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 3개월만에 청주시내 우연히 목격 고모는 만남 제지

18일 오후 1시40분쯤 청주시 상당구 북문로 청소년광장 인근에서 아이 문제로 여성 간 다툼이 벌어져 시민들이 모여있다. <뉴스1 제공>

<뉴스1>대낮 청주 도심에서 유모차에 탄 여자 아이를 사이에 두고 여성들간 격렬한 쟁탈전이 벌어졌다. 

18일 오후 1시30분쯤 충북 청주시 상당구 북문로 청소년광장 인근에서 ‘아이를 만나겠다’는 외국 여성과 ‘아이에게 손대지 말라’는 중년 여성의 고성이 오갔다.

말다툼은 곧 몸싸움으로 번졌다.

갑작스러운 소란에 모여든 수십 명의 시민들은 ‘납치 사건 아니냐’며 웅성거렸다. 

한 목격자는 “중년 여성이 유모차를 끌고 가고 있는데 외국 여성 2명이 와서 유모차를 빼앗으려고 했다”며 “중년 여성이 유모차를 지키려고 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진 것 같았다”고 말했다. 

다툼을 벌인 이들은 아이(여)의 친모 A씨(여·베트남·23)와 아이 고모 B씨(여·56)였다.

이들 사이의 복잡한 가정사가 다툼의 발단이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친모 A씨는 지난해 8월 국제결혼을 하면서 청주에 왔다.  지난 5월 아이를 낳은 뒤 3개월 전부터 집을 나와 홀로 생활하고 있다.  

남편의 폭행 등을 견디지 못해 집을 나왔다고 한다.  

A씨는 집을 나온 뒤 3개월간 단 한 번도 아이를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A씨는 이날 우연히 아이를 보게 됐다. 청소년광장 인근 음식점에서 지인 C씨(24·여·베트남)와 식사를 하던 A씨는 우연히 B씨와 유모차에 타고 있는 아이를 발견했다. A씨는 곧장 음식점을 나와 쫓았다. 

기쁨도 잠시, A씨가 아이를 보기 위해 유모차에 다가가는 순간 가로막혔다.

아이 고모 B씨가 막아선 것이다.   B씨는 “아이를 버리고 집을 나가놓고 이제 와 아이를 찾느냐”고 따졌다.

가정사로 마지못해 집을 나왔다는 A씨의 말과 달리 B씨는 ‘무작정 아이를 버리고 간 파렴치한 엄마’라며 격분했다. 

B씨는 “A씨는 출산하자마자 곧바로 아이를 버리고 떠났다. 형편상 내가 종종 아이를 돌봐주고 있다”며 “누가 아이를 만지길래 혹시나 하고 보니 A씨였다. 그러더니 다짜고짜 아이를 데려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갓난아이를 사이에 두고 상반된 이들의 입장이 몸싸움으로까지 번진 상황이었다.

소란은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출동하면서 일단락됐다. 

경찰은 이들 모두를 지구대로 임의 동행해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귀가조치 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아이를 두고 서로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친모 지인 C씨가 B씨에게 폭행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사안이 경미해 모두 귀가조치 한 상태이며 추후 정확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