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 '공감 못해' 실업률, 고융률 지표 '무의미'

취업 시즌이다. 지난 주말과 휴일 전국적으로 20만 명이 넘은 청년들이 직장을 구하기 위한 시험을 치뤘다. 청년실업 문제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정부는 청년 해외 일자리 창출 사업 등 청년실업 문제를 국가 공약사업으로 지정해 지원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하지만 국가 인력의 중추역할을 담당하는 20~30대 취업률은 제자리다. 청년 실업은 단순히 경제적인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결혼기피, 저출산 문제로 이어져 계속 또 다른 사회적 문제를 야기한다. 본보는 이에 따라 늘어만 가는 청년 실업에 대한 실태와 문제점, 해결방안에 대해 3차례에 걸쳐 조명해본다.

#지난해 2월 수원에 한 4년제 대학교를 졸업한 이모(26) 씨는 졸업 후 취업에 대한 꿈을 버렸다. 입학할 때부터 지속된 취업난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좁아지는 취업문은 이씨에게 가장 큰 부담이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남들보다 더 노력해야 했다. 학점 관리는 물론 취업에 필요한 자격증과 어학연수는 기본이다. 하지만 취업은 쉽지 않았다. 이씨는 "하반기와 상반기 이력서 넣은 곳만 100여 곳이 넘는다"며 "계속되는 불합격 통보에 이제는 취업을 포기한 상태"라고 말했다.

 #청주의 한 제조업에서 일하던 김모(29) 씨는 회사를 그만둔지 2년이 됐다. 과도한 업무량에 휴일도 없이 일을 했는데 처우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다. 회사를 그만둔 김씨는 현재 청주의 한 대형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김씨는 "회사에 일이 많은 건 아니었지만 사람이 없다보니 업무량이 많았다"며 "수당도 없이 쉬는 날 나가 일 하는데 지쳐버렸다"고 토로했다. 이어 "차라리 그때보단 대형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지금이 더 나은 거 같다"며 "당분간은 취업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전국에는 이씨와 김씨와 같은 '구직 단념자'가 48만3천여 명이 있다.

구직 단념자란 경제활동인구 중 취업 의사와 가능성이 있으나 노동 시장적 사유로 지난 4주간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사람 가운데 1년 안에 구직경험이 있는 사람을 말한다.

즉, 취업의사와 능력은 있지만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다.

충북에는 지난 9월을 기준으로 15~64세 경제활동인구가 89만4천여 명이 있고, 그 중 청년(15~29세)은 29만3천139명이 있다.

9월 충북 청년 고용률은 45.7%로 전국 16개 시·도에서 4위다.

숫자로 드러난 고용률은 높아 보인다. 그러나 단면을 보고 취업 상황이 좋아졌다고 속단하기는 이르다. 수치상으로는 개선됐지만 그 속에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9월 전국 고용동향을 살펴보면 전체 청년 실업률 중 대학 졸업자들이 주를 이루는 25~29세의 실업률은 나빠졌다.

지난 9월 25~29세 실업률은 9.2%로 조사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8.8%)보다 0.4%p가 올랐다.

청년 체감실업률도 21.5%로 지난해 9월 대비 0.2%p 상승했다. 청년 체감실업률을 조사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청년들이 실제 느끼는 고용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취업자 수와 고용률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가장 큰 이유는 청년인구 감소다.

그동안 충북의 청년층 인구는 △2014년 29만8천814명 △2015년 29만8천458명 △2016년 29만7천240명으로 줄어들고 있다.

30세를 넘기면서 청년층을 졸업하는 1980년대 후반 출생자들은 전국적으로 연간 60만 명에 달한다. 반면 15세가 돼 새로 청년이 되는 2000년대 초반 출생자들은 연간 40만 명 수준에 그친다.

통계청의 한 관계자는 "인구가 줄면 취업자 수가 줄어도 고용률은 올라가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