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성안길에서 명맥을 이어가던 향토 쇼핑몰인 쥬네쓰가 영업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17년 만에 매물로 나왔다.

27일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청주시 상당구 성안길에 있는 쥬네쓰의 일부가 매각됐고, 나머지도 매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리아 측은 최근 CGV 북문이 입주해 있는 건물 3~5층을 제주에 있는 업체에 매각했다. 매각금액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100억원 미만인 것으로 추정된다.

또 1, 2층의 경우 지난 8일 구분소유자들로 구성된 관리단이 총회를 열고 매각방침을 의결했다. 1, 2층의 구분소유자들은 모두 203명이며 ㈜코리아는 30%의 지분을 갖고 있다.

매각 희망금액은 총 분양가의 절반 수준인 300억원 선이며, 현재 서울의 업체와 물밑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분소유자 중 일부가 매각에 반대하고 있어 실제로 매각이 확정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쥬네쓰는 지난 2000년에 지어졌으며, 이후 2013년 아웃렛으로 재개장했지만 빛을 보지 못하고 비워진 채 방치됐었다. 지난해 1월부터는 옛 흥업백화점에서 근무했던 직원들이 의류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결국 한때 청주 상권의 상징이었던 쥬네쓰는 청주 외곽지역의 대형 백화점과 아울렛이 들어선 이후 쇠락의 길을 걷다가 운영난에 시달린 끝에 건물마저 외지업체에 매각되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특히 APM, 흥업백화점에 이어 쥬네쓰까지 성안길에 있는 쇼핑몰들이 잇따라 문을 닫는 운명을 맞게 됐다.

한편, 지역업체인 ㈜코리아 측은 지난해 3월에도 CGV 서문의 땅과 건물을 노무라이화자산운용㈜에 580억원에 매각한 바 있어 이번에 쥬네쓰 매각이 완료되면 유통업에서 완전히 손을 뗄 것으로 보인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향토기업이 근근이 버티고 있던 쥬네쓰마저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을 들으니 안타깝다”면서 “성안길 상권을 되살릴 수 있는 상가로 재탄생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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