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데 덮쳤다'. 물난리를 겪은 청주에서 대형 폐기물 대란이 벌어졌다. 침수 피해 지역을 중심으로 온갖 폐기물이 쓰나미처럼 쏟아지고 있는데다 최근 화재로 청주권 광역소각시설이 부분가동되는 등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오후 1시 흥덕구 강내면 학천리 광역쓰레기매립장.

오르막 통행로에 재활용품 수집차량 수십 대가 길게 늘어섰다. 적재함엔 장롱과 침대 매트리스 등 대형 폐기물이 한 가득 이다.

현장 관계자는 “몰려오는 폐기물 수집차량 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다”며 “화재 피해 복구가 늦어지는 터에 수해까지 나니 전쟁터가 따로 없다”고 토로했다.

이날 오전 6시30분부터 매립장에 들어온 차량은 모두 60대. 불과 8시간 만에 대형 폐기물 120t가량이 쏟아져 들어왔다. 수해 복구 작업 과정에서 나온 폐기물이 더해지면서 반입량이 크게 늘었다.

폐기물 수거 담당 환경관리원은 “오늘 하루 매립장을 찾은 횟수만 네 번이나 된다”며 “수해 복구가 이뤄지면서 폐기물이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청주권 광역소각시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발생한 화재로 폐기물 파쇄기가 가동을 멈추면서 생활쓰레기 외엔 소각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 탓에 폐기물도 산더미처럼 쌓여가고 있다. 현재 매립장에 쌓인 폐기물은 약 2000t이다. 하루 소각량이 30~40t인 점을 고려하면 두 달치 분량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 소각시설이 정상화 궤도에 오른다 해도 그동안 쌓인 폐기물 처리에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매일 들어오는 폐기물·쓰레기와 함께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각시설 1·2호기 1일 처리 용량은 400t이다. 1일 평균 들어오는 폐기물·쓰레기 340여t을 우선 처리한다고 할 때 누적분 폐기물 처리에 쓸 수 있는 용량은 고작 60여t이다.

청주시는 임시방편으로 매립장 내 적치 폐기물 일부를 민간 업체에 위탁 처리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폐기물 일부를 민간 업체에 위탁해 소각할 예정”이라며 “이미 이를 위한 예산도 편성해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위탁이 이뤄지고 시설이 정상화하면 폐기물 처리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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