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산 스쿨존, 도로 점거한 불법적치물 피해 차선 좁혀 도색
사고지점과 불과 10여미터 … 스쿨존 불법 주차도 여전

지난 15일 A군이 시내버스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옥산면 사무소 스쿨존 보호구역 전경. 사고가 발생한지 보름이 지났지만 A군에 대한 추모는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사고 지점과 불과 10여m 떨어진 지점에 불법 적치물이 도로를 점거하고 있는 모습. 청주시는 불법 적치물을 치우지 않고 오히려 적치물을 피해 도로 표시를 했다.
사고가 나기 전 모습. 이때도 불법 적치물을 피해 도로 표시를 했다.

“천국에서는 아프지 말고 편히 쉬렴. 친구야 널 기억할게” 친구를 떠난 슬픔을 이기지 못한 초등학생이 남긴 손 편지와 과자, 그리고 주차금지라는 표시가 남아있는 청주시 옥산면 면사무소 앞 스쿨존 도로.

청주시가 스쿨존에 대한 허술한 관리로 어린 생명을 잃고도 개선점을 찾지 못한채 불법을 방치하는 행정을 펼쳐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5일 오후 학교를 마친 뒤 집을 향하던 A(11)군은 청주시 옥산면사무소 인근 도로에서 운행 중인 시내버스에 치여 꽃다운 생을 마감했다.

사고가 난 곳은 스쿨 존. 하지만 비좁은 도로에 평소에도 불법 주차된 차들이 많아 사고의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던 곳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A군이 사고를 당한 시점에도 인근에는 2차선 도로 한 쪽면에 불법 주차된 차량이 있었고 도로는 불법 적치물이 놓여 있었다.

불법 적치물이 놓여 있는 곳은 A군이 사고를 당한 곳과 불과 10여m 거리.

만약이지만 스쿨존 구역만이라도 단속이 제대로 돼 적치물과 불법 주차된 차량이 없더라면 A군의 끔직한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사고 당시 도로 관리는 부실한 상태였다. 불법 적치물이 도로를 점령했지만 청주시는 불법 적치물을 치우기는커녕 오히려 도로표시를 적치물 바깥으로 표시했다. 이로 인해 가뜩이나 비좁은 도로는 1m 정도 줄어들었다.

사고이후 스쿨존 부실관리에 대한 비난일 일자 지난 22일 청주시는 뒤늦게 스쿨존 구역 도로를 정비했다. 스쿨존 구역에는 보호색을 칠하고 ‘어린이 보호구역’ 글자도 새로 도색했다.

하지만 이는 요식행위에 불과했다. 도로를 무단 점거한 불법적치물은 그대로 방치됐고 차선도 예전 그대로 방치했다.

이런 상태는 지난 29일까지 계속됐다. 이 사실을 안 주민들이 이에 대해 민원을 제기했고 그제서야 청주시는 차선 도색 일주일 만에 무단 점거한 적치물을 치우고 도로를 원상 복구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 보름이 지난 오늘까지도 A군의 친구들과 시민들은 그의 죽음을 잊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친구들이 갖다 논 추모국화와 과자는 여전히 제자리에 있고 ‘인도 주차금지’라는 표시판도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스쿨존 도로에는 여전히 불법 주차된 차량이 넘쳐났고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않고 있다.

열 한살 어린 나이에 비명횡사한 A군의 잊지 않으려는 동심, 반면 사고를 너무 쉽게 잊어버리는 청주시 행정. 오늘도 어린생명을 위협하는 스쿨존의 위험은 계속되고 있다.

사고가 난 옥산면사무소 앞 스쿨존에는 여전히 불법 주차한 차량이 도로를 점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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