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내 '종합병원'에서 진행 중인 병문안 문화 개선사업을 놓고 병문안객들의 온도 차가 극명하다. 감염에 취약한 병원의 어쩔 수 없는 조치라는 의견과 과도한 처사라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번 논란의 핵심 쟁점은 병동 내 출입 제한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단체 병문안으로 인한 메르스의 빠른 확산, 역학조사의 어려움 등으로 큰 인명피해와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이후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 항목에 병문안 문화개선 체계를 포함, 병원들의 병문안 문화 개선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도내 상급종합병원인 충북대학교병원은 사업비 4억7천여만 원을 들여 각 병동 입구에 스크린도어를 설치, 오는 9월 1일부터 병문안 시간 외 병동 출입을 금지한다.

스크린도어를 통과할 수 있는 출입증은 환자·보호자·간병인 등에 최소한으로 지급된다. 출입증 소지자는 병원 측이 정한 제한 인원에 맞춰 병문안 시간 내 지인들과 함께 병동에 출입할 수 있게 된다. 충북대병원의 병문안 시간도 평일 오후 6시~오후 8시(1회), 주말·공휴일 오전 10시~낮 12시, 오후 6시~오후 8시(2회)로 제한된다.

쉽게 말해 '아무 때나, 다 같이'였던 병문안 문화가 사라지는 셈이다.

 충북대병원 관계자는 "환자·보호자 등을 대상으로 병문안 문화 개선에 대한 홍보를 꾸준히 벌여왔다"며 "오는 9월 1일부터 운영되는 스크린도어는 방문객들의 혼선을 줄이기 위해 일단 개방해두겠으나, 추후 상황을 보고 병동 출입 인원을 제한할 계획도 구상 중이다. 병문안은 병원 곳곳에 마련된 휴게실 등을 이용해달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병문안 자체가 어려워지자 병문안객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지인이 입원해 걱정되는 마음에 병문안을 온 것인데, 과정·절차 등이 너무 복잡하다는 이유에서다.

28일 충북대병원을 내원한 정모(여·64)씨는 "병원 곳곳에 병문안을 자제해달라는 문구를 보고 아픈 환자를 보러온 상황에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며 "앞으로는 친구들과 함께 병동에도 들어갈 수 없다고 하니 개별적으로 오거나, 오지 말아야겠다"고 말했다.

반면, AI 등 인체 감염병에 대한 국민 우려가 커지면서 찬성하는 입장도 있다.

확진 186명·사망 38명·격리 1만6천693명이라는 초대형 인명 손실을 불러일으킨 인체 감염병 '메르스'의 경험이 크게 작용한 탓이다.

김경아(여·36·청주시 서원구)씨는 "메르스가 급속도로 퍼진 이유는 병원 내에서 감염자 관리에 소홀했기 때문"이라며 "감염병에 대한 공포를 이미 한 차례 경험한 상황에서 조금 불편하더라도 병문안 문화 개선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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