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들에게 다가가는 핀란드 도서관 사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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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들에게 다가가는 핀란드 도서관 사서들
  • 충청리뷰
  • 승인 2017.09.0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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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 파실라도서관, 질문에 답변해주고 ‘정보주유소’ 만들어 활용
이동도서관 버스 매일 보육시설과 교통 오지 마을 순회하며 책 배달

윤송현의 세계도서관기행
(17)북유럽 편


공무원을 많이 늘리겠다는 문재인 후보의 공약에 관심이 많았다. 시의원을 하면서 공무원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다. 민원부서에서는 늘 일손이 부족하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행정안전부에서 자치단체의 인원을 총액인건비로 규제한다. 정원을 늘리기 위해서는 행정안전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그만큼 지방자치가 제한적이다.

도서관을 살펴보면 우선 행정직 공무원이 많다. 도서관이라고는 이용 한 번 안 해본 사람들이 도서관으로 발령받아 도서관을 관리한다. 정규 사서직은 많지 않으니, 이들도 주로 사무실에서 업무를 본다. 도서관 열람실에서 사람들을 맞이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기간제이다. 그러니 열람실을 지키는 사람들의 적극적인 서비스를 기대하기는 무리이다.
 

파실라도서관 열람실. 지혜의 샘과 사서데스크의 사서들.


사서직 공무원을 개방형으로

나는 문재인대통령이 공무원을 대폭 늘리기로 했을 때, 이번에는 그 인원을 필기시험으로 뽑지 말고, 경력을 보고 개방직으로 뽑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도서관에서 사서직을 더 뽑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들을 뽑을 때 그동안의 경력을 고려하고 책을 얼마나 읽었는지, 또 책 읽기를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고려해서 뽑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도서관 사서를 많이 뽑기로 했다는 뉴스는 들리지 않으니 실망스럽고, 다른 부서라도 개방형을 많이 뽑는다는 풍문도 없으니 더 실망스럽다.

인구 60만의 핀란드 헬싱키시에는 37개의 공공도서관이 있는데, 중앙관은 파실라도서관이다. 파실라도서관 정문 현관문을 밀고 들어서면 바로 열람실로 이어지는데, 열람실 중앙에 자리잡은 사서데스크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사서들이 눈길을 끈다. 안쪽 책상에 앉아서 서류나 정리하는 눈에 익은 모습이 아니다. 사서데스크 부근에서 자유롭게 이용자들과 이야기하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핀란드 도서관의 특징 중에 활발한 레퍼런스 활동이 있다. 도서관 이용자들은 도서관 사서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쏟아낸다. 읽고 있는 책에 대해서 묻기도 하고, 작가에 대해서 묻기도 하고, 다음에 읽을 책의 추천을 의뢰하기도 한다. 책에 관한 이야기만이 아니다. 백과사전을 찾아서 답해야 하는 질문도 있고, 시청에 문의해서 알려줘야 할 생활정보도 있다. 도서관은 그렇게 사람들의 지적인 호기심, 생활속의 궁금함, 의문에 대답을 해주는 곳으로 자리잡았다.

지금은 인터넷의 보급으로 레퍼런스가 많이 줄어서 찾아볼 수 없지만, 예전에는 사서 데스크 앞에 번호표 뽑는 기계가 있었고, 데스크 앞에는 늘 앉아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파실라도서관에서는 그런 이용자들의 질문에 대해 다양한 방법으로 답변을 정리하고, 그 내용을 데이터베이스로 만든다. 그래서 헬싱키도서관판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를 만들었는데, 그 서비스 이름이 ‘정보주유소(IGS, Information Gas Station)’였다.
 

‘세계인은 하나’ 다문화인식을 심어주는 어린이코너.
도서배달서비스


같은 언어권 100명 넘으면 책 비치

인터넷 보급으로 사서들을 찾아오는 이용자들이 줄어들자 이제는 사서들이 이용자들을 찾아다닌다. 파실라도서관의 사서들은 따옴표(”)가 인쇄된 조끼를 입고 다니는데, 핀란드어로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는 말과 같은 발음이란다. 사서들은 그저 자기가 일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늘 사람들을 책의 세계, 정보의 세계로 안내하는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것이다. 사서들이 이렇게 일할 수 있는 것은 우선 인원이 많고, 직업이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파실라도서관에는 모두 30명의 직원이 근무하는데, 그중 15명이 사서직이다. 그들은 필기시험으로 직원을 뽑지 않는다. 자리가 생기면 직원들이 면접을 통해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뽑는다.

열람실 중앙에는 샘이 있다. 이름은 물어볼 필요도 없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지혜의 샘’이다. 물 흐름이 소리를 흡수해주기도 하고, 겨울에는 가습의 효과도 있다고 한다. 책과 물이 상극이 아닌가 생각도 들지만 물가에서 책을 읽는 느낌도 들어 매우 신선하다. 고정관념을 넘어선 크리에이티브티가 느껴진다.

도서관 지하층에는 파실라도서관에서 운영하는 이동도서관 버스가 두 대가 있다. 매일 오전에는 보육시설을 돌고, 오후에는 교통이 불편한 마을을 순회한다고 한다. 도서관에 오기 힘든 사람들을 위한 배달서비스도 한다. 고령이거나 질병, 장애 등으로 도서관에 올 수 없는 사람들에게 한 달에 한번 꾸러미를 만들어 배달하고, 수거한다. 책을 읽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다문화서비스도 이 도서관이 가장 신경 쓰는 것 중의 하나이다. 핀란드어를 배우는 언어카페는 기본이고, 출신국이 다양한 이민자들을 위해 80여개국의 언어로 된 책을 갖추고 있다. 핀란드에서는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이 100명이 넘으면 그 지역 도서관에 그 언어로 된 자료를 갖춰야 한다. 핀란드 각 도서관에 다언어도서 요청이 접수되면, 파실라도서관은 그 요청에 응해서 도서를 준비해준다. 최근에는 소말리아인 100여명이 사는 지역에서 도서 요청이 들어왔는데, 도서구입이 어려워 애를 먹었다고 한다.

도서관을 운영하면 얼마나 창조적인 활동들이 일어날 수 있는가를 안다면 도서관을 잘 운영하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필요한가를 생각해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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