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가 교통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 두 차례나 설계를 변경했던 월오~가덕 구간 도로가 결국 경사도 9.8%로 건설될 것으로 보인다.

경사도를 더욱 낮춰 도로를 만들 계획이었으나 금강유역환경청이 환경 파괴 등을 이유로 반대했기 때문이다.

시는 이 도로의 경사도가 `죽음의 도로'로 불리는 산성도로 평균 경사도 10%에 육박하는 만큼 긴급제동시설 설치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청주시는 6일 월오~가덕 간 도로를 첫 번째로 설계 변경한 경사도인 9.8%로 조성하기로 사실상 가닥을 잡았다고 밝혔다.

두 번째 설계 변경을 통해 경사도를 7.9%까지 낮췄으나 금강청의 반대로 무산됐다. 경사도를 낮추기 위해선 굽은 도로를 만들 수밖에 없는데 자연 훼손 등이 심해진다는 것이다. 금강청은 처음 수정한 설계대로 도로 건설을 추진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산성도로의 평균 경사도와 유사한 9.8%가 된다.

다시 사고 위험이 높아진 셈이다. 시는 다른 대안을 찾기 위해 고심했으나 금강청 요구를 충족할 만한 방안을 찾는 데 실패했다.

대신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하기로 방향을 틀었다. 이번 주 설계 용역을 맡은 업체 관계자를 만나 협의하기로 했다.

시가 구상하는 방안은 긴급제동시설 설치다. 현재 사고 예방을 위한 보수에 들어간 산성도로도 이 시설이 설치된다.

산성도로는 상당구 명암동 컨벤션센터 앞 교차로에서 산성동 상당산성 입구까지 3.97㎞를 잇는 구간이다. 명암동 방향으로 터널을 통과하면 1.9㎞에 내리막도로가 있다. 이곳에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시는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해 월오~가덕 도로 중 커브가 심한 구간에 긴급제동시설 설치를 고려하고 있다.

커브 구간의 도로 폭도 넓힐 계획이다. 무게 중심이 높은 화물차 특성을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차량의 회전 반경을 넓히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경사도를 낮추기 위한 다른 방안이 없는 데다 공사도 더 지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사고 위험을 방지할 수 있는 시설 마련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월오~가덕 구간 도로는 옛 청주시와 청원군이 통합을 확정하기 한 달 전인 2012년 5월 공사가 시작됐다. 하지만 급경사에 따른 안전 문제가 제기돼 2013년 10월 중단됐다. 경사도가 최고 14.8%에 달해 `죽음의 도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당시 시의회도 아파트 지하 주차장의 출구 경사도(17%)와 비슷하다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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