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법 폐지 논의를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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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법 폐지 논의를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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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1.0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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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직언직썰/ 박아롱 변호사
박아롱 변호사

얼마 전 인천여아살해 사건, 부산여중생폭행 사건 등 청소년들이 저지른 잔혹한 사건이 연이어 이슈가 되면서 미성년자가 저지른 잔혹한 범죄에 대해 엄벌을 요구하는 여론이 강하게 일었다. 국회의원들이 앞 다투어 관련 법안을 발의하였고, 청와대에 소년법을 폐지하자는 취지(실제 청원 글은 ‘청소년보호법’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청원의 시기와 취지를 통해 미루어볼 때 ‘소년법’을 잘못 표현한 것으로 보임)의 청원까지 이루어져 지난 10월 31일 기준 29만 4830명이 이에 동의하였다.

소년법이란 만 10세 이상 만 19세 미만의 소년에 대한 보호처분과 형사처벌 등에 관하여 규정한 법이다. 소년보호처분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만 10세 이상 만 19세 미만의 소년이고, 형법에 의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만 14세 이상의 사람이다. 이 처분은 형사처벌 대신 교화와 재범 방지를 위해 내리는 처분으로, ‘상담 위탁’, ‘보호관찰’, ‘소년원 송치’ 등이 있다.

따라서 만 10세 미만의 소년이 범죄를 저지를 경우 소년보호처분이나 형사처벌이 아예 불가능하고, 만 10세 이상 만 14세 미만의 소년에 대하여는 소년보호처분만이 가능하다, 또 만 14세 이상 만 19세 미만의 소년에 대하여는 처분과 처벌이 모두 가능하지만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소년보호처분으로 사건이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현행 소년법 및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의하면 소년에 대하여는 사형과 무기징역형을 선고할 수 없다. 대신 일반 범죄에 대하여는 15년, 살인, 강간치사상, 강도 등 특정강력범죄에 대하여는 20년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 유기징역형의 상한도 성인보다 낮게 정해져 있는 등 성인에 비하여 관대하게 처벌하도록 정해져 있다. 최근 인천여아살해사건에서 주범에 해당하는 박 모양에게 20년의 징역형이 선고된 것은 이러한 규정에 따른 것이다.

최근 소년법에 관한 논의는 그 범죄의 잔혹성이나 범죄로 인한 중한 결과를 놓고 볼 때 과연 소년이라는 이유만으로 성인에 비해 관대한 처벌을 하는 것이 마땅하냐는 의문에서 출발한다. 청소년들의 지식과 사회 경험 수준, 범행의 중대성에 비해 일반적인 법 감정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가볍다고 볼 수 있는 정도의 처벌이 이루어지는 일이 빈번하다.

몇 년 전 소년법에 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이른바 ‘캣맘 사건’에서와 같이 가해자가 만 10세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가형벌권을 전혀 행사할 수 없는 사안도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 소년법, 그리고 형사책임능력을 정하고 있는 형법 규정은 수십 년째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소년법이 제정되고 형사책임능력의 하한이 만 14세로 정해진 때에 비해 오늘날 청소년들의 지식이나 인식 수준은 물론 새롭고 다양한 문물과 환경을 접할 가능성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 이러한 상황은 청소년범죄가 증가했다거나 죄질이 나빠졌다거나 하는 좋지 않은 부분에만 영향을 준 것이 아니라, 정치·사회 등 전반적인 면에 대한 청소년들의 인식과 가치관 발달 등 긍정적인 면에도 큰 영향을 미쳐 참정권을 가지는 연령의 하한을 낮추자는 논의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제는 오늘의 청소년들이 예전의 청소년과는 다르다는 점을 똑바로 보고, 이들에게 그 인식과 가치관이 성숙한 수준에 맞게 권리와 책임을 지우는 일에 관해 제대로 고민해볼 시기가 온 것이다.

다만 청소년이 ‘아직은 다 성숙되지 않아 보호가 필요한 존재’라는 점을 간과할 수 없고, 판단력이 완전하지 않은 때에 저지른 잘못으로 전과라는 낙인을 찍기보다는 이들이 올바른 사회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교화와 개선의 기회를 부여할 당위성은 분명하다. 그러므로 소년법을 아예 폐지하는 등의 다소 과격한 논의보다는 형사책임능력과 소년법상 소년의 최저 및 최고 연령의 하향, 소년보호처분 내용의 다양화, 소년범에 대한 법정형의 상향 등 청소년의 특수성 및 사회 발달 수준을 고려한 구체적인 개정 및 새로운 입법에 관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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