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기자회견, “함정 질문에 빠지고 교묘하게 편집” 억울
"원포인트 도의회, 예비지 지출 노력" 선문답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학철(왼쪽), 박한범(우측) 충북도의원이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민께 사과했다.
박한범 의원(우측)이 회견문을 낭독하고 머리를 숙여 사과했다.

 

사상 최악의 수해피해를 입은 도민을 뒤로하고 이를 비판하는 국민을 들쥐의 일종인 ‘레밍’에 비유했던 김학철 도의원이 귀국했다. 김 의원은 귀국하자마자 충북도청으로 향했고 대도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의원은 이와는 별도로 ‘레밍’ 발언에 대해서는 기자의 함정질문에 빠졌으며 교묘하게 편집돼 자신의 발언이 왜곡됐다며 억울함을 표시했다. 또 인천공항에 도착해 다시 한번 출국여부를 논의했지만 다섯 명 의원 중 수해 때문에 출국하지 말아야 한다고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22일 저녁 김학철, 박한범 충북도의원이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김학철 도의원은 취재진에게 "KBS의 해당 기사하고 청주 가서 해명을 해 드리도록 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국민은 설치류 같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굉장히 많이 편집이 돼 억울한 입장이다"고 말했다. 그는 " 사회현상에 대한 것을 설명한 것이다. 해당 기사가 레밍이라는 단어를 몰라서 의도됐든 않았든 일종의 함정 질문에 빠진 것 같다. 그것이 교묘하게 편집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사상최대의 재해를 입은 상황에서 관광성 해외연수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행정문화위원회가 예술, 문화를 주된 업무들이다. 그걸 외유라 매도하는 것에 대해 매우 서운했다"고 말했다.

이들 두 의원은 인천공항에서 곧바로 충북도청으로 향했다. 사과 기자회견은 23일 0시에 시작됐다.

김학철, 박한범 도의원은 “막대한 인명과 재산피해를 낳을 이번 수해와 비상상황을 뒤로 한 채 해외연수를 강행해 도민 여러분께 큰 충격과 분노를 안겨 드린데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도민 여러분께 사죄를 드리며 저희들의 행동을 반성하고 자숙과 성찰을 통해 다시 태어나도록 끊임 없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진 질의 응답 시간에서 김학철 의원은 “제가 아까 공항에서 들고 온 작은 가방을 보셨을 텐데 집에서 출발하기 30분전에 챙긴 것이다”며 “출국하기 전 전 날부터 고민을 하면서 지금까지 잠을 열시간도 채 못 잤다”고 말했다.

김학철, 박한범 의원의 기자회견장 주변에는 보수단체 회원들이 미리 도착해 항의 퍼포먼스 물품을 내려놓고 대기했다.

 

 

김학철 “나 제외한 세 명 의원은 피해자. 이제 비난 접어달라”

 

그는 “출국 전날에 지역구가 충주다 보니 지역구의 피해상황을 둘러봤고 청주까지 둘러볼 여력이 없었다. 전화를 통해 도 공무원에게 피해상황을 알아 봤지만 정확하게 알 수가 없었다”며 “도의 관계부서에서 정확한 피해 집계는 열흘정도 지나야 나온다. 공공시설은 복구가 됐고 복대동 등 몇곳을 제외하고는 복구가 됐다. 민가와 상가의 물은 빠지고 청소만 남았다는 말을 듣고 가야 될지 말지 고민을 했다”고 밝혔다.

김학철 의원은 “저를 포함한 다섯 명이 공항까지 다모였는데 그 순간까지도 고민했다”며 “모든 의원들이 우리 위원회가 어렵게 꾸려져 왔는데 오랜만에 화합이 되고 도민들을 위한 위원회로 거듭나기 위해서 이번 연수를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이 다들 계셨다”고 말했다.

이어 “ 어느 한분도 수해상황으로 못가겠다고 선뜻 말을 못하신 것 같다”며 출국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나머지 세 명의 도의원들은 위원장의 어리석은 판단으로 (징계와 비난을 받은) 피해자다. 당의 징계와 이런 비난들은 접어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징계와 비난은 내가 다 받는다. 비난도 어떤 질책도 제가 감당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수해로 피해를 입은 도민을 지원하기 위해 “지방비 예비비 지출을 통해서라도 피해지역에 지원 될 수 있도록 여러 의원들과 상의를 해서 원 포인트 회기를 열어서라도 가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늦게 귀국한 것에 대해서는 “한꺼번에 항공권을 구입하기가 쉽지 않았고 (항공료)발권비 부담을 개인 사비로 해야되는 상황인데 해외에서 지불되는 카드가 없는 분도 있었다”며 애로점을 토로했다. 이 있었다.

다음은 김학철, 박한범 두 의원이 발표한 사과문 전문이다.

 

<도민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막대한 인명과 재산피해를 낳을 이번 수해와 비상상황을 뒤로 한 채 해외연수를 강행해 도민 여러분께 큰 충격과 분노를 안겨 드린데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이번 수해로 인해 말로는 다할 수 없는 고통과 아픔을 눈물로 견디고 계신 도내 수재민 여러분께 저희들의 과오로 다시 한번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드린데 대해서도 사죄의 말씀을 올립니다.

저희들의 안일하고 짧은 생각으로 도민들께서 주신 도의원의 책무를 망각하고 도민여러분의 관심과 애정 앞에서 절대로 있어서는 안될 행동을 하였습니다.

저희에게 내리시는 어떠한 비난과 질책도 모두 달게 받겠습니다. 앞으로 모든 날들을 후회와 반성으로 채찍질 하며 이를 가슴깊이 새기겠습니다.

도민 여러분께 사죄를 드리며 저희들의 행동을 반성하고 자숙과 성찰을 통해 다시 태어나도록 끊임 없이 노력하겠습니다.

수재민들의 아픔과 상처에 대해서는 뜨거운 눈물로 속죄하는 모습으로 다가가도록 하겠습니다.

해외연수와 저희의 너무도 부적절한 언행과 처사로 도민여러분들은 물론 국민들게 오래토록 아물지 않을 상처와 분노를 드린데 대해 다시 한번 고개숙여 사죄드립니다.

충청북도의회 의원 김학철‧박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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