길 그만두고 입사했다. 전 직장에서 월급 400만원씩 받았는데 여기서는 140만원밖에 못받는다. 급여조건이 더 안 좋아졌는데 어떻게 인사청탁이라 할 수 있는가? 우리 애도 아버지와 함께 복지시설에서 봉사하자는 심정으로 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복지 관련법상 임원의 결격사유를 보면 "사회복지분야 6급 이상 공무원으로 재직하다 퇴직한 지 2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사람 중에서 퇴직전 3년 동안 소속하였던 기초자치단체가 관할하는 법인의 임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K씨는 광역자치단체인 충북도청 소속 공무원이라서 이 조항의 적용대상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자신이 직접 현장감사까지 벌이고 이사회 구성에 개입한 노인복지시설에 퇴직한 지 1주일만에 대표를 맡게 된 것은 사회통념과 상식에 반한다는 지적이다.

이에대해 K씨는 "노인복지 분야 공무원으로서 위기에 처한 시설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애썼고 그에 대한 신뢰로 '무지개 마을' 이사회에서 법인대표로 선임해 준 것으로 알고 있다. 무보수 명예직이기 때문에 공직자 재취업 제한대상이 아니다. 전 대표 B씨가 주장하는 투자금은 사회복지법인 규정상 인정할 수 없는 개념이다. 개인 후원금이나 법인 출자금으로 볼 수 있고 시설운영을 위해 지출된 증빙이 있다면 당연히 시설재정으로 변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혁상 기자  jakal4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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