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서야 찾은 고구려, 잔뜩 반했습니다”
CJB 청주방송 창사 특집프로, 지역민방 쾌거 평가

CJB 청주방송이 지난 23, 24일 이틀간 창사 7주년 기념으로 제작, 방영한 고구려 기획프로가 지역민방의 최대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방송은 중국 동북공정을 계기로 고구려에 대한 재조명 움직임이 확산되자 남한의 고구려 역사를 주제로 “이 땅에 고구려가 있다” 제목의 다큐프로그램을 제작, 이틀간 1, 2부로 나눠 각각 한시간짜리 기획물로 방영했다.

   
▲ 사진 왼쪽부터 서재정·황현구 기자
1부는 편성팀(박태명-엄현종)이, 2부는 보도팀(황현구-서재정)이 맡아 제작했는데 우선 남한의 고구려 역사를 총체적으로 다룬 첫 다큐멘터리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2부 제작을 위해 지난 9월 1일부터 10월 15일까지 한달 보름간 전국을 누빈 황현구기자(38)는 “취재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그동안 고구려에 대해 기자로서 너무 무관심했다는 죄책감이 더 컸다”고 말했다.

“사실 고구려는 북한이나 만주로만 연상했는데 남한 내의 광범위한 고구려 역사를 확인하고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고구려는 말 그대로 제국 그 자체였다. 지금까지 배운 역사공부에서 남한의 고구려가 홀대받은 이유를 여러 가지로 추측할 수 있지만 고구려역사는 분명히 다시 써져야 한다는 것을 확신했다. 특히 고구려 역사가 우리 충북의 곳곳에 숨쉬고 있다는 사실에 취재 내내 설레임을 감추지 못했다. 그동안 특정 유물이나 유적에 국한돼 단편, 단속적으로 접근되던 남한의 고구려 역사를 미흡하지만 종합적으로 정리했다는데 보람을 느낀다.”

실제로 남한의 고구려 역사를 주제로 설정, 다큐물로 제작한 것은 국내 방송사상 처음이다. 한 가지 테마를 놓고 이번처럼 편성-보도팀으로 나눠 프로그램을 제작한 것도 시험적인 시도로서, 방송사측은 “남한의 고구려 역사가 아직 정립되지 않은 만큼 시각의 다양성을 통해 실체적 사실에 접근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1부에서 다룬 단양 온달산성과 온달장군에 대한 재조명은 그동안 전설 차원으로만 전해지던 고구려 역사를 각종 근거에 기초해 다각도로 재현해냄으로써 향후 학계 자료로서의 활용가치도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2부의 청원 부용면 남성골 유적의 집중분석 역시 고구려의 금강 진출을 역사적 사실로 규명한 수작으로 꼽힌다.

서재정 카메라기자(45·전 충북기자협회장)는 “워낙 무거운 주제였기 때문에 부담이 컸지만 있는 그대로를 시청자한테 전한다는 생각으로 현장을 담았다. 남한의 고구려역사를 산성이나 분묘로만 확인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아쉬웠지만 재조명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생각으로 위안삼겠다”고 말했다. 영상미가 뛰어난 이 프로그램은 재편집을 거쳐 앞으로 전국 8개 민방에도 방영된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