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가 기업의 사기진작을 위해 추진하는 지원시책이 적절성 논란을 빚고 있다.

근본적인 사기진작을 위해서는 근로환경과 조직 분위기를 개선하는 게 먼저지만, 대다수 지원시책이 축제나 체육대회, 연수 등에 지원금을 투입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어서다.

지난해 청주시가 기업인 사기진작 차원으로 추진한 지원시책은 2월 기업인의 날 행사를 비롯해 명사초청 세미나, 체육대회, 해외연수, 축제, 등반대회 등이다.

지원된 금액만 1억2천만 원에 달한다. 이 정도 규모의 예산이 매년 기업인 사기진작 시책으로 투입되고 있다.

지난해 2월 18일 개최된 2회 청주시 기업인의 날 행사에는 총 사업비 3천560만 원 전액을 시가 지원했다.

이 행사는 기업사랑 분위기를 조성하고 기업인들의 경영의욕 향상과 기업인 예우 풍토를 조성한다는 취지로 열리고 있다.

명사초청 세미나는 총 3회(2·3·9월)에 걸쳐 열렸다. 관련 예산 857만 원 역시 전액 시비로 지원됐다.

5월 21일에는 기업인 가족 한마음 체육대회가 열렸다. 총 사업비 1천200만 원 중 시는 1천만 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하반기에도 비슷한 체육대회가 개최됐다.

10월 22일 열린 기업인 가족축제에 시는 총사업비 1천630만 원 중 700만 원을 지원했다.

이튿날인 10월 23일 기(企)-UP 파이팅 등반대회에 투입된 총사업비 2천만 원 전액도 시의 예산이었다.

시는 기업의 각종 연수에도 예산을 투입했다.

6월 19~23일 지역 기업인 31명은 중국 우한시로 해외산업연수를 떠났다.

총 비용 4천289만 원 가운데 시 지원금은 3천만 원이었다.

연수의 취지는 기업인들의 사기진작과 기업 활동 촉진, 중국 기업인과의 우호 증진 등이다.

그러나 이런 취지는 포장에 불과하다.

세부 프로그램이 대부분 관광일정으로 짜여 있어 사실상 휴양 목적의 연수로 진행되고 있다.

말만 그럴싸할 뿐 관광 일색인 지방의회 해외연수와 별반 다르지 않다.

기업인 연수에서 목적에 맞는 기업 활동은 사실상 단 하루다.

연수 둘째날 KOTRA 견학, 외교통상부 방문, 우상그룹·중백그룹 방문 등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일정은 관광이었다.

올해는 베트남 다낭으로 해외연수를 떠났다.

이곳 역시 대표적인 관광지인데다 이번 연수의 세부 일정 또한 상당수 관광으로 채워졌다.

4박5일 일정 중 2~3개 기관·기업 방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일정이 투어였다.

이 같은 지원시책이 사기진작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근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시책이 아니라는 게 문제다.

예컨대 중소기업 내 출산·육아 휴직 환경은 여전히 열악한데다 근로자들을 위한 개선책은 사용자의 몫으로 떠넘겨지고 있다. 경력단절여성에 대한 기업의 관심도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때문에 지자체의 기업 지원도 결국 사용자 위주라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지역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한 근로자는 "기업의 사기진작을 위한 시책이 사실상 사용자 측의 사기에만 집중된 면이 적지 않다"며 "결과적으로 투자유치 혹은 유지를 위한 기업인 눈치보기 수준이고, 기업 내 근로자들의 사기는 여전히 침체돼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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