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훈 발행인 취임, (주)C&M에 제호 인력 넘겨

동양일보의 대표이사가 사실상 교체됐다.

동양일보는 1일 신임 조성훈 발행인(전 충북도의회 의장)의 취임식을 가졌다. 조발행인은 지난 10월 중순부터 동양일보로 출근, 일단 (주)C&M(전 동양출판인쇄) 대표 선임을 예상했으나 전격적으로 동양일보 발행인으로 취임했다.

하지만 회사측은 간단하게 자체 취임식을 준비한채 외부인사는 전혀 초청하지 않았다. 이에따라 회사 설립자인 조철호 대표의 2선 퇴진배경과 향후 거취에 대해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신임 조발행인은 지난 8월 동양일보 간부로부터 영입제의를 받고 고민하다 최종적으로 이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동양일보 사옥 건물과 윤전기를 소유하고 있는 (주)C&M(전 동양출판인쇄)의 공동 대표이사로 등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다른 공동 대표이사는 조철호 전 대표의 아들인 조모씨(26)가 맡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동양일보 기자들이 (주)C&M의 직원으로 편입된데다 신문 제호까지 소유한 것으로 밝혀져 사실상 (주)동양일보는 신문을 발행하지 않는 ‘빈 껍데기’ 회사로 나타났다.

(주)C&M은 지난 8월 신문 잡지 발행판매사업을 법인목적에 추가시켜 이때부터 (주)동양일보사와 분리작업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조철호 대표의 아들 조모씨가 지난 6월 (주)C&M의 대표이사로 등재됐고 지난 9월 1일자로 조성훈 발행인이 공동대표이사로 등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9월 14일자로 이모 장모씨가 신임 이사로 등재돼 이사진의 전면교체가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동양일보는 최근 대전국세청으로부터 세무감사를 받아 상당액의 세금추징을 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따라 벼랑 끝까지 몰린 조 대표가 (주)동양일보 법인체를 사실상 정리하는 수순에 돌입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에대해 신임 조성훈 발행인은 “알고 지내던 회사 간부의 거듭된 요청에 따라 어렵사리 역할을 맡게 됐다. 모든 지역 신문사가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는 현실에서 신문을 모르는 사람이 제대로 해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다. 취임식에서도 직원들에게 ‘여러분들이 주인이라는 책임감을 갖고 해달라, 나도 열심히 배워서 일하겠다’고 말했다. 동양일보 법인대표는 조철호 사장이 그대로 맡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더 이상의 회사내역은 좀 더 파악을 해봐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의 갑작스런 퇴진에 대해 지역 언론계에서는 두갈래로 분석하고 있다. 먼저 (주)동양일보의 청산절차를 밟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신문제작에 필요한 필수인원을 이미 (주)C&M 직원으로 편입시켰고 제호까지 확보했기 때문에 (주)동양일보는 부채만 남게 됐다. 청산할 경우 부채 일부가 조 대표의 개인 몫으로 남을 뿐 (주)CNM을 통한 신문의 제작발행에는 지장이 없다는 것이다.

또다른 분석은 국회가 입법추진중인 지방언론지원육성법을 대비한 다목적 포석이라는 것이다. 대상 신문사 평가항목에서 대표이사의 전력이 주요 참고사항이 되기 때문에 조 대표가 전략적인 차원에서 대표이사직을 물러났다는 분석이다. 신임 조성훈 발행인이 언론사업에 대한 경험이 없고 개인적 성향이 원만해 ‘수렴청정’이 가능한 적임자로 영입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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