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그 특사' 사건의 주역인 독립운동가 보재(溥齋) 이상설(李相卨·1870~1917) 선생의 삶이 서거 100주년을 맞아 한편의 다큐멘터리로 재조명된다.

  KBS청주는 이상설 선생의 후손과 함께 그의 발자취를 되짚어보는 다큐멘터리 '이상설의 길, 희망을 깨우다'를 14일 오후 11시 40분 KBS 1TV에서 방영한다고 8일 밝혔다.

  프로그램은 그의 고향인 충북 진천에서 출발해 서전서숙으로 민족교육의 씨앗을 뿌렸던 북간도 용정과 광복을 위해 불꽃의 시간을 살았던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서거지인 우수리스크까지 선생이 걸었던 길을 그의 후손과 함께 되짚는다.

특히 그의 직계로는 유일한 후손인 외손녀 이현원 여사가 프리젠터로 출연한다. 선생의 흔적을 더듬으며 찾아낸 의미와 해답을 일기 형식의 나레이션으로 전달한다.

  현장에 동행한 이 여사의 손녀인 이유진 씨와 손자인 이민규 군은 독립운동가로서도 그 업적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외고조 할아버지의 필체와 생생한 흔적을 확인한다.

  이 과정을 통해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가 왜 조국을 떠나 망명길에 올랐고, 광복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고난의 길을 걸어갈 수밖에 없었는지를 조명한다.

  우리나라의 근대 수학 교과서를 만든 인물이자 항일민족교육의 효시가 된 북간도의 서전서숙을 설립한 교육자인 그가 혼란스럽고 위태로운 시대에 굴하지 않고 조국과 동포들에게 던졌던 희망의 메시지도 되새긴다.

  KBS청주의 심수영 작가는 "이상설 루트를 따라 연해주를 걷는 동안 후손들은 이상설의 독립운동 동지였던 최재형 선생의 손자와 홍범도 장군의 손녀를 만난다"며 "다만 제작비 문제로 이상설 루트 중 중요한 축인 네덜란드 헤이그를 여정에 포함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진천읍 산척리에서 태어난 이상설 선생은 1907년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서 이준·이위종 열사와 함께 국권 회복을 국제 여론에 호소했다.

  1910년 경술국치 이후 러시아 연해주 일대에서 독립운동을 벌였다. 민족 교육에 앞장서다 47살에 타국에서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정부는 1962년 선생에게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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