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이 8일로 파업 50일째를 맞았다. 청주산업단지 기업 가운데 임단협 관련 장기파업은 2001년 정식품 68일에 이어 16년만이다.

지난 9월 20일 청주공장을 시작으로 파업에 들어간 노동조합은 임금 관련 노사갈등이 평행선을 달리며 장기파업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10월말 기준 노조의 파업 가담자는 6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최근 면세점 직원들도 노조 총파업에 가세하면서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 LG생활건강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청주공장이 장기파업에 들어가면서 화장품과 치약, 세제, 샴푸, 섬유유연제 등 제품 생산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사측은 본사 직원과 연구소의 대체근로로 제품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오히려 '인화'를 강조해 온 회사 이미지 타격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문제는 19차에 이르는 공식 교섭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노사 양측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갈등의 핵심은 임금 인상률. 5%대를 제시한 사측과 달리 노조는 성장세를 반영한 10%대 인상률을 제시하고 있다.

LG생활건강 노조 임재성 기획국장은 "조속한 타결을 위해 계속해서 수정 협상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사측에서 협상의 여지를 주지 않고 있다"며 "노조는 실질적 임금 인상을 바란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 노동조합은 파업 50일을 맞은 8일 오전 현대백화점 앞에서 2017년 임단투 승리 결의대회를 갖고 가두행진을 벌였다.

노조는 회사가 제시한 5.25% 가운데 실제 임금인상분은 1%에 불과하고 2.1%는 호봉 자동승급, 2.15%는 제도개선 명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처음부터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정준 청주공장장은 "최근 5년 동안 임금인상은 항상 5% 수준에서 타결됐고, 이는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것"이라며 "지난해 500%, 올해 400% 등 업계 최고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했는데 기본급 자체를 올리라는 것은 회사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원칙대로 대응하겠다는 사측과 성장의 결실을 직원들과 나눠야 한다는 노조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LG생활건강 장기 파업 사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