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가 지역의 문화재를 알리는 `청주야행- 밤드리노니다가' 행사 중 국보 41호인 용두사지철당간 주변에 대형 크레인을 세워 이벤트를 강행했다가 무산되면서 문화재 관리에 허술하다는 지적이다.

시는 청주시문화진흥재단과 함께 지난달 25~27일까지 중앙공원과 철당간, 근대문화거리에서 청주야행을 진행했다.

그러나 성안길 내 국보인 철당간 앞에서 대형크레인을 동원해 이벤트를 진행하려다 인근 상인의 항의로 철수하면서 예산만 낭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이벤트는 크레인으로 모형 배를 올려 지축과 하늘을 연결하는 철당간의 형상을 모티브로 한 레이저 쇼를 기획해 문화재 관리에 허점은 물론 안전 불감증이란 눈총을 받았다.

지역 주민은 “좁은 골목에 대형 크레인이 들어오면서 철당간 인근의 도로가 주저앉고 거리가 혼잡해졌다”며 “더구나 문화재와 관련된 행사에서 국보인 철당간 옆에 대형크레인을 세우고 배를 올려 이벤트를 하려 했다는 것부터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지역 향토학자는 “문화재청 주최 행사로 국보 문화재 주변 대형 구조물 설치와 운영에 대한 검토가 있었는지, 대형 크레인 진입으로 인한 철당간의 진동에 따른 균열 등에 대한 사전 조치가 있었는지 궁금하다”면서 “개인의 경우 작은 토목이나 건축행위에도 문화재 영향성 검토를 거치게 되어 있는데 어떻게 행정 절차가 진행됐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어 “상가의 항의로 이벤트가 진행되지 않았지만 국보가 훼손될 우려가 있음에도 배를 공중에 부양시키는 것이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느냐”며 “문화재청 주최 행사로서 문화재의 활용이란 관점에서 신중히 검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행사에 역동성을 주기 위해 기획됐지만 크레인의 사이즈가 컸고, 도로가 좁은 것도 고려하지 못한 오류가 있었다”며 “당일 현장 사정으로 공연이 취소된 만큼 일부 비용을 회수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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