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외딴 섬 ‘생 마리’. 한때는 마을 사람 모두가 배를 타고 물고기를 잡던 활기찬 항구 마을이었지만 어획수가 급감하면서 이젠 정부 보조금으로 근근히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들의 유일한 낙은 섬 안에 플라스틱 공장을 유치함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지만 섬 안에 상주할 수 있는 의사가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듣고 고민한다. 15년간 주민들은 의사를 기다렸지만 외딴 생 마리 섬으로 들어오려는 의사는 찾을 수 없었던 차에 우연한 기회로 성형외과의사 크리스토퍼가 이곳에 한달간 머물게 된다.

이때부터 스스로 시장노릇을 자처하는 저맹을 필두로 그가 생 마리 섬과 사랑에 빠져 5년간 머물게 하기 위한 120명 섬마을사람들의 말 그대로 대단한 유혹이 시작된다.
의사가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마을사람들은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크리켓을 연습하고, 그가 낚시하는 곳에서 유쾌한 물밑작전으로 대어를 낚게 해주는가 하면 그가 지나가는 길목에 매일 1달러씩을 놓아두어 작은 행운을 즐기게 해주는 등 갖가지 노력으로 온마을 사람들은 크리스토퍼가 생 마리섬과 사랑에 빠지게 하는 일에 머리리 맞대고 순박한 아이디어들을 짜내고 이 일은 성공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결국 대부분의 거짓말이 그렇듯 이들의 귀여운 속임수는 들통나고 만다.

영화 <대단한 유혹>은 시작부터 우리를 유혹한다.
소박하고 조용하지만 동화같은 따뜻함이 풍기는 ‘생 마리’섬의 풍광이나, 영화를 시작하는 장면인 과거 번창했던 시절의 섬마을 사람들의 몽타쥬 이미지와 마지막을 장식하는 장면들은 경쾌한 리듬감이 넘쳐나는 편집으로 우리를 미소 짓게 만든다.
감독인 장 프랑소와 풀리오 스스로가 고백하는 것처럼 영화는 피터 카타니오 감독의 <풀몬티>와 유사한 코드를 많이 지니고 있다.

두 영화 모두에서 그렇듯 그들은 일확천금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제 한몸 편히 살 궁리에 빠져 있지도 않다.
그저 순수하게 노동을 원하고 그 안에서 스스로 구할 수 있는 신성한 댓가를 받길 기대한다.
어찌보면 내용의 요약은 한 사람을 두고 마을전체가 벌이는 집단사기극이다.
그러나 이것은 소박하고 순진하게 늙어가는 마을 사람들이 벌이는 결코 미워할 수 없는 귀엽고 행복한 거짓말들이다.
가짜 코, 가짜 가슴, 가짜 눈...온통 가짜 만들기에 둘러싸여 있던 이 정형외과 의사는 이곳에서 진짜 삶을 발견한다. 마을 사람들이 보이는 순박한 거짓말은 그들의 진짜 삶, 진짜 노동, 진심어린 애정 속에서 충분히 용서받고 눈감아줄 수 있는 그것이다.

요사이 우리나라도 신행정수도 이전문제로 정세가 어수선하다.
각자의 입장차이는 있겠지만 본질적인 의미는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생 마리’섬의 그들은 우리에게 순수한 노동의 욕구를 보여주고 있다. 앉은 자리에서 몸 편히 잇속을 차리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게 노동할 수 있는 기회를 좀 더 다양하게 보장받을 수 있는 사회적 구조, 어떤 도시든 다양하게 발전하고 똑같이 중요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그런 사회적 구조가 필요한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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