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의원 정책자료집 유관기관 보고서 그대로 베껴
'내가하면 로맨스'… 이 의원, 김상곤부총리에 "표절은 도둑" 사퇴 요구

“이게 다 베낀 거요, 남의 연구업적을 가져다가 자기의 생각이나 주장인 것 같이 감쪽같이 속이고 아무런 표시도 없이 그대로 갖다 붙여놨거든요. 이것은 도둑질하는 것입니다. 제가 후보자님 같으면 그 자리에 못 앉습니다. 양심상 못 앉아 있습니다. 국민들에게 사죄하고 사퇴하시는 게 옳다고 생각됩니다.” (이종배 국회의원, 김상곤 부총리 청문회 발언)

국정감사장에서 ‘표절은 도둑질’이라고 공직후보자들을 강하게 질책하던 국회의원들이 정작 자신들의 정책자료집은 다른기관의 자료를 인용이나 출처없이 베껴서 발간한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에 따르면 자유한국당 충북도당 위원장인 박덕흠 의원과 자유한국당 이종배 의원은 정책자료집 내용을 관련기관에서 발행한 보고서의 내용을 그대로 베낀 것으로 나타났다.

박덕흠 의원

 

사진제공- 뉴스타파

대한전문건설협회 회장이자 충북도당 위원장인 박덕흠 의원은 2015년 10월 ‘소규모 복합공사 적용범위 확대의 의미와 쟁점검토’와 소규모 단순 복합공사 제도의 활성화방안‘이라는 두 건의 정책자료집을 발간했다.

하지만 두 건의 정책자료집은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2014년 1월에 발행한 연구보고서 ‘소규모 단순 복합공사제도의 활성화 방안’과 2015년 5월에 발행한 ‘소규모 복합공사 적용범위 확대의 의미와 쟁점검토’ 내용을 그대로 베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정책 자료집은 박 의원이 이사장으로 있던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발행한 연구보고서로 제목은 물론 목차, 내용, 각주까지 똑같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 연구물을 인용했다는 출처 표기는 하지 않았다. 박덕흠 의원은 문제가 된 두 개의 정책자료집을 포함해 2015년 국정감사 정책자료집 4건의 발간비용으로 국회예산 1200여만 원(12,276,000원)을 청구해 받았다.

자유한국당 이종배 의원도 2014년 ‘산업용 목재팰릿 보일러 인증 개선방안 모색’이라는 제목의 정책 자료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낸 연구용역보고서 ‘산업용 목재펠릿보일러 인증제도 시행방안 마련 연구’를 그대로 베껴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이종배 의원
사진제공-뉴스타파

정부 연구보고서 2장 ‘연구개발의 목적 및 필요성’을 ‘정책개발의 목적과 필요성으로’, 5장 ‘연구결과’를 ‘정책 연구결과’로 바꿨을 뿐 다른 부분은 모두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배 의원은 2014년 12월 정책자료집 발간 명목으로 국회예산 1000만 원 가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종배 의원은 지난 6월 29일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상곤 후보자에게 ‘표절은 도둑질’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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