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번째 수상자 김기용·함인옥 부부, 첫 수상자는 충주 고 정연승 상사

한밤중 화재 현장에서 이웃에 사는 80대 노인 등 일가족 5명을 구한 용감한 부부가 LG 의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LG복지재단은 지난 24일 LG의인상 50번째 수상자로 단양군 적성면 하원곡리의 김기용(55), 함인옥(46)씨 부부를 선정했다. 부부는 지난 17일 오전 1시26분쯤 이웃집 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방에서 잠을 자고 있던 안모(83)씨 등 일가족 5명을 밖으로 대피시켜 목숨을 구했다.
 

단양 적성면 김기용·함인옥 부부.

불이 난 주택에서 10m가량 떨어진 곳에 사는 김씨는 당시 현관에 묶어둔 애완견 짖는 소리에 잠이 깼다. 김씨는 언론인터뷰에서 “개가 짖는 방향을 보니 ‘탁탁’ 소리와 함께 불기둥이 솟아올랐다. 큰불이 난 것 같아서 속옷 바람에 소화기를 들고 뛰어가 초기 진화를 했다”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아내 함씨는 119에 신고해 구조를 요청했다는 것.

화재 현장에 김씨가 다가가자 창고가 불에 타고 있었고 아내 함씨가 소화기 핀을 뽑아 건네줬다. 김씨는 불이 번지지 않게 소화기 3대를 번갈아 쓰면서 화재 진압에 나섰다. 애초 거동이 불편한 고령의 안씨는 집밖으로 대피하지 못했다. 이에 현장으로 접근한 김씨는“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를 창문 쪽으로 오라고 손짓한 뒤 어깨와 목덜미를 잡아 밖으로 끌어냈다”고 말했다. 이어 안씨의 딸(46)과 손주 2명이 안방에서 자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안방 창문을 막고 있던 목재와 농기구를 걷어냈다. 결국 창문을 통해 대피한 나머지 가족 3명도 김씨가 장애물을 치워준 덕분에 탈출에 성공했다.
 

충주 금가면사무소옆 고 정연승 상사 추모비.

LG 의인상은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구본무 LG 회장의 뜻을 반영해 LG복지재단이 지난 2015년부터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 故 구인회 회장이 1942년 중경 임시정부 독립운동자금 마련을 위해 찾아온 ‘백산 안희제' 선생에게 1만원을 희사했던 일이 뒤늦게 알려졌듯이 의인상 수여 역시 특별한 행사 없이 수여자의 생업 현장 혹은 관할 경찰서에서 조용하게 진행되고 있다.

LG복지재단은 제정 첫해인 지난 2015년 3명, 지난해에 25명, 올들어 22명의 의인을 선정하는 등 현재까지 50명의 의인들에게 상을 수여했다. LG 의인상 첫 수상자인 故 정연승 특전사 상사도 충북 출신이다. 지난 2015년 9월 교통사고를 당한 여성을 구하려다 신호 위반 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유가족에게는 1억원의 위로금을 전달했다. 충주에서 태어난 정 상사는 1999년 특전부사관으로 임관해 제9공수여단에서 근무했고 금가면에 부모가 산다. 금가면 직능단체장과 초중고 동문들이 성금을 모아 면사무소앞에 추모비를 건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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