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방자치포럼, 1426명 시민여론조사 ‘업무능력·경선선발 선호’
독자출마 논의기구 미구성, 송재봉 ·김재수 후보군 공식입장 미뤄

충북지방자치포럼(이하 자치포럼)은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민후보 입후보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자치포럼은 지난 8월말 1426명의 시민들을 대상 으로 온라인 설문(385명) 및 대면조사(1041명)를 벌였다. 연령별로는 40~50대가 48%, 20~30대가 32%로 중년층이 다소 높았다. 자치포럼은 조사 대상자들에게 시민후보의 정의로 ʻ지방자치 실현을 위한 인재로서 지역민들의 추천, 경선 등의 합리적인 절차를 통해 선발된 시민 검증을 마친 후보’라고 제시했다.
 

충북지방자치포럼 회원들의 청주시내 시민 여론조사 현장

먼저 ʻ시민후보'라는 용어 자체에 대해 ʻ들어본 적이 있다’는 답변은 32.6%였고 ʻ들어본 적 없다’ ʻ잘 모르겠다’가 67.4%로 높게 나왔다. 아직도 제도권 정치와 별개인 ʻ시민후보’에 대한 인식이 폭넓게 자리잡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자치포럼이 제시한 ʻ시민후보의 정의’에 대해서는 과반이 넘는 53.7%가 동의했고 ʻ동의하지 않는다’ 6%, ʻ잘 모르겠다’ 39.4%로 집계됐다. 아직까지 시민후보라는 용어는 낯설지만 그 개념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의견이 많았다.

시민후보가 필요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ʻ시민참여 민주주의 구현’ 64.1%로 가장 높았다. 이밖에 ʻ순수 지방분권제 실현’ 18.8%, 정당공천 줄세우기 폐해방지 16.2%로 나타났다. 기존의 관료형 민주주의 시스템 보다 시민 참여형 민주주의를 선호하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지방선거에서 시민후보를 선택할 경우 가장 중요한 요소를 묻는 질문에는 ʻ업무 능력’이 67.3%로 가장 높았다. 이밖에 ʻ지역평판 및 인지도’ 17.5%, ʻ개인의 경력’ 8.3% 순이었다. 단순 인지도 보다는 직무 수행능력을 비중있게 판단하고 있다고 풀이된다. 하지만 시민후보를 묻는 만큼 지역사회 기여도나 헌신성 등에 대한 설문 항목이 빠진 것이 아쉬웠다.

시민후보 선발 방식에 대해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순서를 묻는 질문에는 ʻ후보 경선’이 51.6%로 가장 높게 나왔다. ʻ비영리단체 또는 시민단체 추천’ 29.1%, ʻ후보 추대’ 18.3% 순으로 나타났다. 정당 선거와 마찬가지로 시민후보도 경쟁을 통한 검증결정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민후보가 출마할 경우 선택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56.4%가 ʻ선택할 생각이 있다’고 응답했다. ʻ잘 모르겠다’ 30.6%를 제외하고 ʻ선택할 생각이 없다’는 13%에 불과해 시민후보에 대한 호감도가 상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민후보가 필요한 이유를 중요한 순서대로 선택한다면?
시민후보 선발방식 중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하지만 시민후보 선출 과정에서 시민선거인단으로 참여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36.4%만이 ʻ참여할 생각이 있다’며 적극성을 나타냈다. ʻ참여할 생각이 없다’ 27.6%, ʻ잘 모르겠다’ 30.6%로 응답해 시민후보 지지와 선거인단 참여의사는 다소 온도차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선거인단의 경우 본인이 직접 참석하는 오프라인 투표를 염두에 두고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본인확인을 거친 온라인 투표방식 도입할 경우 참여도는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충북지방자치포럼 우성석 대표는 “정당의 ʻ패거리 정치’가 더이상 지방자치를 훼손시키는 것을 막자는 회원들의 열망으로 이번 조사를 하게 됐다. 8월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성안길, 시외버스터미널, 대형마트 등에서 직접 시민들과 대면 조사를 진행한 회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이번 조사를 통해 많은 시민들이 시민후보의 정의에 동의하고 지지의사를 갖고 있다는 걸 확인했다. 경선 방식을 통해 시민참여를 이끌어내면 정당 후보 이상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지방자치 부활 30년 동안 미뤄왔던 시민후보 독자출마를 내년 지방선거에서 실현시키는 것이 우리 포럼의 목표”라고 말했다.

청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몇차례 간담회를 통해 내년 지방선거 시민후보 출마에 대부분 동의했다. 하지만 정당 결합 방식과 독자 후보론이 맞서 아직까지 내부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일부 시민단체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당 공천을 내세워 입당을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독자후보론을 주장하는 그룹에서는 시장 후보 경선과 지방의원 후보 추천을 심의할 범시민사회단체 논의기구 구성을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청주시장 시민후보로 급부상한 송재봉 충북NGO센터장과 김재수 우진교통 대표

공식적인 논의기구 구성이 늦어지면서 자천타천 청주시장 시민후보 대상으로 꼽히는 송재봉 충북NGO센터장과 김재수 우진교통 대표도 난감한 상황이다. 시민후보 독자출마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인적으로 출마를 공식선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정의당에서는 우진교통 김 대표에게 자당 후보 출마를 권유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측에서 송 센터장을 광역의원 후보로 영입하려 시도한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이에대해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지방자치의 시작은 생활자치가 되야 한다는 게 많은 시민들의 바램이다. 실제로 지방의회는 여의도 국회의 축소판처럼 정쟁으로 얼룩진 경우가 많았다. 최소한 기초의회라도 정당에서 자유로운 시민후보들을 복수로 만들어 제대로 목소리를 내보자는 것이다. 청주시장도 역대 재선에 성공할 사례가 없을 정도로 난맥상을 보였다. 이번 기회에 시민운동의 대표 주자와 노동운동의 대표 주자가 엄정한 경선을 거쳐 청주시장 시민후보가 된다면 본선 경쟁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