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강희의 同床異夢

홍강희 충청리뷰 편집국장

청주시 공무원들을 몇 몇 만났다. 하나같이 청주시가 전국적으로 범죄집단처럼 비쳐져 창피하다고 하소연했다. 전국 공무원들이 모이는 자리에 가면 ‘청주시는 요즘 왜 그러느냐’는 질문을 꼭 받는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공무원 A씨는 한 상가 건물에서 휴대폰을 이용해 여성의 신체 일부를 몰래 촬영했다가 잡혔다. 또 B씨는 노래방이나 유흥주점 등에 도우미를 공급하고 돈을 버는 일명 보도방을 운영해 충격을 주었다. C씨는 지난 6월 사무실에서 상급자인 모 사무관을 폭행해 구속됐다. 여자문제로 다퉜다는 소문이 돌았고 폭행당한 사무관은 투신 자살해 지역사회를 한동안 혼란에 빠뜨렸다. 그러더니 최근에는 청주시 산하 상권활성화재단 상급자가 후배직원에게 폭언 등을 가했다는 말이 나와 시끄러웠다. 실제 사안 자체를 꼼꼼히 따져보면 흔히 일어나는 예삿일은 아니다.

공직 비위나 비리는 다른 지자체에서도 자주 발생한다. 청주시 또한 이번 만이 아니다. 청주시민들을 충격에 빠뜨리는 사건들이 많았다. 일반인들이 이런 사고를 치면 그냥 넘어갈 일도 공무원들이 저지르면 훨씬 비난여론이 거세다. 그 만큼 공무원들에게는 엄중한 도덕적 잣대를 적용하기 때문이다.

청주시 공무원들은 “청주·청원통합으로 직원이 3500명이 넘는다. 누가 누구인지도 모를 정도로 많다보니 관리가 잘 안된다. 누가 어디가서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말한다. 또 한 공무원은 “공무원이 안정된 직업 1순위로 꼽히다보니 공무원 시험 과열현상이 빚어져 실력있는 사람들이 많이 들어온다. 하지만 인성과 적성에 대한 평가는 이뤄지지 않는 게 문제”라고 우려했다. 시험성적은 뛰어나지만 건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인성을 갖추지 못해 종종 이런 일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런 분석이 일면 맞을 것이다. 그렇다면 직원 관리는 누가 해야 하나. 수장인 시장이 해야 한다. 이 대목에서 시장의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청주·청원통합으로 지자체 인구, 예산, 면적, 공무원 수 등 모든 면이 늘어나고 위상 또한 높아졌다. 이는 예상된 일이었다. 이에 반해 시장의 리더십은 제대로 발휘됐는가.

이승훈 시장은 2014년 7월 1일 취임해 1년 3개월 후인 2015년 10월 검찰로부터 선거캠프 관계자가 압수수색을 당하는 위기를 맞는다. 이 때부터 현재까지 검찰, 법원에 불려다녀 마음 편한 날이 없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직원관리에 소홀하고 시정에 탄력이 떨어진 것이다. 안 그래도 청주시는 4년마다 시장이 바뀌어 조직장악력이 떨어져 문제라는 지적이 늘 따라다닌다.

일어탁수(一魚濁水)처럼 일부 직원이 전체 명예를 떨어뜨리는 것이지만, 대책을 마련하는 일은 함께 해야 한다. 청렴대회나 눈에 보이는 일회성 행사로는 이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청주시는 강력한 신상필벌 정책을 내놓고 원칙대로 다스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시민들도 청주시와 소통하며 좋은 지자체를 만드는 일에 나서야 할 것이다. 그러나 청주시가 시민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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