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기반 ‘청주 민들레장애인보호작업장’ 수경재배 쌈채소 인기만점

전국에서 유일한 수경재배 장애인보호작업장이 청주시 흥덕구 동막동에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5월 문을 연 ‘민들레장애인보호작업장’(원장 민용순)은 발달장애인 청년 10명이 직접 농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도심과 동떨어진 농촌 지역에 2만3천여㎡의 농지를 확보해 작업장 2동과 경작지로 활용하고 있다.

이는 (사)충북장애인부모연대가 직접 나서 7년전 지역 국회의원을 통해 특별교부금을 확보해 마련한 땅이다. 하지만 작업장 건립을 위한 보건복지부 예산지원이 여의치 않아 5년을 끌다 작업장 2동을 완공하게 된 것.
 

장애인부모연대 회장으로 민들레보호작업장의 산파 역할을 해온 민 원장은 밭일을 하던 중 취재진을 맞이 했다.

“대부분 장애인작업장에서 하는 일은 단순조립, 임가공업이다. 대체로 하루 8시간 작업장에 있으면 월 20만원 정도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자식들을 보고 부모가 어떻게 맘 편히 눈을 감겠는가? 그래서 스스로 먹고 살 수 있는 일거리를 찾게 됐고 전국 23군데 작업장을 둘러보고 내린 결론이 1차 산업 농업이었다. 일단 자연속에서 융통성있는 노동을 하다보니 장애인 근로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비장애인도 오랜 시간 반복작업을 하다보면 스트레를 받을 수밖에 없는데, 장애인들은 공격성이나 가해행위로 표출될 수 있다. 하지만 민들레작업장에선 하루 4시간 수경재배와 밭작물을 가꾸다보니 장애우들의 행동패턴이 눈에 띄게 안정화되는 변화가 생겼다. 또한 민들레작업장에서는 장애인 근로자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연극, 볼링, 스피치 활동을 요일별로 교육시키고 있다.

보건복지부에서도 민들레작업장 수경재배사업을 모범사례로 평가해 입소문을 통해 취업문의도 많다. 따라서 인접한 버섯재배장 시설이 갖춰지면 15명의 장애인 노동자를 추가 취업시킬 예정이다. 급여는 4대 보험을 포함해 월 20만원 정도지만 하루 4시간 노동 이외에 재활복지 프로그램이 강점이다.
 

지난 10일 청주백합라이온스클럽 회원들이 민들레작업장을 방문해 봉사금 기탁과 자원봉사활동을 벌였다.

민들레작업장의 수경재배 쌈채소는 무농약 청정 농산물이다. 흙한점 없이 영양수액만을 빨아들여 LED 채광을 갖춘 재배사에서 키운다. 20가지의 다양한 쌈채소를 골고루 섞어 박스당 1만5500원(월 2회는 3만원)에 택배판매하고 있다. 노지 채소보다 부드럽고 상품성이 높다보니 단골 주문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청주를 시작으로 충주, 제천까지 농업기반 장애인보호작업장을 만들어 네크워크 시킬 예정이다. 충북장애인부모연대 회원만도 1천명이 넘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결국 사회복지사들의 노력보다 '엄마'들의 억척스런 의지가 구체적인 성과물을 만들어낸 셈이다.

“작업장 설립 당시 일부에서는 장애인부모연대가 재산불리기 하는 것이 아닌 지 의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청주시 계약조건에 용도대로 땅을 쓰지 않으면 즉시 환원토록 명시했다. 우리 자식들이 평생 남의 보호대상이 아니라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찾아주고자 시작했다. 앞으로 자립센터를 만들고 50명을 고용해 최저임금 이상 지급하는 것이 우리 작업장의 최종 목표다.” 민 원장이 ‘민들레’라고 작명한 뜻은 ‘소리없이 끈질지게 널리 퍼져나가길 바라기 때문’이란다. <후원 및 주문 043-233-8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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