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김학철 의원 징계 불문, 민주당 교체 선임안 본회의 통과

도의회 윤리위원회가 김학철 의원(충주)의 막말 파문을 징계 면책하는 과정에서 한국당과 민주당간의 딜(거래) 의혹이 제기됐다. 4일 도의회 윤리특별위원회(위원장 박종규)는 오후 5시 회의에서 "김 의원의 발언은 징계 대상이 아니다"라고 결론짓고 이를 본회의에 보고하기로 했다.

윤리위는 한국당 소속 의원 5명, 민주당 소속 의원 2명 등 7명으로 구성됐고 여야 의원 만장일치로 이같이 결정했다는 것. 이날 오후 5시부터 30여분간 비공개로 진행한 윤리위에는 당사자인 김 의원도 출석했으나 공개적인 '사과' 발언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민주당 측에서는 지난 3월 소속 의원 11명 전원이 징계위 회부를 요구했었기 때문에 '만장일치'로 징계면책 결정한 배경에 의문이 제기됐다. 당시 민주당은 '지방자치법 제86조', '충청북도의회 의원윤리강령과 윤리실천규범 등에 관한 조례'에 의거해 김 의원을 윤리특위에 제소했다. 취재 결과 민주당측 윤리위원은 이광진(음성) 이의영(청주11선거구) 의원이었다. 공교롭게도 이 의원은 이날 오전 본회의에서 산업경제위원장으로 선임됐다. 민주당이 변칙적으로 1년짜리 부의장, 상임위원장 교체에 나서는 바람에 비판여론이 거셌다. 하지만 한국당에서 의안처리에 협조해 무난하게 본회의를 통과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양당이 의원 징계안과 상임위원장단 교체안을 맞바꾸기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대해 민주당 연철흠 원내대표는 "윤리위 전에 양당 원내대표간에 김학철 의원의 공개사과를 전제로 원만하게 처리하자고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참석 의원 얘길 들어보니 뚜렷한 사과발언도 없었고 속기록에 우리당의 반대의견도 남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원내대표로서 착잡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윤리위원으로 참석한 이의영 의원은 "김 의원 자신이 '사과'라는 표현을 쓰진 않았고 이종욱 의원이 '본인이 많이 반성했고 지방의원으로서 언론의 자유를 감안해 처리하자'고 변론했다"고 말했다. 양당이 징계안과 교체 선임안을 맞바꾸기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질문하자 "교체 선임안은 이미 오전에 본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에 조건부로 윤리위에서 협조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국당 김학철 의원은 지난 2월말 청주 상당공원 탄핵반대 태극기집회장에서 "대한민국 국회에, 대한민국 언론에, 대한민국 법조계에 미친 광견병이 떠돌고 있다. 대한민국 국회 250마리의 위험한 미친 개들은 사살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김 의원의 막말이 <충북인뉴스> 동영상을 통해 SNS로 전파되면서 각계의 비판이 쏟아졌다.
 
도의회 윤리특위는 박종규 위원장을 비롯한 박병진(영동1)·박봉순(청주8)·엄재창(단양)·이종욱(비례) 위원 등 한국당 5명, 이의영(청주11) 부위원장과 이광진(음성2) 위원 등 민주당 2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대해 정치권 일부에서는 "도의회 윤리위는 2년전 공무원에게 술병을 던진 한국당 박한범 의원도 징계 불문 처리한 바 있다.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책임의 일부는 소수당인 민주당에도 있다. 6월에 연기된 윤리위를 하필 민주당 상임위원장 교체선임안을 처리하는 당일날 잡은 것부터 의심스럽다. 정당정치가 서로 이해관계를 주고받으면서 지방자치를 왜곡시키는 것은 아닌 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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