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지사의 출마여부가 그렇게 중요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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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종 지사의 출마여부가 그렇게 중요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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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7.1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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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격외도리/ 한덕현 충청리뷰 발행인
한덕현 충청리뷰 발행인

요즘 들어 아주 불편한 뉴스가 하나 있다. 이시종 충북지사의 내년 지방선거 출마여부를 진단하는 기사다. 이미 여러 보도가 나왔는데 내용은 거의 대동소이하다. 출마하자니 선뜻 내키지가 않고 안 하자니 마땅히 갈 자리가 없다는 식이다.

이 지사의 입장에선 이 것도 자신의 홍보를 위한 호재일 수 있다. 본인을 비판하는 내용이 아님에도 언론에 자주 등장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정치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대중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청주시장을 지낸 김현수 씨같은 경우는 과거 출입기자들에게 “나를 족쳐도 좋으니 기사에 내 이름만 자주 넣어달라”고 주문했다고 하여 지금까지도 우스갯소리로 회자된다.

하지만 이 지사는 자신에 관한 최근 보도를 별로 좋아할 이유가 없다. 선출직의 최고 영예랄 수 있는 3선을 앞두고 양비론이 제기되는 것 자체가 김빠지는 일이다. “무슨 소리! 충북을 위해서는 당연히 한번 더 해야지”는 못 돼도 “아니야, 하던 일은 마무리 해야지” 정도의 얘기는 들어야 설령 도전 의지를 밝히더라도 모양새가 좋을 텐데 말이다.

어쨌든 이 지사가 정치적 기로에 선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그동안 각종 선거에서 7전 7승의 신화를 이룬 ‘선거의 달인’이라고는 하지만 이젠 나이도 그렇거니와(47년생) 여러 정치적 여건이 결코 예전같지가 않다. 도정의 성패를 떠나 어느덧 불거지고 있는 도민들의 피로증도 고민할 시기다. 시중의 여론을 들어보면 청주MRO와 충주에코폴리스 등 도정이 공을 들였던 정책사업의 무산에 따른 역풍도 만만치 않을 조짐이다.

매번 선거때마다 경험하는 것이지만 늘 흔들림없이 제기되는 한가지 화두는 ‘이젠 변해야 한다’는 정치적 담론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지금의 움직임도 마찬가지다. 10년만에 정권이 바뀐 탓인지는 몰라도 ‘바뀌어야 한다’는 여론은 더욱 힘을 얻는 추세다. 이 와중에 지역에서는 시민후보 등판론이 불거져 계속 사회적 쟁점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변화에 대한 유권자들의 의례적인 욕구분출일 수 있지만 이번엔 좀 다르다. 구체성을 띤다는 것이다. 지난날에는 그저 변해야 한다는 선언적인 말 하나로 전체를 대신했다면 요즘은 그 변화를 위한 조건제시까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우선 도지사와 청주시장 등 주요 자치단체장의 출마자격에 일종의 가이드 라인을 설정하려는 여론이 그렇다. 대략 이렇다. 첫째는 더 이상 관료출신은 안 된다는 것이다. 공직에 재직하면서 고위직까지 지낸 후 고향입네 하고 내려와 자치단체장을 노리는 이들에 대한 사전 경고 쯤으로 들린다.

이를 두고 SNS에서는 “평생 공직으로 대접받으며 살아온 당신, 이젠 내려오지 말고 떠나라!”는 댓글이 붙는다. 실제로 정부부처의 고위직을 지낸 모 인사의 경우 지역 명망가들을 찾아 출마를 위한 조언을 구하면서도 자신의 속내를 밝히기를 극히 꺼리며 분위기를 살피는 것으로 전해졌다.
 

3선을 앞에 둔 이시종 도지사(왼쪽)와 선거법 위반혐의로 피선거권 박탈의 위기인 이승훈 청주시장에 대한 언론의 관심은 오로지 이들의 내년 지방선거 출마여부다.


두 번째는 선거철의 단골손님, 즉 이 때만 되면 얼굴을 내비치는 인사들도 이젠 식상하다는 것이다. 여기엔 지방선거와 총선을 넘나드는 출마 상습범(?)들과 이른바 ‘깜’도 안 되는 인사들이 자치단체장 욕심을 부리는 사례가 포함된다. 아무리 지방선거라지만 선출직을 너무 희화화 한다는 것이다.

관료출신들에게 비토가 가해지는 이유는 분명하다. 행정을 아는 사람한테 행정을 맡겨야 한다는 이제껏 논리가 오히려 지방정치와 지방행정을 극도로 왜곡시켰다는 자성론이다. 전직 관료들의 자치단체장 독식 때문에 지방자치가 외려 더 관료적이라는 비판은 이래서 나온다.

말이 지방자치이지 창의와 역동성이 떨어지는데다 재미도 없다는 푸념도 요즘들어 부쩍 많아졌다. 전국적으로 성공한 지방자치는 하나같이 참여와 협치로 성과를 거뒀음에도 충북은 민선 초기부터 흔들림없이 관료출신이 득세함으로써 가부장적 지방행정이 더 고착됐다는 비판마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선 최근 각종 비위사건에 휘말린 청주시가 곧잘 예로 들먹여진다. 줄서기의 대표적 병폐로 꼽히는 청주시의 모든 난맥상은 다름아닌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모든 구성원들이 관료적 마인드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으로, 이에 대한 근본적인 수술도 비(非)관료 출신의 혁명적 발상이 아니고선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다고도 한다.

정작 도민들의 관심사는 이시종 도지사와 이승훈 청주시장이 출마하느냐 안 하느냐가 아니다. 그들이 어떤 선택을 하든 본인들의 몫이고 다만 도민들은 이번 만큼은 누가 되든 확실한 사람을 뽑겠다는 생각뿐이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변화에 대한 유권자들의 욕구는 이미 견고한 방향을 견지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핵심은 이젠 충북의 지방자치도 좀 더 젊어지고 참신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꼭 충남의 안희정이 잘했대서가 아니라 우리도 한번 젊은 지도자를 내어 그와 함께 걸으면서 커피도 마시고 뒷동산도 오르며 지역의 미래를 같이 고민하는 그야말로 원초적인, 시민이 주인이 되고 광장이 주체가 되는 순리의 지방자치를 경험하고 싶다는 그 간절함이 요즘들어 부쩍 많아지고 있다. 변화는 이렇게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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