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아침에 생계가 막막해진 사정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돕고 싶은 마음 누구보다 간절하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지난 3일 밤 충북도청 서문 농성장을 찾아 화물차 기사들의 딱한 사정을 듣고 이렇게 말했다.

이 지사는 이날 밤 9시쯤 차주들이 밤샘 농성을 벌이는 텐트를 방문해 대화를 자처했다.

이 자리에서 차주들은 “차량 수리비만 2000~3000만원에 이르고 운행을 하지 못해 발생하는 손실도 상당하다. 살아가기가 막막하다”고 하소연 했다.

이에 이 지사는 “여러분과 내가 비록 노사 관계도 아니고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는 아니지만 도정을 총괄하는 지사의 입장에서 여러분을 돕고 싶은 마음은 누구보다도 간절하다”고 말을 꺼냈다.

그러면서 “현행 제도 안에서만 지원이 가능해 안타깝다. 무엇을 더 도와줄 수 있는지를 계속 고민하고 있으니 이런 점을 이해해 달라”고 대답했다.

▲ 이시종 충북지사가 지난 3일 오후 9시쯤 충북도청 서문 증평 화물차 차주 농성장을 찾아 대화하고 있다. <충청타임즈 제공>

이 지사와 대화를 나눈 화물차주들은 이튿날 곧바로 천막을 철거하고 농성을 풀었다.

이 농성장은 지난달 16일 집중호우로 증평 보강천에 차량을 세워놨다가 침수 피해를 본 화물차주들이 충북도에 보상을 촉구하기 위해 만들었다.

화물연대 충북지부와 보광천 화물기사대책위원회 40여명은 이날 오전 충북도청 서문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이번 침수 피해는 증평군의 직무 유기가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들은 전날 증평군청에서 출발해 충북도청까지 28㎣ 구간을 걸어서 행진하면서 피해보상을 촉구했다.

이 지사와 차주들의 만남은 지난달 23일에도 있었다. 당시 증평 수해현장을 찾았던 이 지사는 청주로 돌아오던 길에 군청 앞에서 집회한다는 소식을 듣고 집회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어 이 지사는 1시간 동안 차주들과 만나 애로사항을 듣기도 했다.

이날 밤 집무실로 돌아온 이 지사는 심야 대책회의를 열어 충북신용보증재단을 통해 화물차주 1인당 최대 7000만원까지의 저리 융자를 지시했다.

또 도 재해구호기금 1인당 최대 100만원 지원과 피해차량 수리비 할인, 화물복지재단과 일반화물연합회를 통한 1인당 30만~200만원 위로금 지원 등을 이끌어냈다.

충북도 관계자는 “이 지사의 특별지시로, 생계형 화물차량 피해자들에게 `하나라도 더'지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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