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왕읍 생활쓰레기 수집업무 타 위탁업체 대행 ‘논란’
음성환경 노조 “음성군, 노조 무력화 시도” 강력 반발

노조 파업으로 인한 금왕읍의 생활쓰레기 수집운반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문화환경, 이에 대해 '노조 무력화'라는 비난과 '부득이 한 조치'라는 입장이 교차하고 있다.

(음성타임즈) 음성군 금왕읍과 삼성면 일대의 생활쓰레기 수집운반업체인 (주)음성환경 노조 파업이 7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노사 양측의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더욱이 음성군이 관내 3개 타 위탁업체의 협조를 받아, 금왕읍의 생활쓰레기를 대신 처리하면서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을 무력화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노조 측의 기센 비난이 음성군을 겨냥하고 있다.

금왕읍 쓰레기 대란이라는 급한 불은 일단 껐으나, 파업 사태는 더 악화될 조짐이다. 음성군은 현재 “금왕읍의 생활쓰레기 대란을 막기 위한 부득이 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 측은 음성군이 파업을 당장 중지하고 복귀하라는 무언의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노사가 대치 국면인 상황에서 원청기관인 음성군이 다른 대행업체를 이용해 업무를 지시하고 있다”면서 “음성군은 대행업체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력을 이용해 노조의 정당한 노조활동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 관계자는 “음성군은 파업이 시작되자 바로 4개 위탁업체 중 3개 업체에 업무 지원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하며 노조를 와해시키려 하고 있다"며 ”노사 양측에서 중재역할을 해야 할 음성군이 일방적으로 사측과 결탁, 노동 3권을 유린하고 있다”면서 음성군의 사과와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타 위탁업체 개입, 부당노동행위 '논란'

음성군의 이번 조치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되는 지에 대한 논란도 거세다.

사업과 관련이 없는 자를 대체 근무시킬 경우 ‘대체근로금지’에 위반되지만 타 위탁업체의 협조를 받아 업무를 대행할 경우 부당노동행위로 볼 수 있느냐에 대한 질문이다.

청주노동인권센터 조광복 노무사는 2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먼저 “음성군이 타 위탁업체의 협조를 얻어 인력을 투입할 경우 부당노동행위로 볼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조 노무사는 “안타깝지만 원청 기관인 음성군이 사실상 사용자 지위에 있다면 법을 위반한 것이 되겠지만 위탁관계인 경우 부당노동행위로 볼 수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른바 ‘법의 맹점을 이용한 갑질’로 비판받을 수는 있지만 노동법 위반에 해당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18일 파업에 돌입한 음성환경 노동조합원들이 군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열악한 음성군 노동환경, 노동조합 가입률 1%

음성군의 열악한 노동환경이 이번 음성군의 조치가 가능하도록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음성군에 입주해 있는 2,300여개의 기업 중 노동단체에 가입되어 있는 기업은 30여개 정도로 전체의 약 1%에 그치고 있다. 관내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여실히 보여 주는 대목이다. 합법적인 노동3권 행사가 그만큼 어렵다는 말이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법적인 논란은 있지만 음성군의 일방적인 행태를 좌시하지는 않겠다”면서 “음성군을 상대로 노동청에 고발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음성군 내 열악한 노동환경을 이용해 노동자들을 핍박하는 행위를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임을 밝혀, 파업사태의 장기화를 예고했다.

특히, 전국 60여개 자치단체 5,000여 명의 조합원이 가입되어 있는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이 동참할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될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은 자치단체 직·간접 고용된 비정규직 노동자로 구성된 노동조합으로 음성군에는 (주)음성환경과 음성군하수종합처리장 위탁업체 노동자들이 함께 하고 있다.

 

‘3자 노사정 협의’ 시급

이에 따라, 노사 양측의 합의가 절실하다는 여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타 위탁업체에 소속된 직원들이 자신들의 권역을 벗어나, 금왕읍 생활쓰레기를 지속적으로 수집, 운반하기에도 한계가 있어 보인다.

현재 음성환경 노동조합의 파업 사태를 곱지 않게 바라보는 일각의 시선도 있으나, 이에 편승해 적법한 노동쟁의를 무력화시키려는 행정 역시 지탄받아야 한다는 지적도 동시에 존재한다.

음성군, 노사 양측이 자리를 함께 하는 ‘3자 노사정 협의’가 시급히 가동되어야 할 시점이다.

파업이 시작되면서 노사 양 측의 간극은 더욱 벌어지고 있다. 관내 노동자들의 합법적인 파업권 행사와 주민 생활불편 해소를 두고 음성군의 고민이 깊어 가고 있다.

한편, 음성군에는 4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업체가 위탁 운영되고 있다. 음성읍, 소이, 원남면을 담당하는 문화환경, 맹동, 대소 구역은 대소환경개발이, 생극, 감곡 구역은 중부환경이,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음성환경은 금왕읍과 삼성면 구역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노조 파업으로 인한 금왕읍의 생활쓰레기는 음성군의 요청에 의해 문화 환경이 일부 대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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