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非검찰출신 간부 임명은 파격
“법, 사회적 약자 위한 것…정권눈치보기 줄어들 것” 긍정 평가

<검사 그만뒀습니다> 저자 오원근 변호사

 

“법은 기본적으로 스스로를 보호하기 힘든 사회적 약자를 위한 것이다. (하지만) 실제 법 적용은 기득권자를 위해 악용된 측면이 강했다. 이제 정권이 바뀌면서 법조계에서 불게 될 새로운, 긍정적이고 민주적인 바람이 사회 전 영역으로 퍼져나갔으면 좋겠다”(오원근 변호사, CJB인터뷰)

<검사 그만뒀습니다>의 저자 오원근 변호사가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단행된 법조계 인사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9일 CJB 청주방송 라디오에 출연한 오 변호사는 “법조계에 (새로운)바람이 불고 있다”며 “가장 큰 바람은 역시 김명수 대법원장의 임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은 법원행정처나 대법관을 거치지 않고, 또 기존 대법관들의 기수를 추월해 이뤄진 대단히 파격적인 것이었다”며 “기존 법조계의 사고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오 변호사는 “이런 파격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검찰 인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며 “법무부 검찰 인권국장에 민변 출신의 황희석 변호사, 법무실장에 판사 출신 이용구 변호사,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에 검사 경력이 없는 차규근 변호사 각각 임명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검찰 인사에 대해 “검찰 출신이 아니고, 또 진보 성향의 법조인이 법무부 간부로 임명된 것도, 기존의 검찰 조직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정권의 틀에 갇혔다.”

 

오 변호사는 “그동안 법원, 검찰은 정권이 제공하는 틀에 갇혀, 본래의 사명인 국민의 인권보장보다는 정권의 안위 보장에 더 힘써 온 잘못을 저질렀다. 이런 잘못된 틀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까지 법원에서는 판사들이 법원행정처를 거쳐야만 출세하는 것으로 여겨 왔다”며 “ 법원행정처 판사들은 판사들의 인사권을 갖고 있는 대법원장과 연결돼 좋은 보직으로 가게 되면서 대법원장의 눈치를 보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에서도 좋은 보직으로 가기 위해서는 대검이나 법무부를 다녀와야 하는 것이 필수적이었다”며 “대검이나 법무부는 수사를 하는 곳이 아니라 수사를 지원하는 등의 행정 업무를 담당하는데,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법무부장관이나 검찰총장의 직접적인 지시를 받고, 그들로부터 좋은 보직을 받기 위해 그들의 눈치를 보아 왔다”고 비판했다.

오 변호사는 “이러다 보니, 검찰의 독립은 점점 더 멀어지고 대검이나 법무부에 가지 못하는 검사들은 상대적으로 박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지금 법무부 인권국장 등에 임명된 사람들은 검사가 아닌 변호사 출신이기 때문에, 조직이기주의나 상관의 눈치를 보는 것에서 벗어나 훨씬 더 독립적으로 일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권이 법원이나 검찰 업무에 부당한 간섭을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지난 박근혜 정권 때, 검찰에서 국정원의 대선개입 수사를 할 때 정권의 지시를 거부한 채동욱 전 검찰총장에 대해, 난데없는 사생아 문제를 유포해서 총장직에서 물러나게 했다. 이렇게 해서 어떻게 검찰이 독립할 수 있습니까?”고 지적했다.

오 변호사는 “법원, 검찰 뿐만 아니라 사회 모든 영역에 똑같다. 언론도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 친정부 성향만을 보여 오다가, 지금은 얼마나 큰 홍역을 치르고 있습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법은 기본적으로 스스로를 보호하기 힘든 사회적 약자를 위한 것”이라며 “그동안 실제 법 적용은 기득권자를 위해 악용된 측면이 강했다. 이제 정권이 바뀌면서 법조계에서 불게 될 새로운, 긍정적이고 민주적인 바람이 사회 전 영역으로 퍼져나갔으면 좋겠다”고 마무리했다.

 

오원근 변호사는 누구?

 

청주시 문의면이 고향으로 운호중-세광고-청주대 법학과를 졸업한 오 변호사는 10년 5개월 동안 검사생활을 하며 검찰 내부 조직에서 그 능력을 인정받은 기대주였다. 검사 마지막 시절,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에 몸 담고 있었던 그는 그야말로 개천에서 용이 난 검사였다.

검사재직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은 그의 인생에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는 평소 흠모하던 대통령이 자신이 몸담고 있는 검찰에서 모욕주기 수사를 받다가 운명을 달리한 모습을 보며 더 이상 검찰 조직에 남아 있을 수 없었다.

오 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계기로 2010년 검사직을 버렸다. 전북 부안에 있는 변산공동체에머물며 이후의 삶과 농사에 대한 생각을 가다듬었다. 이어 문경 정토수련원으로 100일간 출가하여 행자생활도 했다.

현재 법무법인 청주로에 소속돼 개업 변호사로 살아가며 농사를 병행하고 있다. 그는 보은군 장갑리에 집을 짓고 주말이면 농사를 짓는다. 제초제와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비닐을 사용하지 않는다. 또 기름으로 움직이는 농기구도 사용하지 않는다.

청주노동인권센터 운영위원으로 사회적 약자의 인권 향상을 위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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