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삐의 작가, 린드그렌의 테마파크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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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의 작가, 린드그렌의 테마파크를 가다
  • 충청리뷰
  • 승인 2017.07.19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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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대표작가 고향에 작품무대 설치, 무대극보며 작품에 빠져
유르고덴섬의 이야기박물관 ‘유니바켄’…어린이들에게 인기 최고

윤송현의 세계도서관기행
(14)북유럽 편


어느 나라를 가든 그 나라를 대표하는 작가를 알아보고, 그의 대표작을 읽어보고, 작품의 현장을 찾아가보기를 권한다. 스웨덴을 대표하는 작가는 ‘빨간머리 삐삐’를 만들어낸 아스트리드 린드그렌(1907~2002, Astrid lidgren)이다. 스웨덴의 관광지에서는 쉽게 머리를 양옆으로 묶고, 얼굴에는 주근깨가 가득한 소녀 삐삐 인형들을 볼 수 있다. 당연히 도서관의 전시 행사에서도 린드그렌의 작품전은 단골이 된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은 특별히 작가가 되기 위한 수업을 받지는 않았는데, 삼십대 중반에 아픈 딸을 달래주기 위해 지어낸 이야기를 정리해서 <삐삐 롱스타킹>을 출간했다. 그뒤에 <라스무스와 방랑자>, <산적의딸 로냐>, <사자왕형제의 모험> 등을 출간해서 세계의 어린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오늘은 스웨덴에서도 린드그렌과 관련된 특별한 곳을 소개하고 싶다.
 

린드그렌 테마파크에 있는 <산적의 딸 로냐> 무대.


작품 캐릭터 재현해놓은 ‘유니바켄’

유르고덴섬에는 ‘유니바켄(Junibacken)’이라는 이야기박물관이 있다. 이곳은 스웨덴 작가들의 동화작품들을 실감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곳인데, 어쩔 수 없이 린드그렌의 작품이 대부분이다. 유르고덴섬은 스톡홀름 앞바다에 있는 섬으로 트램을 타고 갈 수도 있고, 슬루센에서 유람선을 타고 갈 수도 있다.

어떻게 가든 나올 때는 다른 교통편을 이용하면 더 좋다. 이 섬은 도심에서 가깝고, 다양한 박물관, 놀이시설이 몰려 있어서 스톡홀름 시민들이 즐겨찾는 도심의 휴양시설이다. 그중에 바사호박물관은 웬만한 북유럽 패키지여행상품에 필수적으로 포함되는 시설이다. 유니바켄은 바사호박물관 바로 옆에 있는데, 삐삐를 좋아하고, 동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바사호박물관보다 유니바켄에 들러보기를 권하고 싶다.
 

유니바켄의 뒤죽박죽별장.

유니바켄에 들어서면 먼저 스웨덴 작가들의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실감나게 재현해 놓은 공간으로 이어진다. <그네타는 암소무> 등 시리즈물로 소개된 암소무가 그림 그대로 앉아서 맞이해 주고, 배를 곯아 한 입에 할머니를 통째로 삼킬 만큼 굶주린 늑대가 애처로운 표정으로 앉아 있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공간은 이야기열차. 탈 때는 열차인줄 알았는데, 출발하고 나면 동화속의 세상을 날아다니는 곤돌라라는 것을 알 게 된다. 동화속의 장면들을 미니어처로 실감나게 만들어놓고, 그 위를 날아다니는 것이다. <사자왕형제의 모험>은 처음 화재로 형이 죽게 되는 장면부터 공룡을 물리치는 장면까지 생생하게 재현해 놓아서 이야기를 아는 사람이면 손에 땀이 맺힐 만큼 실감을 하게 된다. 이야기 열차에서 내리면 이번에는 삐삐가 살던 뒤죽박죽 별장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곳이 나온다. 직접 방에 들어가보고, 삐삐처럼 안장도 없는 말도 타보고.

린드그렌의 고향은 스웨덴 남부 스몰랜드 지방에 있는 빔메르비(Vimmerby)이다. 이곳에서 자라고 학교를 다니고, 지방신문사에서 첫 일자리를 잡을 때까지 고향에서 지냈다. 그의 작품에는 어린 시절 고향의 모습의 많이 담겨 있는데, <라스무스와 방랑자>에는 당시 스웨덴 남부 농촌지역에 불었던 아메리카 이민붐으로 텅빈 시골마을이 등장한다.
 

린드그렌 테마파크의 말 목장.


작품에 실제 들어가보는 아이들

스웨덴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동화작가의 고향 마을에 그를 기념하는 시설이 있는데 흔히 삐삐랜드라고 불리는 테마파크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이다. 이곳은 말 그대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작품을 테마로 하는 테마파크이다. 현대적인 오락시설이나 휴식시설은 없고, 넓은 숲 중간 중간에 린드그렌의 작품 무대가 있고, 시간표에 맞춰 무대극이 열린다. 비탈을 이용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객석에는 아이와 어른이 뒤섞여 있다. 아이들만 들여보내고 뒷전에서 끝날 때만 기다리는 사람들은 어디서도 볼 수가 없다.

좋아하는 이야기의 무대에 가서 실제로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듣는 어린이들은 얼마나 흥미진진할까. 가기 전에도 책을 읽어보았겠지만, 돌아가서는 다시 책을 읽고 읽을 것이다. 무대극을 따라 아빠와 같이 연극놀이를 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빠들이 피하기는커녕 먼저 나설테니까. 그렇게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책을 가까이 하게 하는 것이 스웨덴 사람들의 문화이다.

암소무 시리즈에 등장하는 암소무.

무대극이 열리는 이야기마당 사이에는 숲이 그대로 있고, 숲사이로 난 길을 따라서는 삐삐나 그 친구들이 놀던 그대로의 놀이시설들이 만들어져 있다. 스웨덴의 어린이집을 둘러보고 제일 놀란 것은 특별한 놀이시설이나 장난감이 없었다는 점이다. 그저 마당 한 가운데 모래밭이 있을 뿐이다. 모래밭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안내인은 장난감, 교재, 교구는 창의성을 떨어뜨린다고 했다. 린드그렌의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을 보면 그런 문화의 뿌리를 이해하게 된다. 삐삐처럼 자연속에서 놀이를 즐기도록 하는 것. 그렇게 재미있고, 기상천외한 이야기로 아이들을 매료시키는 것. 그런 문화가 스웨덴의 도서관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린드그렌 테마파크는 여름에만 개장을 한다. 이곳에 가려면 린셰핑(Linkoping)에서 열차를 타야 하는데, 테마파크가 문을 여는 기간 동안에는 입구에 있는 간이역에 열차가 정차한다. 스웨덴 철도 패스가 있으면 좋은 여행이 되겠지만, 이야기 마당에서 대사는 모두 스웨덴어라는 점. 관심이 있더라도 작가의 작품을 읽고 난 뒤에 가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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