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민들이 '일개미'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근로시간이 많아도 너무나 많다. 2년 연속 전국 1위의 불명예다.

근로의 대가 또한 적다. 전국 6위의 지역내총생산(GRDP)을 달성했음에도 급여 수준은 12위권 밖에 되지 않는다. 근로자들이 피땀 흘려 번 돈을 상대적으로 사업주들이 많이 챙겨간다는 의미다.

7일 청주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해 5인 이상 도내 사업체의 월 평균 상용근로시간은 185.6시간으로 전년 195.5시간에 이어 2년 연속 전국 광역단체 1위의 오명을 썼다.

근로시간이 가장 짧은 서울(168시간)에 비해선 20시간 가까이 차이가 났다. 산업도시인 울산광역시(180.1시간) 보다도 5.5시간이 많았다.

월 평균 상용초과 근로시간도 22.8시간으로 전국 3위였다. 1위 울산(23.3시간)과 큰 격차는 없었다. 초과근로가 가장 적은 서울(5.1시간)에 비해선 4배 이상 많았다.

월 상용근로시간과 초과근로를 더한 총 근로시간도 208.4시간으로 1위였다.

반면, 급여 수준은 12위에 그쳤다. 상용 정액 월 평균급여가 241만184원으로 1위 서울의 326만5천243원 보다 85만5천59원이나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당 급여액 또한 전국 14위인 1만3천313원에 머물렀다.

그렇다고 지역내총생산(GRDP)이 낮은 것도 아니었다. 지난 2014년과 2015년 충북의 1인당 GRDP는 각각 3천181만 원, 3천340만 원으로 전국 6위를 기록했다.

전국에서 가장 긴 근로시간으로 중상위권의 생산유발을 했으나 정작 근로자들에게 돌아온 급여는 최하위권이었던 셈이다. 반대로 사업주들이 보다 많은 이익을 챙긴 것으로도 해석되는 대목이다.

청주상의 관계자는 "충북이 전국 경제규모 대비 4% 달성을 위해 양적 팽창에 집중하고 있는 사이 근로자들이 겪는 피로감과 박탈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며 "이제는 일과 가정이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질적 성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청주상의는 이 같은 문제를 타파하기 위해 9월부터 11월까지 '일·생활 균형' 문화 확산을 위한 시범사업을 펼친다. 불필요한 야근 줄이기, 유연한 근무, 퇴근 후 업무연락 자제, 건전한 회식 문화 등 근무혁신 10대 제안을 골자로 한다. 올해 시범사업을 거쳐 내년부턴 도내 전역에 전격 시행할 예정이다.

일은 일대로 하고, 돈은 돈대로 못 받는 충북 일개미들이 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선 도내 기업들의 참여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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