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깨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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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깨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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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8.24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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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강희의 同床異夢
홍강희 충청리뷰 편집국장

과거에는 시민들이 국가나 지자체, 기타 공공기관에 의해 피해를 봐도 참고 넘어갔다.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닌데 어쩌겠느냐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변했다. 손해를 입힌 당사자가 국가나 지자체, 공공기관일지라도 손해배상을 청구한다.

지난 2004년 3월 어마어마한 눈이 쏟아졌다. 얼마나 많이 왔는지 ‘100년만의 폭설’이라 불렸다. 참여자치21은 폭설 이후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고속도로에 고립된 운전자들을 상대로 소송인단을 모집했다. 호남·중부·경부고속도로 등에 갇힌 사람들은 이에 응했다.

이들은 “국가와 한국도로공사가 신속히 교통통제 조처를 취하지 않았고, 사태 수습 과정에서도 잘못된 교통정보 제공, 제설작업 지연, 구호조처미비 등 과실을 범했다”고 주장했다. 충북참여연대도 폭설에 고립됐던 운전자 450여명의 소송인단을 모집해 1인당 200만원의 위자료 청구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은 도로공사측 책임을 인정해 “1인당 30~6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 때 전국적으로 몇 만명에 달하는 소송인단이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각각 소송을 냈다. 때문에 전체적인 숫자는 알 수 없지만 당시 큰 이슈가 됐다. 폭설 같은 자연재해 자체를 문제삼은 게 아니라 그 이후 사태수습을 제대로 하지 못해 입은 피해에 대해 배상하라는 것이다.

‘증평군 보강천 침수피해 화물차 대책위’ 관계자 41명은 최근 홍성열 증평군수를 상대로 22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7월 16일 충북에 내린 집중호우로 화물차 침수를 당하자 들고 일어선 것이다. 이들은 “폭우가 내렸던 16일은 일요일 이었다. 증평군의 늑장대응으로 보강천 하상주차장에 주차했던 화물차 60여대가 침수됐다. 수리비가 한 대당 2000~3000만원 가량 들어가 살길이 막막하다. 그럼에도 증평군수는 지원 근거가 없다는 대답만 되풀이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소송을 통해 근거를 만드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어 나섰다고 말했다.

이와 사례는 다르지만 지난 2015년 8월 삼복더위에 청주시 상당구·청원구 일대에서 발생한 대규모 단수사태에 대해서도 피해 배상이 이뤄졌다. 청주시는 사회 통념상 참아낼 수 있는 하루 단수는 제외하고 나머지 일수에 대해 배상금을 지급했다. 일반가정은 지난 2011년 경북 구미시에서 발생한 단수사고 배상 법원 판결을 인용해 1일 2만원씩, 1인당 최대 6만원을 받았다. 총 4449가구가 배상금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식당 등 영업장 471곳도 배상을 받았다. 손해사정전문기관의 감정평가에 의해 휴업, 영업제한, 재료 및 재고자산 폐기, 복구비용 지출 등의 손해를 입은 것이 인정된 곳이다. 시는 피해배상을 신청하지 않은 가구를 위해 법원에 배상금을 공탁하고 찾아가라고 했으나 이 또한 행동하는 사람만이 받을 수 있다.

‘권리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많은 권리를 가졌어도 행사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얘기다. 내 잘못이 아닌데도 피해를 당했을 때는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그것은 나뿐 아니라 같은 피해를 당할 또 다른 사람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사회도 발전하는 것이다.

요즘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계란 때문에 뒤숭숭하다. 계란은 매일 먹는 기초식품이어서 이 문제에 관한 시민들의 관심은 매우 높다. 관심에서 더 나아가 혹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계란이 ‘안심계란’으로 둔갑하지는 않는지, ‘유기농’이라는 이름을 아무데나 붙이고 속이지는 않는지 등을 시민들이 지켜봐야 한다. 시민들이 깨어있어야 피해를 입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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