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의 정치학, 그녀들이 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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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의 정치학, 그녀들이 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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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7.1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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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격외도리/ 한덕현 충청리뷰 발행인
한덕현 충청리뷰 발행인

송태영 자유한국당 충북도당위원장이 얼마전 대학병원 응급실에서의 폭행과 욕설파문으로 결국 경찰조사를 받았다. 당시의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공방이 예상되지만 어찌보면 자신의 정치역정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 혹독한 여론재판을 받는 것 자체가 안타깝다.

앞서 국민의당 이언주 국회의원은 학교급식 종사자들에게 “동네 아줌마라서 정규직화할 이유가 없다”고 발언했다가 지금까지도 여론의 치도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실 그가 대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후 “안철수에게 정치인생의 모든 것을 걸었다”고 공언하며 자꾸 센소리를 더해갈 때 이미 많은 사람들은 오늘의 설화(舌禍)를 예견하고도 남았다. 본인은 몰랐겠지만 얼굴 표정에서조차 그 기운이 엿보였던 것이다.

이언주 의원은 이전까지만 해도 국민들에게 호감을 안겼던 대표적인 여성국회의원이다. 준수한 외모와 좋은 학벌, 거기에다 공정사회를 위한 변호사활동 등으로 그야말로 희망적인 정치인으로 꼽히다가 이번 학교급식 발언 이후 졸지에 ‘빵만 굽는 여자’로 폄하되기까지는 정치가 아무리 생물이라지만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그가 TV에 비춰질 때마다 자꾸 홍준표와 김진태가 오버랩된다는 이들도 주변에 많아졌다. 막말의 이미지 때문이다.

정치인들의 막말은 때론 조직에 대한 충성심의 발로로 비춰지기도 한다. 실제로 이로 인해 특정 정당이 결집되는 사례도 더러 있었다. 선거를 앞둔 시기엔 문제의 막말이 자신의 공천권 확보에 절대적인 약발을 발휘하기도 한다. 하지만 결론은 ‘꽝’이라는 것이다. 막말은 그 상대나 이를 듣는 국민들을 황폐화시키는 만큼 결국엔 자신까지도 파괴한다. 대표적인 인물이 전여옥이다.

오랫만에 방송으로 복귀해 현재 종편에서 ‘개념있는 언니’로 통하며 맹활약하는 전여옥이지만 과거 정치인 시절엔 ‘신이 내린 막말꾼’으로 불리며 한 시대의 밉상을 대변했다. 오죽 지나쳤으면 “같은 말이라도 전여옥의 입을 거치면 걸레가 되어 나온다”는 악담까지 들었겠는가. 그는 노무현 비하 발언으로 특히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미숙아는 인큐베이터에서 키운 다음에 태어나야지” “태어날 가치도 없는 정권”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던 그가 정계에서 멀어진 한참 후 돌연 사람보는 눈을 바꿔다는(?) 바람에 또다른 화제를 일으켰다. “정치를 그만두고 나서 노무현 대통령과 가까운 분이랑 얘기를 해보고 책도 읽어보니 그는 불편할 정도로 너무 솔직한 대통령이었다”고 고백하는가 하면, 한 술 더 떠 “정치절학적으로 인간 노무현을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저 역시 많은 게 달라졌고...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우리의 대통령으로 다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전여옥은 한 때 자신이 최고로 받들었던 박근혜에 대해서도 예의 독설을 퍼부은 것으로 유명하다. “박근혜는 대통령이 될 수도 되어서도 안 된다. 정치적 식견, 인문학 콘텐츠도 부족하고 신문기사를 깊이 있게 이해하지 못한다. 그녀는 이제 말 배우는 어린아이 수준에 불과하다.” 이랬던 그가 요즘은 TV에 나와 중년의 부드러움으로 무장하고 정치담론을 양산하고 있으니 사람 운명 참 알 수 없다는 말이 맞는 것같다.

“내 언어의 경계는 내 의식의 경계이다.” 언어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이 남긴 잠언이다. 말(言)은 곧 그 사람의 의식과 생각의 표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기에 막말은 그 막말을 한 사람 또한 막 가는 인격, 막 가는 인생임을 시사한다고 봐야 한다. 만약 이언주와 홍준표, 김진태가 앞으로도 막말을 즐긴다면 국민들은 조만간 그들을 막 가는 사람쯤으로 단정할 지도 모른다.
 


지난 14일 충북도 간부와 도의회 간부가 마주앉아 삼겹살 만찬의 간담회를 가져 거의 모든 지방언론에 보도됐다. 이날 자리는 김양희 도의장이 이시종 지사를 초청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본인 스스로 이 지사에 대해 ‘영원한 저격수’를 자처하며 틈만 나면 날선 소리를 쏟아내던 김 의장이 ‘김양희의 김 자만 들어도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는 이 지사를 초대했으니 언론이 관심을 갖는 건 당연하다.

김 의장이 의회 사무처에 처음 이런 이벤트를 주문할 때만 해도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일부 불편한 반응을 받게 되자 김 의장이 “내가 직접 삼겹살을 굽겠다”며 밀어붙였다고 전해진다. 결론은 여론과 언론의 한결같은 호평이었다.

싸움을 즐기면 언젠간 패한다. 아울러 권력은 시간을 초월한다는 말도 있다. 상대에 대한 인신공격이 설령 자신을 부각, 차별화시키고 또한 스스로의 힘을 각인시키더라도 이는 순간에 불과하다. 탄압의 권력이 끝내는 종언을 고하는 것과 똑같다. 박근혜의 추락도 같은 맥락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고 막말은 단단히 화가 났을 때의 “이보세요”라고 한다. 그렇다면 문재인의 ‘이보세요’와 막말꾼들이 개거품을 물고 쏟아내는 거친 쇳소리 중 과연 어느 것이, 끝내는 국민들에게 감동을 안길 지는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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