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대학교 교수협의회가 지난달 김윤배총장의 석사학위 날조와 논문표절 문제를 들고 나온 이후 학교당국과 교협간에 냉랭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교협은 지난 7일 김총장의 논문표절과 학위날조를 포함한 학교발전방안을 논의할 목적으로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 교협 계획대로 라면 이 자리에는 학교당국·교수연합회·교수협의회·직원노조·총학생회 대표가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날 토론회에 나온 사람은 교협과 총학생회 관련자들 뿐이었다. 그리고 장소도 이공대 세미나실로 예정돼 있었으나 학교측이 문을 잠그는 바람에 뒤늦게 본관 로비로 옮겼다. 황청일 교협 회장은 “본관 세미나실, 종합강의동, 경상대 세미나실 등을 알아보았는데 모두 수업이 있다는 핑계로 허가해 주지 않았다. 이공대 세미나실도 토론회 전날 밤 이공대학장이 ‘교수 8명과 논의한 결과 토론회는 수업이 아니므로 이용할 수 없다는 결론을 냈다’고 말해 말다툼을 벌였다. 학교 시설물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폭력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학생과 교협교수들만 참석한 토론회

결국 예정시간 40여분을 넘겨 진행된 공개토론회에는 학생 150여명과 교협측 교수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돼 아쉬움을 남겼다. 참석자들은 바닥에 종이를 깔고 앉아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했다. 진재구 교수(행정학과)는 “우리 학교가 날로 후퇴하고 있는데 이 원인이 어디 있는가를 찾아내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보기 위해 토론회를 개최했다”고 전제하고 “학교발전이 지체되는 원인은 설립자 가족이 재산을 빼돌렸기 때문이다. 학원에 출연한 재산은 개인 것이 아님에도 우리 학교는 설립자 아들과 손자가 개인 재산처럼 빼돌렸다. 그래서 비리주범인 이들에게 학교 행정에서 손 뗄 것을 여러차례 요구했으나 듣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김총장의 석사학위 날조에 관한 사항들이 많이 나왔고 학생들도 이에 대해 여러 질문들을 쏟아냈다.
교협은 토론회에 앞서 “며칠 전 서울대 총장은 사외이사와 판공비 문제로 총장직에서 물러났다. 최소한의 양심이 있는 총장이라면 그렇게 해야 할 것이다. 그에 비하면 학사비리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김윤배가 보여주고 있는 최근의 행태는 어처구니 없는 망동이다”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이어 이들은 김윤배 총장 퇴진과 김준철씨의 횡령 토지 186필지 즉각 반환, 교무위원의 김총장 학사비리 문제에 대한 견해 표명 등을 요구했다.
총학생회도 중립적 위치에서 청주대를 바라보아야 할 총동문회가 구성원간의 분열을 조장하는 또 다른 한 축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고, 교무위원회를 비롯한 학교당국은 논문표절과 석사학위 날조혐의가 불거졌음에도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파렴치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편 김윤배 총장은 토론회가 열리기 직전 외부로 빠져나가 이 자리를 모면했고 각 처장들도 누구 하나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그런가하면 노조측도 지난 6일 교수연합회와 학교측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노조사무실에서 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 교수는 이에 대해 “교협이 토론회를 한다고 하니까 하루 전 날 김빼기 작전으로 회의를 연 것 같다”고 말했다. 청주대학교는 지금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들로 사분오열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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