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지자체가 고속도로 건설 사업을 놓고 동상이몽(同床異夢)이다.

충북도와 증평군·진천군·괴산군·음성군 등은 중부고속도로 확장을 연일 촉구하고 있고, 청주시는 중부 확장보다 서울~세종고속도로 청주 경유에 오롯이 매진하고 있다.

충북의 성장과 직결되는 도로 인프라를 놓고 각 지자체가 원보이스를 내지 못하고 있는 탓에 지자체 간 미묘한 신경전도 감지되고 있다.

중부고속도로 확장사업은 충북도의 해묵은 현안 중 하나다.

지난 2008년 KDI(한국개발연구원)의 사업타당성 조사에서 사업 당위성을 인정받았지만 이후 제2경부 고속도로(현 서울~세종 고속도로) 건설 계획이 나오면서 현재까지 답보상태다.

특히 중부고속도로 남이~호법 구간은 상습 정체구간으로 악명이 높다.

이에 도는 해당 구간만이라도 조속히 확장해야 한다고 정부를 압박하고 있지만, 정부는 미온적이기만 하다.

지역 정치권도 좀체 힘을 못 썼다. 오히려 선거철마다 정쟁의 도구로 전락했다.

지난 2014년 6회 지방선거에서는 여야 지사 후보 간 의견이 갈려 첨예하게 대립했다.

지난해 3월 정부가 중부고속도로 확장사업 타당성 재조사를 실시하면서 사업 추진의 불씨가 되살아나는가 싶더니 이마저 암초의 연속이었다.

결국 내년 새해 정부예산안에 중부 확장 사업 예산이 편성되지 않았다.

이에 이시종 충북지사를 비롯해 홍성렬 증평군수·송기섭 진천군수·나용찬 괴산군수·이필용 음성군수 등은 정부를 상대로 중부 확장의 필요성을 피력하는데 몰두하고 있다.

여기엔 청주시는 빠졌다.

중부고속도로 서청주IC 구간 역시 상습 정체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지만 청주시는 중부 확장에 크게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반면 청주시는 서울~세종 고속도로의 청주 경유에 올인이다.

정부의 구상대로라면 서울~세종고속도로는 구리~안성~서세종으로 건설된다.

청주시는 충청권의 균형발전과 국가기반시설의 연계 강화 등을 내세워 노선 변경 즉, 서울~세종고속도로 청주 경유를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충북도와 다른 지자체의 지원은 사실상 없었다.

되레 중부 확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엇박자를 내기도 했다.

상황이 이런 탓에 충북도는 '중부 확장', 청주시는 '서울~세종고속도로 청주 경유' 등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는데 급급하다.

유기적인 협조와 지원은커녕 서로 불만만 토로하고 있다.

충북도 안팎에서는 청주를 지나가는 중부고속도로 상습 정체가 심각한데 청주시는 '강건너 불구경'이라는 불평이 쏟아지고 있다.

반대로 청주시 안팎에서는 서울~세종고속도로 노선에 대해 충북도가 형식적인 정부 건의 등의 지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충북도 한 관계자는 "중부 확장은 충북 전체를 봤을 때 가장 시급한 사업 중 하나"라며 "이런데도 청주시의 태도는 미온적이기만 하다"고 말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서울~세종고속도로 청주 경유에 대해 충북도의 지원이 소극적이기만 하다"며 "노선 변경에 대해 청주시만 줄곧 재건의하는 등 홀로 싸우고 있는 중"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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