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부동산 불경기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미분양 주택이 7천 가구에 육박하면서 갈수록 악화되는 모습이다. 충북이 지난 8·2 부동산 대책에서 다주택자를 제외하곤 별다른 제한 조치를 받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7월 말 도내 미분양 주택은 6천853가구로 6개월 동안 2천810가구(69.5%)나 늘었다. 정점을 찍은 6월 7천108가구에 비해 255가구(3.6%) 감소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681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621가구에 달했던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올해 5월 556가구로 소폭 감소했다가 6월 689가구로 다시 증가한 뒤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미분양의 결정적 원인은 공급 과잉이었다. 올해 1∼7월 누적 분양승인 실적만 1만988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3천128가구(39.8%)나 급증했다.

7월 주택 준공실적도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6% 증가한 1천511가구에 달했다. 최근 5년 평균 1천86가구에 비해 39.1% 증가한 수치다.

특히, 주택 공급 및 준공이 많은 청주지역의 미분양 사태가 심각한 편이다.

지난달 말 기준 3천274가구가 미분양 되며 2015년 하반기 이후 공급된 주택(분양 완료 제외)의 26.3% 수준을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청주 동남지구와 오송2단지 등지에서 총 5천253가구가 분양됐으나 절반인 2천642가구가 미분양 사태를 피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최대 7천788가구가 또다시 충북지역에 공급될 예정이어서 미분양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청주에선 동남지구 시티프라디움 2개 블록 1천407가구와 가경동 홍골지구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2차 664가구가 조만간 분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민간공원개발사업인 잠두봉공원 포스코 더샵 1천118가구와 가경지역주택조합 GS자이 992가구, 내수지역주택조합 서희스타힐스 515가구, 개신동스위트인조합 155가구도 연내 착공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와 함께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선정된 충주에서도 LH 공공임대 455가구와 이안충주봉방 188가구가 연내 분양을 계획 중이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미분양이 7천 가구나 되는 상황에서 또다시 8천 가구를 공급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공급 조절 실패가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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