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청산면 출신인 김민호 전 보좌관은 충북대를 졸업한 뒤 ROTC장교로 근무하다 같은 청산면 출신인 박준병 보안사령관 눈에 들었다는 것. 1985년 박준병이 보은옥천영동 민정당 국회의원으로 14대에 당선되자 보좌관으로 발탁됐다. 김영만 옥천군수도 한때 박준병 의원 사무실에서 보좌관으로 근무한 인연이 있다. 

15대에 박준병이 출마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신한국당 이사철 의원(부천) 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16대 총선에서 이사철이 낙선하자 정치낭인으로 생활하다 17대에는 민주당 홍재형 의원(청주 상당) 보좌관으로 변신했다. 당시 국회 첫 입문한 홍 의원이 국회 보좌관 경력자이며 충북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해 채용했다는 것. 

하지만 홍 의원의 국회 사무실에서 일하면서 이런저런 구설에 오르기 시작했다. 당시 홍 의원 측근 인사는 "지역구 민원을 전달하면 뭔가 눈치가 이상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민원해결에 따른 사례를 기대했던 것이었다. 결국 뒷말이 많다보니 홍 의원이 18대 당선되고 난 뒤 인연을 끊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18대에는 한나라당 이사철 의원(부천)과 다시 손을 잡고 국회 보좌관을 계속했다.  현직 의원도 아닌 보좌관이 민정당-민주당-한나라당으로 말을 갈아타며 여야를 넘나드는 정치적 변신술을 과시했던 것.

하지만 2009년 이사철 의원 사무실 재직시 김 전 보좌관이 그 말에서 떨어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2004년 지방 모건설업체가 지은 임대아파트를 대한주택공사가 사도록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5천만원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해당 건설업체는 2006년 초부터 자금 압박을 받으면서 부도 위기에 몰리자 충남 보령에 지은 임대아파트 매각을 추진했다. 청탁을 받은 김 전 보좌관은 당시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홍재형 의원 보좌관으로 주공 관련 심사업무 등을 도와주는 위치에 있었다.

주공은 이듬해 2월 이 아파트를 사들였고 매매가 성사되자 김 전 보좌관이 사례금 명목으로 건설업체측에 4억원을 추가 요구했다는 진술이 나오기도 했다. 이사철 의원은 부랴부랴 자신의 의정활동과는 무관하다는 해명서를 발표했고 김 전 보좌관은 법원에서 징역 3년 6월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결국 여야를 넘나든 정치적 변신술도 정치권 영구퇴출로 막을 내리는 듯 했다.

하지만 2013년 1월 이명박 정부의 특별사면 55명 명단에 김 전 보좌관이 포함됐다. 당시 정치권 사면대상자는 박희태, 박관용, 서청원, 서갑원 등 국회의원 출신이 대부분이었다. '국회의원 보좌관' 이력만을 가진 유일한 사면대상자로 주목받았다. 결국 형기를 마치자마자 사면된 셈이고 얼마후 당시 19대 국회의원이었던 이우현 의원 보좌관으로 국회로 복귀했다. 

20대 국회에서도 이 의원 보좌관을 맡아 현역 최고령 국회 보좌관으로 알려졌다. 뇌물수수 전력에도 불구하고 이 의원 보좌관으로 컴백한 배경에는 당시 이 의원 후원회장의 추천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과거 국회 보좌관 고령자 중엔 같은 옥천 출신자가 있어 아이러니다. 17대 당시 열린우리당 이용희 의원의 김택현 보좌관이 60세 나이로 최고령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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