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방과 악플, 참을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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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방과 악플, 참을 일 아니다
  • 충청리뷰
  • 승인 2017.07.0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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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직언직썰/ 박아롱 변호사
박아롱 변호사

“부모님이 너무 놀라실까봐 가해자 아이가 한 말을 그대로 옮겨 말씀드리지 못했는데, 요즘 아이들이 그렇게 입에도 담지 못할 심한 욕설을 하면서 지내는지 위원들도 모두 깜짝 놀랐어요.” 얼마 전 어느 변호사가 학교폭력자치위원회에서 아이들 사이에 행해진 언어폭력 사건을 다루고 왔다며 하신 말씀이다. 학교폭력자치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석한 사람은 해당 사건에 대한 비밀을 누설하여서는 안 될 의무를 지게 되기 때문에 사건의 내용을 정확히 들을 수는 없었지만, 가해자 아이가 한 말은 대략 피해자 아이의 부모님을 못된 단어로 지칭하면서 성적인 말과 욕설을 섞은 것이었다고 한다.

각종 SNS나 포털 사이트, 인터넷 게임 등을 통하여 손쉽게 익명으로 타인과 소통하는 일이 가능해지면서 상대를 모욕하거나 상대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 너무나 아무렇지도 않게 이루어지고 있다. 수단이 다양해지고 빈도가 잦아지는 만큼 모욕적 언사나 악플의 내용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피해 또한 커지고 있다.

연예인 등 공적 인물을 대상으로 모욕적이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악플이 행해지는 일은 비일비재하고, 학생들 사이에서 단체 채팅방에 피해자를 초대한 뒤 여럿이서 피해자를 비방하고 욕설을 하여 수모를 안기는 일이 한창 유행하기도 했다. 얼마 전 판결이 선고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강간) 사건에서 피고인 중 일부가 강간 가해에 그치지 아니하고 피해자의 모습을 휴대폰으로 촬영해 이를 SNS로 친구들과 공유한 사실이 밝혀져 공분을 일으켰다.

그리고 최근 인기를 끌었던 서바이벌 프로그램 출연자의 경우 해당 출연자에 대한 단순한 비방을 넘어서 프로그램 하차와 자살을 청원하는 내용의 악플이 줄을 잇더니 급기야 악플러들이 해당 출연자의 어머니의 SNS 계정까지 찾아가 출연자 어머니를 함께 비방한 일도 있었다.

이러한 피해를 입었을 때 행여 처벌이 어렵거나 그 정도가 가벼울 까봐, 범죄사실이 입증되지 않을 까봐, 이런 일로 고소까지 해도 되는 건지 걱정되어 대처를 망설이거나 피해의 기억을 다시 떠올리기 싫어 없었던 일인 것처럼 덮어두고 지나가는 일이 생각보다 많다. 그러나 무시와 망각이 능사일까. 가해자는 이번에 아무런 일이 없었으니 다음에 또 다시 같은 행동이나 그보다 더 심한 행동을 할 것이고, 피해자는 점점 늘어날 것이다.

현실 세계에서든 사이버 상에서든 모욕적이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언사를 공개적으로 들은 경우 이를 제대로 지적하여 사과를 받거나 수사기관에 고소하여 행위자가 처벌받게 하는 등 단호한 대처를 통하여 명예감정을 회복하고 더 이상의 피해를 막을 필요가 있다. ‘실력도 없으면서 돈만 밝혀 무리한 비보험 치료를 권유한다’는 허위 내용의 댓글에 ‘그래도 고객을 어떻게 고소하냐’며 골머리를 앓던 모 의사는 어렵게 고소를 진행한 뒤 행위자로부터 진지한 사과를 받고 피해를 회복했다.

모 연예인의 경우 몇 년 전 변호사도 선임하지 않고 스스로 100명이 넘는 악플러를 고소하여 그 중 반 이상이 처벌되도록 했고, 현재 그 또는 그의 가족을 상대로 한 비방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 사례를 본보기로, 최근에는 많은 공적 인물들이 도를 넘은 비방과 악플에 대하여 선처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하면서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이미 소통의 장은 열려 있고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막거나, 내뱉어버린 못된 말을 아무런 피해 없이 도로 주워 담는 일이 거의 불가능한 세상이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모두가 건강하게 의사를 교환하는 장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고, 이를 위해 노력하는 일일 것이다.

모 작가는 “악플은 누군가에게 쏜 화살이다. 그걸 쏘지 못하게 할 방법은 없다. 무시하거나 웃어버리면 그 악플은 오로지 악플을 단 그 사람을 해칠 뿐이다”라고도 했지만 모욕적이거나 명예훼손적인 내용의 언사나 악플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해당 행위자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더 이상 화살을 쏘지 못하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 단호한 대처와 끊임없는 자정 의지, 서로를 존중하려는 노력이 함께 이루어질 때 활발하면서도 건전한 의사소통의 장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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