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취급받는 음성군, 오폐수 불법방류 ‘물고기 떼죽음’
미호천 중하류 지자체, 상류지 음성군 겨냥 불만 폭발

음성군 삼성면 청용리 모 업체 우수 배출구에서 유입되고 있는 오폐수에 흰 거품이 일고 있다

(음성타임즈) 미호천 상류지인 음성군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진천군을 비롯 인근 중하류 지역 지자체는 물론 주민들도 부글부글 끓고 있다. 수질오염총량관리제에 묶여 개발 행위에 제약을 받고 있는 음성군이 추가 할당량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오폐수 무단방류가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다.

지난 1일 오후 1시 삼성면 청용리 모업체 하수방류구를 통해 오폐수가 무단방류되면서 일대 소하천의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하는 등 하천 오염 피해가 발생했다. 미호천으로 유입되는 해당 소하천에는 성분을 알 수없는 물질이 유입되면서 흰 거품이 이는 등 약 5시간동안 주민들을 내내 긴장시켰다.

지난 7일 업체 조사에 나섰던 군 관계자는 “부직포를 생산하는 이 업체에서 허가받지 않은 폐수 저장조를 추가 설치한 위법사항을 발견했다”면서 “행정처분 및 과태료 부과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방류된 오폐수로 인해 발생된 것으로 추정되는 물고기 떼죽음에 대해서는 “시료 채취를 통해 원인 파악에 나서고 있다”면서 “다음 주 경이면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료 채취를 해보면 수질 오염은 확인해 낼 수 있지만 정확한 오염농도 분석 등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해 이번에도 경징계성 처분으로 그칠 것임을 예고했다.

이 관계자는 “현장 적발이 우선인데 어려움이 따른다. 관내 이곳저곳에서 행해지는 불법행위를 일일이 적발해 내기에는 행정력에 한계가 있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삼성환경지킴위원회(위원장 서대석) 회원들은 “솜방망이 처분으로는 업체들의 불법폐기 및 오폐수 무단방류를 막아낼 수 없다”면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나 법적 구속력이나 행정력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분노를 표하고 있다.

서대석 위원장은 “이 상태로는 절대로 업체들의 불법행위를 차단시킬 수 없다”면서 “행정이 할 일을 주민들이 대신 나서서 막아내는 형국”이라며 혀를 찼다. 

가축분뇨 뿐만 아니라 하천 오염의 또 다른 주범을 색출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다.

삼성면 가축수, 주민의 8.7배

음성군에 따르면 2016년 12월 기준으로 삼성면 농가에서 사육하는 돼지는 5만2304 마리, 소 15891 마리다. 소와 돼지를 합하면 6만7925마리로 이곳에 거주하는 사람보다 8.7배나 많다. 이 외에도 삼성면의 축산농가에서 사육하는 오리와 닭은 합계 650만2240 마리에 달한다. 

이를 면적 당 거주인구와 사육가축두수로 으로 환산하면 1만㎡ 당 사람은 1.55명이 거주한다. 반면 돼지는 1만㎡당 10.3마리, 소는 3.1마리, 오리와 닭은 283마리가 사육된다. 

신고 되지 않은 미신고 축사가 상당수인 것을 고려하면 실제 밀도는 훨씬 더 높아진다. 이곳 삼성면 지역 가축 축사에서 발생하는 분뇨는 하루 700 여톤. 가로·세로·높이가 1m 된 상자 700개 분량이고 24평형 아파트 9채를 1m 높이로 채울 수 있는 분량이다. 

1년으로 환산하면 폭 20m, 1m 높이로 12.8km 정도를 채 울 수 있는 양이기도 하다. 
이렇게 많은 가축분뇨가 발생하지만 현재 음성군에는 이곳에서 발생한 가축분뇨를 처리 할 수 있는 가축분뇨 처리시설이 존재하지 않는다. 

진천군 등 충북도내 지자체 대부분이 공공가축분뇨 처리시설을 갖추었지만 음성군은 현재까지 시설을 갖추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곳에서 발생한 가축분뇨 중 오줌은 액비로, 나머지는 퇴비로 처리돼 다시 농지에 뿌려진다. 농지에 뿌려진 액비는 다시 토양 속으로 스며들어 지하수를 오염시키거나 다시 미호천으로 흘러든다. 미호천은 음성군 마이산에서 발원해 진천과 청주시를 거쳐 세종시로 이어진다. 

하지만 발원지 지역이 5급수로 전락해 전체 수질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윗물이 맑으면 아랫물도 맑다’는 속담처럼 미호천 수질에 대한 음성군의 노력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진천군 수질개선에 수백억 투입 ‘불만 폭발’

미호천 A구역 중하류 지역인 진천군에서도 음성군에 대한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지난 5일 진천군의회 김상봉 의원은 5분발언을 통해 “충북도와 음성군은 미호천 수질개선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진천군은 하천 수질개선에 수백억 원의 예산과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으나, 상류인 음성군에서 유입되는 하천수질은 매년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제는 미호천 수질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며 “상류지역인 음성군의 대책과 지자체간 형평이 유지되도록 충북도와 도의회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진천군의 수질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호천 수질은 매년 악화되고 있다.
음성군에서 진천군으로 유입되는 하천수질이 BOD 기준 2015년 평균 3.8㎎/L, 2016년 평균 5㎎/L에 이어 2017년 6월말 평균은 7.2㎎/L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 의원은 “목표수질인 BOD 3㎎/L 이하로 개선되는데 한계가 있다. 상류지역인 음성군의 적극적인 하천수질 개선노력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불법 오폐수와의 전쟁’이라도 선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이다. 음성군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