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가 야심차게 출범시킨 '해외통상사무소'가 개소 2년 만에 외딴 섬에 갇힌 신세가 됐다. 수출 실적은커녕 기업인 교류마저 추진하는데 애를 먹고 있어서다.

청주시는 지난 2015년 10월 중국 우한시에 해외통상사무소를 개소했다.

이 사무소는 청주지역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통상활동과 투자 유치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정, 문화, 관광, 체육 등 전반적인 국제교류업무를 지원하고 양 도시간 우호협력, 해외 유관기관의 협조체제를 구축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받았다.

시는 시 공무원(6급) 1명을 사무소장으로 파견하고, 청주상공회의소에 위탁을 맡겨 운영하는 등 해외통상사무소에 공을 들였다.

연간 사업비도 1억5천만 원을 투입하고 있다.

해외통상사무소는 개소 당시에만 하더라도 청주와 중국 우한시의 교두보 역할을 톡톡히 했다.

2015년 10월부터 그해 연말까지 2달 동안 수출상담만 8건을 진행했고, 교류·협약 체결 6건을 지원했다.

이 기간 사무소를 방문한 각계 관계인만 280명에 달했다.

이듬해도 분위기는 좋았다.

지난해 수출상담 실적은 모두 66건으로, 사무소를 통해 거둔 청주지역 중소기업의 수출 실적은 27만3천 달러에 이른다.

교류나 협약 체결 지원 건수도 12건이다.

사무소는 양 도시 기업인 간 교류 지원에도 적극 나섰다.

2016년 2월 우한시 기업이 청주지역 기업을 방문하고 유기농법을 견학하는데 지원했고, 3월 우한시 최대 유통그룹인 우상과 중백 구매담당자가 청주를 방문하는데 도움을 줬다.

4월부터는 우한시 기업인협의회와 청주시 기업인협의회의 교류를 추진해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활동 폭이 급격이 좁아졌다.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라 중국이 경제 보복에 나섰기 때문이다.

해외통상사무소를 찾는 발길도 뚝 끊겼다.

지난해에는 중국 내 기업 관계자 179명이 사무소를 방문해 각종 상담을 받았지만, 올해는 고작 39명만 이곳을 방문했다.

수출 실적도 지난해(27만3천 달러) 성과에 한참 못 미치는 3만8천 달러에 그쳤다.

교류·협약 체결 지원 건수 역시 단 3건이다.

전면 중단된 기업인 교류는 아직까지 재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중국과의 관계가 점차 해빙 분위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청주시는 기업 교류를 통한 중국 시장 개척에 다시 시동을 걸고 있다.

특히 중국 교류 루트를 다양화해 대내외 제약을 최소화하겠다는 게 시의 구상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사드 여파로 해외통상사무소의 활동에 어려운 점이 많았다"며 "아직 예년 같은 수준으로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진 않지만, 사무소가 중국 전초기지로서 입지를 굳힐 수 있도록 다양한 시장 개척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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